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2대 국회 후반기 국민의힘 국회부의장 후보자 선출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남소연
서울시장 선거전에서 '정원오 저격수'로 나선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이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의 과거 폭행 전과를 두고 "술자리에서 카페 주인에게 여종업원과의 외박을 강요하고 이를 거절하는 주인을 협박한 사건"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하지만 당시 경찰 조사 결과를 보도한 언론 기사와 사건 판결문을 보면 폭행 동기와 경위에 대해 '정 후보 일행이 피해자와 합석해 술을 마시던 중 정치관계 이야기를 나누다가 다툼으로 이어졌다'라고 돼 있어 김 의원의 주장과는 배치된다.
정 후보 측은 즉각 김 의원의 주장은 "사실이 아닌 흑색 선전"이라고 반박했다.
정원오 저격수 자처한 김재섭 "5.18 인식 차이로 인한 다툼 아니었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캠프에서 선거대책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 의원은 13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 후보는 (폭행 사건이)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인식 차이로 인한 다툼이라고 설명해 왔지만, 해명이 거짓말이라는 정황이 드러났다"라며 "죄질이 나쁜 주폭 사건이자 보통의 피의자라면 마땅히 구속될 만한 중대한 사안"이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그 근거로 1995년 10월 20일 양천구의회 본회의 회의록을 제시했다. 회의록에 따르면 당시 장행일 구의원(무소속)이 "비서실장과 비서가 카페에서 술을 15만원 상당 마신 뒤 카페 주인에게 여종업원과 외박을 요구했으나 주인이 이를 거절하자 비서실장과 비서는 '앞으로 영업을 다 해먹을 것이냐'는 등으로 협박하면서 주인과 말다툼을 하던 중, 옆 좌석에서 술을 마시고 있던 모 의원의 비서관이라는 손님이 이를 만류하자 구청장의 비서실장과 비서는 모 의원의 비서관에게 '비서관이면 최고냐' 하면서 폭행을 가했다"라고 주장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김 의원은 장행일 구의원의 당시 주장을 근거로 "정원오 후보의 폭행 전과는 5·18 민주화운동에 관한 인식의 차이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라며 "지저분한 '주폭' 사건"이라고 규정했다.
하지만 30여년 전 나온 장행일 구의원의 발언의 사실 여부는 검증되지 않은 상태다. 당시 장 구의원이 구의회 본회의에서 구청장을 상대로 공세를 펴기 위해 사실 등을 왜곡 및 과장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당시 언론보도와 판결문 보니... 장 구의원 주장과 사실 관계 차이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의 1995년 술자리 폭행 사건의 판결문 일부.
오마이뉴스
당시 정 후보 사건을 보도한 언론 기사에서도 장 구의원의 주장과 달리 '정치적 견해 차이로 인한 다툼'이라고 서술했다. <조선일보>의 경우 "(국회의원 비서관의) '합석하자'는 제의를 받고 같이 술을 마시던 중 6.27지방선거 등 정치 문제로 말다툼을 벌이다 (피해자의) 안면을 주먹으로 수차례 때려 전치 2주의 부상을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겨레>도 "(피해자와) 합석해 술을 마시던 중 6.27 선거와 5.18 문제로 말다툼을 하다 (피해자를) 때려 전치 2주의 상처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라고 썼다.
정 후보 사건의 판결문에도 폭행 동기와 경위에 대해 "피해자와 함께 합석하여 정치 관계 이야기 등을 나누다가 서로 정파가 다른 관계로 언성이 높아지면서 다툼이 되자 각 주먹과 발로 위 피해자의 얼굴 등을 수회 때리고 차서 피해자에게 요치 약 2주간의 구순부좌성 등의 상해를 가했다"라고 판시돼 있다.
사건 당일 경찰의 사건 조사 내용을 전한 언론 보도와 판결문 모두 정치적 견해 차이에 따른 다툼으로 사건 성격을 규정하고 있는 셈이다. 또 장 구의원은 피해자가 옆좌석에서 술을 마시다가 카페 여주인과의 실랑이가 일자 만류하는 과정에서 폭행이 있었다고 주장했지만 언론보도와 판결문 모두 합석 상태였다고 밝히고 있어 사실 관계에 차이가 있다.
정 후보 측 "팩트체크도 없는 흑색선전"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소득없는 1주택자 재산세 감면' 공약을 발표한 뒤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남소연
정 후보 측은 이날 김재섭 의원의 주장을 반박하고 나섰다. 정 후보 캠프는 "김 의원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 당시 민주자유당 측의 주장만 담고 있는 일방적 주장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정 후보 캠프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인 이해식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터무니없는 일방적 주장을 팩트체크도 없이 흑색선전으로 써먹는 국민의힘, 한마디로 구제불능"이라며 "철없는 의원 앞세워 저열한 공작을 끝도 없이 펼쳐대는 오세훈 후보 제발 자중자애하라"고 요구했다.
그동안 정 후보는 과거 폭행 전과(벌금 300만원)에 대해 당시 여당이었던 민주자유당(국민의힘 전신) 소속 의원 보좌관과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인식 차이로 인한 다툼이었다라고 해명해 왔다.
그는 과거 페이스북에 "민자당 국회의원 비서관과 5·18 민주화운동 인식 차이로 다툼이 있었다. 그 과정에서 해당 비서관과 경찰관께 피해를 드린 사실이 있다"라며 "이 사건은 불구속 입건 후 벌금으로 종결됐고, 당사자들께도 사과드리고 용서를 받았다. 저는 이 일을 제 삶의 한 부분으로 받아들이며 지금까지도 당시의 미숙함을 반성하는 반면교사로 삼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지난 11일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이 당시 판결문을 공개하면서 추가 공세를 펴자 정 후보는 하루 뒤인 12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이유 여하를 떠나서 (사건에 대해) 반성하고 있다. 반성하면서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굉장히 노력해왔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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