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5.11 09:16최종 업데이트 26.05.11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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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3일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부산 북갑 보궐선거는 본 선거 못지않은 뜨거운 열기를 뿜어내고 있습니다. 본격적인 선거운동 기간이 아님에도 각 캠프의 분위기는 달아올랐습니다. 지난 10일 더불어민주당 하정우, 박민식, 한동훈 후보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이 일제히 열렸습니다. 특히 박 후보와 한 후보는 상대방을 의식한 듯 같은 날, 같은 시간에 행사를 개최했고 선거사무소 거리도 불과 500여 미터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습니다. 세 후보의 개소식 현장을 직접 다녀왔습니다.

몰려든 인파 한동훈 캠프... "보궐선거 맞나"

10일 무소속 한동훈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이 열린 건물 입구. 행사 2시간 전부터 사무소에 인파가 몰려 이후 일반인의 건물 출입은 통제됐다.임병도

10일 12시 30분쯤 무소속 한동훈 후보의 선거사무소 인근 덕천역에 도착했습니다. 지하철역에서 지상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 앞부터 개소식에 참석하려는 어르신들의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습니다.

세 후보의 캠프 중 가장 일찍 도착했지만, 지하철역 출구를 나오자마자 마주한 것은 엄청난 인파였습니다. 경찰이 연신 통제를 하고 있었지만, 통행 자체가 불가능할 정도로 사람들이 몰렸습니다. 선거사무소가 있는 건물 앞은 물론, 도로 중간 화단에도 사람들이 빼곡히 서 있었습니다.

개소식 행사가 열리기 1시간여 전이었음에도 일반인의 출입은 건물 입구부터 불가능했습니다. 기자도 기자증과 명함을 보여주고서야 겨우 입장할 수 있었습니다.

행사가 열리는 공간은 의외로 크지 않았습니다. 비좁은 공간에 취재진과 행사 관계자, 시민과 지지자들이 한데 모여 있다 보니 가뜩이나 더운 날씨에 땀이 뻘뻘 났습니다. 인상 깊었던 모습은 비좁아서 한 후보의 전신 입간판이 쓰러질까 봐 연신 손으로 잡고 있는 지지자들이었습니다. 구포시장을 취재하며 만났던 팬클럽 회원들도 현장에서 다시 볼 수 있었습니다.

한 후보 캠프를 다녀온 소감을 한마디로 정의하면 "이곳이 보궐선거 현장이 맞나"였습니다. 거의 대선주자 행사에서나 볼 법한 인파가 몰리며, 한 후보를 향한 인기가 만만치 않음을 보여주었습니다.

한 후보 또한 이러한 '대망론'을 숨기지 않았습니다. 이른바 '찰밥 할머니'가 "난 여기는 싫고 청와대로 갈란다"라고 말하자, 한 후보는 "반드시 (청와대에) 갈 거다. 북갑에서 승리해서 청와대로 가게 되면 어머니를 제일 먼저 모시겠다"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다만, 이번에 치러지는 선거가 지역 일꾼을 뽑는 보궐선거라는 점에서 우려 섞인 시선도 존재했습니다. 이동 중 만난 한 택시 기사는 "좀 전에 서울에서 한동훈 후보 개소식에 간다는 손님을 태웠다"면서 "설령 한 후보가 당선된다고 해도 부산을 떠날 거고, 일개 국회의원이 나라를 바꿀 힘이 있는지는 의문이다"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이날 개소식에 친한계 국민의힘 의원들은 한 후보의 만류에 따라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보수 논객인 조갑제 전 조선일보 주필이 참석해 한 후보에게 힘을 실어주는 모습이었습니다.

"보수끼리 싸우지 마라"... 보수의 딜레마 안은 박민식

박민식 국민의힘 후보 선거 사무소 건물, 같은 건물 10층에는 두 달 전부터 정명희 민주당 북구청장 후보 사무실이 있다.임병도

국민의힘 박민식 후보의 개소식은 한 후보 캠프와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열렸습니다. 박 후보 캠프를 향해 지하철역 계단을 오르는 동안 베이지색 재킷에 모자를 쓴 어르신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전직 국가보훈부 장관이었던 박 후보의 이력이 반영된 지지층으로 보였습니다.

박 후보의 캠프는 한 후보 사무실보다는 넓었지만, 밀려드는 사람들로 인해 서 있을 곳조차 부족했습니다. 사무실 입구에 서 있는 시민들은 장동혁 대표의 참석 여부에 큰 관심을 보였습니다. 이날 개소식에는 장동혁 대표와 송언석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를 비롯해 나경원 의원 등 중진들이 대거 참석해 박 후보에게 힘을 실어줬습니다.

캠프 밖에서는 팽팽한 긴장감도 흘렀습니다. 유튜버들이 피켓을 들고 있는 모습을 본 한 시민은 "보수끼리 싸우지 마라"라고 외쳤습니다. 보수 세력 간의 다툼이 보수 지지자들에게는 꽤나 못마땅하게 비치는 듯했습니다.

개소식이 열리는 건물 건너편에 서 있던 한 시민은 "(한동훈은) 북구 출신이 아니다"라며 주변 사람들에게 연신 목소리를 냈습니다. 그는 "한 후보와 박 후보가 싸우면 하정우만 좋은 일 시킨다"면서 보수 단일화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보수 분열에 대한 우려는 당 내부에서도 감지됩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해 박 후보를 치켜세웠던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는, 자신의 선거대책위 회의에서 "이재명 정권의 폭주를 막고 부산 선거에서 반드시 승리하려면, 지금 당장 북갑에서부터 분열을 끝내야 한다"면서 "모든 이목이 보수의 분열에 초점이 맞추어지고, 북갑 보궐선거가 부산 선거를 집어삼키고 있다"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실제로 부산 지방선거의 최대 화두가 '북갑 대전'이 되면서, 박형준 후보보다 박민식 후보의 행보가 언론의 더 큰 조명을 받고 있습니다.

독서실 친구가 개소식까지... 철저한 '동네 선거' 하정우

전재수 민주당 부산시장 후보가 개소식에 참석해 하정우 후보를 안아주고 있다.임병도

민주당 하정우 후보의 개소식은 한 후보나 박 후보에 비하면 인파가 크게 몰렸다고 보기는 어려웠습니다. 세 후보 중 참석자 규모는 가장 적은 편이었습니다.

하지만 김영춘 전 해수부 장관과 문정수 전 부산시장 등 굵직한 지역 인사들이 참석한 것을 보면, 부산 지역 민주당 정치인들이 하 후보를 전폭적으로 돕고 있음을 확연히 알 수 있었습니다. 한마디로 부산 민주당이 나서서 하 후보를 키워주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이날 현장에는 청와대를 사퇴한 날 구포시장에서 만났던 하 후보의 '독서실 친구'도 참석했고, 모교인 사상초등학교와 구덕고등학교 총동문회장도 자리를 빛냈습니다. 한 여성 지지자가 "너 나 기억하느냐"라고 묻자, 하 후보는 "당연히 안다"라고 답하며 친근함을 과시하기도 했습니다.

규모 면에서는 두 보수 후보에 미치지 못했지만, 철저하게 지역구 선거에 맞춘 '지역 밀착형'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같은 당 전재수 의원이 북구에서 내리 3선을 할 수 있었던 필승 전략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는 셈입니다.

다만, 상대 후보들에 비해 인지도가 약하다는 점은 숙제입니다. 시민들 사이에서는 '하GPT'라는 별명은 들어봤어도, 하정우가 영화배우 이름인지 선거에 나온 후보인지 헷갈린다는 반응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북갑 대전'의 중심에서 한동훈, 박민식 후보와 나란히 이름이 오르내리는 만큼, 선거 운동이 본격화될수록 인지도는 자연스럽게 상승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아울러 전재수 부산시장 후보가 부산 전역을 누비며 선거운동을 펼친다는 점에서, 전재수-하정우 '원팀' 시너지는 보수 분열이라는 꼬리표를 단 상대 후보들에 비해 분명한 강점으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북갑 대전'. 하정우, 박민식, 한동훈 세 후보의 행보를 지켜보며, 각자가 안고 있는 뚜렷한 약점을 누가 먼저 극복해 내느냐가 최종 승패를 가를 핵심 열쇠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독립언론 '아이엠피터뉴스'에도 실립니다.

6.3 지방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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