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왕시는 백운호수공원 내 약 1만 2000㎡ 공간에 기부채납 형식으로 총사업비 약 20억 원이 투입된 ‘의왕무민밸리’를 2023년 11월 개장했다. 사진은 개장식 장면
의왕시
윤석열 정권의 비선 실세로 지목된 '건진법사' 전성배씨가 연루된 경기 의왕시 '무민밸리 조성 사업'과 관련, 전씨의 변호를 맡은 적 있는 변호사가 최근 법정구속되면서 당시 시장이던 김성제 국민의힘 의왕시장 후보와의 연관성에 이목이 다시 쏠리고 있다. 이와 관련해 현재 경찰청 특별수사본부가 수사를 진행 중이다.
<오마이뉴스>는 김 후보에 대한 김건희특검 공소장 등을 통해 이번 사건의 발단과 핵심 쟁점 등을 정리했다.
의왕시는 백운호수공원 내 약 1만 2000㎡ 공간에 총사업비 약 20억 원이 투입된 '의왕무민밸리'를 2023년 11월 개장했다. 사업비는 백운PFV(주)의 주주사인 ㈜개성토건이 지원했으며, 완공 후 의왕시에 기부채납됐다. 이 사업을 통해 백운호수 일대에 북유럽 전설 속 '트롤'을 기반으로 핀란드 여성 작가 토베 얀손이 만든 캐릭터 '무민'의 조형물과 천연 잔디, 놀이터 등이 조성됐다.
의혹의 시작은 202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전성배씨에 대한 특검의 공소장을 보면, 전씨는 2022년 8월경 '콘랩컴퍼니'라는 특정 업체에 의왕시 백운호수를 바꾸는 프로젝트 검토를 제안하며 김성제 당시 의왕시장을 소개했다.
전씨는 이 사업을 알선해 주는 대가로 '콘랩컴퍼니'로부터 약 1억 6700만 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알선수재) 등으로 1심 법원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상태다. 지난달 30일에는 이와 관련 과거 전씨의 변호를 맡은 적이 있는 변호사 김아무개씨가 실형(징역 1년 6개월과 추징금 8600여만 원)을 선고 받고 법정구속됐다.
김씨는 전씨와 공모해 2022년 9월부터 2023년 10월까지 콘텐츠 기업 콘랩컴퍼니의 청탁을 들어주고, 그 대가로 총 1억 6700만 원을 받는 과정에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이진관 부장판사)는 김씨에 대해 "콘랩컴퍼니가 전성배에게 청탁하는 과정뿐만 아니라, 전씨에게 전달될 돈의 액수나 수령 방법을 정하는 데도 관여했다"고 유죄 선고 이유를 밝혔다.
무민밸리 사업 과정에서 가장 주목받는 대목은 의왕시의 행정 속도다. 전씨의 공소장에 기재된 내용을 보면, 전씨가 김 후보에게 사업 추진 부탁을 한 시점은 2022년 11월 30일 경이다. 그런데 의왕시는 이후 닷새 만인 12월 5일, '무민 의왕밸리 벤치마킹 추진계획'을 전격 수립했다.
곧이어 소속 공무원들이 벤치마킹을 위해 출장(12월 8일~10일)을 다녀왔고, '의왕시-콘랩컴퍼니' 간 '백운호수 무민밸리 업무협약'도 체결(12월 15일)했다. 일반적인 행정 절차를 고려할 때 이는 매우 이례적인 속도다.
이후 의왕시는 2023년 4월, 콘랩컴퍼니가 지적재산권을 소유하고 있는 만화 무민 캐릭터를 이용해 의왕 백운호수에 의왕무민밸리를 조성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직권남용 여부가 쟁점... 김 후보 "유착·특혜·형사적 불법과는 전혀 무관"

▲의왕시는 백운호수공원 내 약 1만 2000㎡ 공간에 기부채납 형식으로 총사업비 약 20억 원이 투입된 ‘의왕무민밸리’를 2023년 11월 개장했다. 개장식때 김성제 의왕시장은 기부채납한 개성토건 김양묵 대표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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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쟁점은 김 후보가 특정 업체의 이익을 위해 시장의 직권을 남용했는지 여부다.
구체적으론 업체 자격 및 특혜 의혹이 제기된다. 사업을 총괄한 콘랩컴퍼니는 의왕시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사업을 추진하던 2022년 11월 당시, 정작 '무민' 캐릭터에 대한 저작권(라이선스)을 보유하지 않은 상태였다. 실제 라이선스 계약은 사업이 한참 진행된 2023년 7월에야 체결됐다. 권한도 없는 업체가 사업을 주도한 셈이다.
시장의 직접 지시 정황도 드러났다. 김 후보는 2023년 4월 주간업무보고 등에서 일본의 무민랜드 사례를 직접 언급하며 여러 부서의 합동 벤치마킹과 캐릭터 활용을 구체적으로 지시했다.
무민공원의 주요 시설물들이 사전 인허가 절차를 밟지 않은 채 불법으로 우선 설치됐다는 점도 의혹을 키우고 있다. 의왕시는 이를 '민간사업자의 업무 미숙'으로 해명했다. 하지만 시가 공원 개장을 서두르기 위해 의도적으로 절차를 눈감아주었거나 묵인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따라 의문은 왜 의왕시가 민간인인 전씨의 요청 직후 사업을 급속도로 추진했는가에 쏠리고 있다. 특정 업체를 위해 행정력을 동원한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이다. 김 후보가 전씨의 역할이나 콘랩컴퍼니와의 관계 등을 사전에 인지했는지 여부도 주요 쟁점이다.
당초 의왕시의회는 지난해 말 행정사무조사를 통해 진상을 규명하려 했으나, 김 후보가 재의요구서를 제출하면서 조사가 무산됐다.
김 후보를 특검에 고발한 박현호 의왕시의원은 "의왕시의회에서 '행정사무조사특별위원회'를 통해 진상을 규명할 예정이었으나, 지난해 11월 김 시장이 재의요구서를 제출하면서 시의회 차원의 조사가 어렵게 됐다"라며 "이에 따라 특검에 직접 고발했고, 현재 경찰청 특별수사본부가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는 이러한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그는 관련 언론 보도에 대한 공식 입장문을 통해 "무민공원 조성 사업은 '공개된 절차'와 '검증'을 통해 이뤄졌으며 유착이나 특혜, 형사적 불법과는 전혀 무관한 사업"이라고 밝혔다. 이어 "의왕시 예산이 전혀 투입되지 않았고, 민간사업자의 기부채납으로 조성돼 의왕시민들이 혜택을 보고 있는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일부 정치인이 문제를 제기하고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고 하는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최근 의왕시 백운밸리 도시개발사업 관련 임직원과 민간 사업자 등 9명이 부당수익을 챙겨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김 후보는 고의성이 없다는 이유로 불송치 처분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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