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5.08 16:10최종 업데이트 26.05.08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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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호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가 3일 오후 자신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발언하고 있다.조정훈

최근 대구시장 선거 여론 조사에서 국민의힘 추경호 후보가 민주당 김부겸 후보와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고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JTBC 의뢰로 메타보이스㈜, ㈜리서치랩이 지난 5월 5, 6일 양일간 대구광역시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80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김부겸 후보는 40%, 추경호 후보는 41%의 지지율을 보였다(±3.5%p, 95% 신뢰수준.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많은 사람들은 이를 두고 '역시 대구'라고 반응하기도 한다. 김부겸 후보가 앞서는 여론조사 결과를 보여주기도 했던 대구·경북(TK)이 결국은 한국 보수 정치의 핵심 기반이라는 사실을 다시 확인했다는 의미다. 그런데 이런 한국의 지역주의가 세계적으로 유례 없는 현상일까? 꼭 그렇지는 않다.

독일 바이에른, 더 복잡하고 다층적인 보수로 변했을 뿐

한국 정치에서 대구·경북은 오랫동안 보수 정치의 중심 지역이었다. 독일 정치에서 바이에른도 비슷한 위치를 차지해 왔다. 바이에른은 지역 정당인 기사당(CSU)이 수십 년 동안 사실상 독점해 온 대표적인 보수 지역이었다. 그래서 많은 사람은 최근 대구·경북 정치의 변화를 보며 "대구·경북도 언젠가는 바이에른처럼 정치 경쟁이 가능한 지역으로 변하는 것 아니냐"는 기대를 품는다. 실제로 이런 기대는 일정 부분 타당하다. 최근 대구·경북에서는 과거보다 정치 경쟁이 확대되는 조짐이 나타난다. 일부 야권 후보가 의미 있는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으며, 특정 정당의 자동 당선 구조에 대한 피로감도 점점 누적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추세를 지나치게 낭만적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독일에서 가장 보수색이 강한 바이에른의 정치 지형 변화를 단순히 "보수 지역에서 진보 진영이 약진한 사례"로 보아 한국의 대구·경북 지역에서도 비슷한 미래를 꿈꿔 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은 환상에 가깝다. 현실적으로 냉정하게 볼 때 바이에른은 "보수 지역이 더 복잡하고 다층적인 보수 지역으로 변화한 사례"에 가깝다.

이 점은 최근 독일 정치 상황을 보면 더욱 분명하게 드러난다. 2023년 바이에른 주의회 선거에서 독일 정계에서 전통적인 보수의 아이콘인 기사당은 약 37%를 얻었다. 2018년의 지방 선거와 같은 결과로 '찬란했던' 과거와 같은 절대 다수 회복에 실패했다. 게다가 지역 보수 성향의 자유유권자당(FW, 15.8%)과 극우 성향의 독일대안당(AfD, 14.6%)이 강한 지지를 얻었다. 보수 진영만 본다면 오히려 보수색이 더욱 강화된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 두 정당의 의석이 지난 2018년 총선에 비해 각각 10석씩 늘었다. 이들을 모두 합치면 바이에른 의회 내 우파 성향 의석은 여전히 압도적 다수를 차지한다. 게다가 중앙 정계의 전통적인 중도 정당인 자민당(FDP)은 3%를 얻어 5% 허들을 넘지 못하고 원내 진출에 실패하는 참담한 모습을 보였다. 2018년 총선에서 얻은 11석을 다 잃은 것이다.

게다가 진보 정당인 녹색당(Bündnis 90/Die Grünen)은 14.4%, 전통적인 중도 좌파인 사민당(SPD)은 8.4%로 지난 2018년 총선에 비해 각각 6석과 5석을 잃는 '추락'을 경험했다. 이런 선거 결과를 냉정하게 보면 바이에른은 "보수 붕괴"가 아니라 "보수 재편"이 일어난 지역이다. 과거 바이에른에서는 CSU가 거의 모든 보수 유권자를 흡수했다. 그러나 지금은 전통 보수는 CSU, 지역주의 보수는 FW, 강경 민족주의와 반이민 정서는 AfD 쪽으로 분화되는 현상이 나타난다. 그리고 진보 정당과 중도 정당은 퇴보했다.

여기에서 특히 AfD의 성장은 매우 중요한 경고 신호다. AfD는 반이민과 반엘리트, 반EU 정서를 기반으로 성장한 독일 극우 정당이다. 과거 독일에서는 나치 역사 때문에 극우 정치가 강하게 억제되어 왔다. 그러나 최근 경제 불안과 이민 갈등, 문화적 불안감 속에서 AfD는 빠르게 세력을 확대하고 있다. 이는 대구·경북의 미래를 바라볼 때도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

더 중요한 것은 민주주의의 질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대구시장 예비후보가 4일 오전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조정훈

많은 사람은 "민주당 후보가 일부 경쟁력을 확보하면 지역주의가 약해질 것"이라고 기대한다. 그러나 독일에서 볼 수 있듯이 현실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을 수 있다. 지역주의가 약해진다고 해서 반드시 정치 전체가 중도화되거나 진보화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기존 보수 질서가 흔들릴수록 더 강경한 보수 정치가 성장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그리고 그 가능성은 한국에서도 매우 높다.

과거 한국 정치에서는 청년층이 상대적으로 진보적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그러나 최근 대구·경북 청년층 일부는 오히려 70대 이상 고령층과 유사할 정도의 매우 강한 보수 성향을 보인다. 특히 안보 문제와 반중 정서, 젠더 갈등, 취업 불안 문제는 일부 청년층을 더욱 강경한 보수 정치 성향으로 이동시키고 있다.

물론 이 현상은 단순한 우연이나 대구·경북만의 특징적 사안이 아니다. 사회가 불안정할수록 원래 인간은 더 강한 정체성과 단순한 해답을 찾으려는 경향을 보인다. 독일에서도 경제 불안과 난민 문제 속에서 AfD가 성장했다. 한국도 청년 세대가 장기 불황과 경쟁 압박, 계층 이동 불안 속에 놓이면서 강한 보수주의와 공격적 정치 언어에 더 쉽게 끌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대구·경북은 워낙 바이에른처럼 지역 정체성이 매우 강한 지역이다. 이런 환경에서는 정치 경쟁이 확대되더라도 그것이 반드시 "탈보수화"로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오히려 기존 보수 정당이 약해질 경우, 더 강경한 보수 정치 세력이 등장할 가능성도 충분히 존재한다.

바이에른이 바로 그런 현상을 잘 보여준다. 확실히 오늘날 바이에른은 과거보다 훨씬 정치적으로 다양해졌다. 과거에는 꿈도 못 꾸던 일로 녹색당과 사민당, 시민정당도 이 극보수 지역에서 일정한 영향력을 확보했다. 그러나 그와 동시에 극우 세력은 급속하게 그리고 매우 강력하게 성장했다. 곧 정치 경쟁의 확대가 자동으로 진보화로 이어지지 않는 것이다. 정치 경쟁은 오히려 사회 내부의 다양한 욕망과 불안을 동시에 표출한다. 대구·경북도 앞으로 비슷한 방향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 곧 대구·경북은 장기적으로 지금보다 정치 경쟁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지만 그 결과는 단순히 "민주당의 성장"으로 끝나지 않을 수 있다. 오히려 바이에른과 마찬가지로 중도 보수, 지역주의 보수, 강경 안보 보수, 청년 극보수 등으로 보수 진영 자체가 독일보다 더 복잡하게 분화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단순한 정당 교체가 아니다. 더 중요한 것은 민주주의의 질이다. 건강한 민주주의는 특정 지역이 진보 지역이 되느냐 보수 지역이 되느냐로 결정되지 않는다. 건강한 민주주의는 서로 다른 정치 세력이 경쟁하면서도 민주주의 규범과 타협 문화를 유지할 수 있느냐에 의해 결정된다. 바이에른이 보여주는 진짜 교훈은 여기에 있다. 바이에른은 여전히 강한 보수 지역이다. 그러나 바이에른 유권자는 이제 특정 정당 하나만 자동으로 선택하지 않는다. 다양한 정치 세력이 경쟁하며 유권자의 선택을 받는다. 그 과정 속에서 민주주의는 더 복잡해졌고 동시에 더 역동적으로 변했다.

물론 대구·경북도 언젠가는 그런 방향으로 갈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그 변화는 단순한 "진보화"가 아니라, 더 복합적이고 더 불안정한 정치 다원화 과정이 될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바로 그 점이 한국 정치가 앞으로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새로운 과제다. 그래서 이번 지방선거를 둘러싼 "민주당이 잘하고 있으니 대구·경북에서도 진보가 약진할 수 있다"는 식의 기대는 한국 정치 지형, 특히 대구·경북의 구조적 특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분석일 가능성이 큰 것이다. 오히려 현실적으로 더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는 위에서도 말 한 대로 "진보의 확장"이 아니라 "보수의 내부 분열과 재편"이다.

정치적 변화가 발생한다면, 진보의 침투가 아니라...

대구·경북 지역의 정치 구조는 오랜 기간 동안 단순한 정당 지지의 문제가 아니라, 문화적·정체성적 선택에 가까운 형태로 굳어져 왔다. 이 지역에서 진보 진영이 의미 있는 외연 확장을 이루려면 정책 경쟁만으로는 부족하고, 정치적 정체성 자체의 재구성이 필요하다. 그런데 그 정도의 구조 변화는 단기간에 일어나기 어렵다. 따라서 선거 국면에서 실제로 나타나는 변화는 대체로 "진보의 확장"이 아니라 "보수 내부의 분열"이다. 정치 지형이 흔들릴 때 반드시 진보가 이익을 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기존 보수 블록 내부의 재배열"이 먼저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보수 유권자가 분열될 경우, 일부는 기존 중도보수에 남고, 일부는 더 강경한 극단적 보수로 이동한다. 반면 진보는 구조적으로 고정된 지지층 외연이 좁으면 확장보다 정체 혹은 축소를 경험하기 쉽다. 바이에른이 이를 실증하고 있다.

이 논리를 대구·경북 지역에 적용하면 유사한 해석이 가능하다. 대구·경북은 이미 보수 지지 기반이 매우 높은 지역이며, 진보 진영이 그 틈을 단기간에 파고들 여지는 제한적이다. 대신 정치적 변화가 발생한다면 그것은 진보의 침투가 아니라 보수 내부의 분화 형태일 가능성이 높다. 예컨대 기존 보수 정당을 중심으로 결집해 있던 유권자들이 특정 이슈나 인물, 혹은 중앙 정치 갈등을 계기로 분화되면서 더 강경한 정치적 선택지로 이동하는 구조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진보의 진입"이 아니라 "보수 진영 내 경쟁 구도의 변화"다. 곧 국민의힘 중심의 단일 보수 블록이 유지되기보다, 그 내부에서 더 강경한 정치 성향이 결집하거나 별도의 정치적 흐름으로 분화될 가능성이 더 크다. 이것이 독일 사례에서 AfD와 FW가 동시에 성장한 구조와 유사한 점이다. 물론 미국과 유사한 양당제가 실질적으로 작동하는 한국 정치 지형에서 군소 신생 정당이 얼마나 힘을 쓸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독일과 같은 내각제가 도입되기 전에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보수의 분열은 필연적인 일이고 그 결과는 민주당이 낙관할 수만은 없는 일이 될 것이다.

그래서 대구·경북 지역의 정치 변화는 단순한 진보 확장 서사로 설명되기 어렵다는 예상을 해보는 것이다. 오히려 위에서 언급한 대로 현실적인 시나리오는 보수 내부의 재편과 경쟁 심화이며, 그 과정에서 정치 지형이 더 복잡하게 쪼개지는 방향이다. 진보의 약진을 기대하는 시각은 정치 지형의 "이동 가능성"을 과대평가할 위험이 있고, 반대로 보수의 균열 가능성을 과소평가할 위험이 있다. 이번 선거를 이해하는 핵심은 "누가 이기느냐"보다 "기존 블록이 어떻게 갈라지느냐"에 더 가깝다.

6.3 지방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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