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박물관에서 열리는 <제목전(展)-텍스트, 타이포그래피, 무빙 이미지> 전시 현장.
이선필
한국영화 제목에 가장 많이 등장한 단어가 '사랑'이라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한국영상자료원(원장 모은영, 아래 영자원)이 운영하는 한국영화박물관에서 이 결과를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전시가 열립니다. 바로 '제목전'입니다.
전시에선 한국영화 100여 년의 역사를 아우르는 여러 작품들의 타이포그래피, 텍스트, 그리고 무빙 이미지들이 소개된다고 합니다. 이를 위해 1919년부터 2025년까지 약 8400여 편의 한국영화 제목을 분석했다고 하는데요. 숱한 영화 제목 중 '사랑'이라는 단어가 총 197편에 사용되어 빈도수로 1위라고 합니다. 그 뒤를 '여자'(172편), '밤'(124편), '청춘'(77편), '왕'(69편), '남자'(67편), '사나이'(67편) 등이 이었습니다.
7일 오후 방문한 영화박물관에선 전시 준비가 한창이었습니다. 영자원 관계자는 "전시를 준비하면서 우리도 이런 단어들이 이렇게나 많이 사용됐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며 "특히 사랑이라는 단어가 많다는 건 한국영화가 아무래도 관계와 정서 중심의 서사, 멜로 장르를 축으로 발전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습니다.
관계자 말처럼 한국영화사에는 신파와 멜로영화가 중흥했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1970년대에서 1980년대에 쏟아져나왔던 이런 영화들은 한국영화가 오랫동안 여성 캐릭터를 특정한 감정과 서사의 틀 속에서 재현해 왔음을 보여주는 단서"라는 게 영자원 측 설명이었습니다.
영자원 관계자는 "전시를 볼 때 글자만 보는 것도 재밌겠지만, 문화사회적 맥락을 생각하며 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며 "한국영화를 바라보는 흥미로운 시각이 생기길 기대한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동시에 이번 전시에선 현재 한국영화 포스터 디자인을 이끌어온 세 스튜디오의 작업도 만날 수 있습니다. <성적표의 김민영>(이재은, 2022), <군체>(연상호, 2026), <왕과 사는 남자>(장항준, 2026년) 등을 작업한 '스튜디오 빛나는'과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류승완, 2000년)를 시작으로 <박쥐>(박찬욱, 2009년), <암살>(최동훈, 2015년) 등을 작업한 '꽃피는 봄이 오면', 그리고 <신세계>(박훈정, 2013년), <소공녀>(전고운, 2018년), <밀수>(류승완, 2023년) 등에 참여한 '프로파간다'가 그 주인공입니다.
해당 전시는 8일 오전부터 관람 가능하며, 오는 8월 29일까지 이어진다고 합니다. 자세한 이용 방법은 홈페이지(
www.koreafilm.or.kr)를 참고하면 됩니다. 관람료는 무료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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