▲6.3지방선거 후보자 등록 첫날인 14일 선관위 관계자들이 투표소 물품 세트를 점검하고 있다.
연합뉴스
[기사보강: 5월 31일 오후 10시]
6.3 지방선거 후보자등록이 끝난 가운데, 부산에서는 무려 48명이 투표 없이 당선됐다. 선거법 규정에 따른 결과이지만, 유권자의 선택 과정 자체가 사라져 제도적 한계를 여실히 드러냈단 부정적 평가가 뒤따른다.
투표도 안 했는데, 48명 당선? '사라진 선택권'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에 따르면, 부산시장·기초단체장·광역의회 등이 경쟁으로 선거를 치르는 것과 달리 일부 기초의회에선 벌써부터 당선자가 나왔다. 구·군의원 선거구 가운데 24곳은 후보자 수와 의원정수가 같아 사실상 결과가 확정됐다.
모두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후보가 1명씩 등록한 2인 선거구란 게 공통점이다. 구체적으로 기초의회 지역구 선거가 18곳에 36명, 기초의회 비례대표 선거가 6곳에 12명이다. 지역별로는 부산진구, 남구, 해운대구, 동래구, 금정구, 수영구 등에서 무투표 당선이 잇따라 확인됐다.
공직선거법 190조는 후보 등록자가 의원 정수를 넘지 않으면 투표 없이 당선인을 결정한다. 무투표 후보자들은 다음 달 투표일까지 선거운동에 제한을 받지만, 6월 3일이 되면 최종 당선자로 신분이 바뀐다.
무투표 당선은 유권자의 선택권, 즉 검증 기회를 원천 차단한다는 점에서 선거 때마다 논란거리이다. 누가 나왔는지도 모른 채 당선자가 결정됐기 때문이다. 동시에 여러 정치 세력의 의회 진입이 쉽지 않다는 뜻이기도 하다. 양당 체제 고착화나 독식으로, 다양성 확보에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서도 부산에선 35명이 무투표로 당선했다. 2014년과 2018년만 해도 각각 7명, 10명 정도였지만, 이제는 30명~40명 대로 그 규모가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지난 선거부터는 녹색·노동·정의·진보당 등 진보 정당 후보는 단 한 명도 기초의회에 입성하지 못했다.
정치개혁 관련 연대체는 거대 양당 쏠림 현상의 문제를 지적했다. 정치개혁부산공동행동 집행위원장인 양미숙 부산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 통화에서 "이번에도 한계가 뚜렷한 2인 선거구제를 고수해 선택 여지를 아예 없앴다"라며 "결국 두 양당에 줄서기를 하면 당선된다는 얘기와도 같아 사태가 심각하다"라고 말했다.
양 사무처장은 "선거구 획정 전 양당만이 아닌 소수정당, 외부 전문가들과 같이 결정하지 않으면 이런 기득권 정치 상황은 계속될 것"이라면서 "민의가 제대로 된 선거 반영을 위해 중대선거구제나 비례대표를 대폭 확대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광장연합정치부산시민연대의 이원규 공동집행위원장도 비슷한 목소리를 더했다. 이 집행위원장은 "양당 정치 중심인 정치 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라며 "12.3 내란 이후 사회대개혁 과제 중에 선거제도 등 정치 개혁의 필요성이 크게 대두됐는데, 결국은 당리당략 속에 이를 해결하지 못했다는 의미"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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