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선거를 앞두고 후보자가 시민들을 향해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진재중
손을 흔드는 정치에서 귀를 기울이는 정치로
정치의 본질은 선거에 있는 것이 아니라 관계에 있다. 표를 얻기 위한 고개 숙임이 아니라, 시민 앞에서 끝까지 책임지는 자세에 있다. 진짜 겸손은 선거 기간 동안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당선 이후 수년 동안 유지되는 태도 속에서 드러난다.
출근길에 만난 김성환씨는 선거철 교차로 풍경에 대해 담담한 아쉬움을 전했다.
"5월 한 달 동안 사거리에서 손을 흔들고 90도로 인사하는 모습이 싫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정겨운 사람 냄새가 느껴졌죠. 하지만 선거가 끝난 뒤에도 이런 모습이 계속될까 생각하면, 왠지 아쉬운 마음이 남습니다."
시민들이 원하는 것도 거창하지 않다. 선거 때처럼만 시민을 대해 달라는 것이다. 횡단보도 앞에서 손 흔들던 마음 그대로, 민원을 듣고, 시민의 목소리를 마주하고, 낮은 자세로 사람들을 대하는 것. 그것이면 충분하다고 말한다.
▲후보자가 허리를 깊이 숙여 90도로 인사하고 있다.
진재중
어쩌면 시민들은 후보자의 공약보다도 그 태도를 기억한다
비 오는 날에도 우산을 접고 인사하던 모습, 출근길마다 같은 자리에서 웃음을 건네던 장면, 이름 없는 시민에게도 먼저 허리를 숙이던 순간들. 정치가 잃지 말아야 할 것은 바로 그런 마음인지도 모른다. 6월 3일이 지나면 거리의 현수막은 걷히고, 교차로의 손인사도 사라질 것이다. 하지만 시민들은 묻고 싶어한다.
걸어서 출근하던 중 선거철 풍경을 지켜본 곽노준씨는 이런 바람을 전했다.
"선거철뿐 아니라 당선 이후에도 시장과 도·시의원들이 돌아가며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고 허리를 숙여 인사한다면 좋겠습니다. 그런 모습이야말로 시민을 위한 정치이고, 지방자치의 진짜 모습 아닐까요."
진심은 선거 때보다 선거 이후에 더 필요하다. 허리를 숙이는 정치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시민 곁에 오래 머무는 정치다.
▲유권자들을 향해 밝은 표정으로 손을 흔드는 후보자가 거리 유세 현장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진재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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