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개발·환경오염 방지 및 주민알권리 조례제정 운동본부와 경북 도내 주민대책위들이 2026 지방선거 후보자들에게 경상북도 난개발·환경오염 방지 및 주민알권리 조례제정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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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은 이 구조가 가장 집약적으로 드러나는 지역이다. 경주시 안강읍에는 전국 의료폐기물의 14.8%가 집중되고, 구미시에는 지정폐기물매립시설 7개가 밀집해 있다. 고령군에서는 8개 읍면 가운데 6곳에 폐기물 대책위가 꾸려질 만큼 처리시설이 밀집했고, 영주·김천·봉화·안동 곳곳에서도 납 제련공장, 고형연료(SRF) 소각시설, 대규모 매립장 문제로 주민들이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포항 청하면에서는 주민 90% 이상의 반대 서명에도 의료폐기물 소각장이 환경영향평가없이 강행되고 있으며 전직 공무원의 관련 업체 재취업 유착 의혹까지 불거졌다.
왜 경북인가. 이유 중 하나는 제도의 공백이다. 경상북도는 환경영향평가 대상을 강화하는 조례가 없어, 인접 경남에서는 환경영향평가를 받아야 하는 소각시설이 경북에서는 심사 없이 허가가 난다. 그러나 경북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국 어느 지역이든 규제의 틈새를 노린 처리시설 입지 시도가 계속되고 있으며, 그 피해는 언제나 사전에 정보를 받지 못한 주민들이 감당하고 있다.
인허가 과정은 대부분 비공개로 진행된다. 관련 위원회에 사업자는 참석하지만 주민들은 회의가 열리는지조차 알지 못하고, 회의록은 모든 결정이 굳어진 후에야 공개된다. 폐기물 이동 경로는 '올바로(Allbaro) 시스템'의 전자 인계서에 기록되어 있지만, 이 원시 데이터는 공개되지 않는다. 발생지 처리 원칙이 지켜지고 있는지 시민이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공개 통계조차 없다.
이런 구조를 바꾸기 위해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공익법률센터 농본, 환경운동연합, 참여자치지역운동연대 등이 참여한 '난개발·환경오염 방지 및 주민알권리 조례' 운동본부(전국 80개 단체)는 6일 경상북도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6·3 지방선거 각 정당과 후보자들에게 관련 조례를 공약으로 채택할 것을 촉구했다. 경북 각지에서 피해를 호소해 온 주민들이 함께한 이 자리에서 녹색당과 진보당 경북도당은 도당 차원에서 제안을 수용했고, 더불어민주당 소속 경주시 이강희 예비후보, 예천군 이동화 예비후보, 안동시 김순중, 김새롬 예비후보 등도 참석해 대책위로부터 조례안을 직접 전달받았다.
조례의 핵심은 일곱 가지다. ▲ 환경 피해 우려 시설의 인허가 접수 시 7일 이내 주민에게 문자·서면으로 사전 고지 ▲ 환경오염 우려 사업의 인허가 전 환경정책위원회 사전 심의 의무화 ▲ 환경영향평가 대상 기준을 현행 법령의 50% 수준으로 확대해 규제 사각지대 해소 ▲ 폐기물처리시설의 주거지·학교·하천으로부터 충분한 이격거리 확보를 위한 도시계획조례 입지 기준 강화 ▲ 심의위원회 회의 일정 사전 공고 및 7일 이내 회의록 상시 공개 ▲ 이해관계 주민 대표의 위원회 참석과 발언권 법적 보장 ▲ 환경오염 피해 발생 시 지자체의 예비조사 실시 및 인근 주민 건강검진 지원이다.
발생지 처리 원칙을 산업폐기물에도 법적으로 도입하는 것은 국회의 몫이다. 하지만 주민이 처리시설 입지 계획을 사전에 알고 의견을 낼 수 있도록 하는 것, 그 최소한의 출발은 지금 당장 지자체 조례로도 가능하다. 서울과 수도권에는 들어서지 못하는 환경오염 시설들이 비수도권 농촌으로 밀려드는 것을 막는 것, 말뿐이 아닌 균형발전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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