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5.02 15:59최종 업데이트 26.05.02 15:59
6·3 지방선거가 다가오고 있다. 후보들은 앞다투어 지역 발전과 민생 회복을 이야기한다. 교통, 도시개발, 복지, 청년정책은 빠지지 않는다. 그러나 정작 시민의 삶을 가장 직접적으로 결정하는 '노동'은 여전히 선거의 주변부에 머물러 있다.

사람들은 일터에서 하루의 대부분을 보낸다. 임금 수준, 노동시간, 산업재해, 비정규직 문제, 플랫폼 노동, 돌봄노동, 이주노동 문제는 모두 시민의 삶 그 자체다. 그럼에도 지방선거에서 노동은 늘 중앙정부의 몫처럼 취급된다. 노동정책은 고용노동부가 하는 일이고, 지방정부는 복지나 일자리만 담당한다는 오래된 인식이 여전히 강하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노동문제는 가장 지역적인 문제다. 이 문제는 개별 노동자의 불운이 아니라 지역 산업구조가 만든 구조적 결과다. 청년은 떠나고, 여성 고용은 취약하며, 소기업과 영세사업장이 많은 고용구조 속에서 저임금과 불안정 노동이 반복된다. 결국 노동정책은 복지의 부속이 아니라 지역경제 전략의 핵심이 되어야 한다.

최근 부산, 광주·전남, 충남에서 열린 지방선거 노동의제 토론회는 공통된 방향을 보여준다. 가장 먼저 제기되는 요구는 '노동국' 설치다. 서울과 경기등은 이미 국 단위 노동행정 체계를 갖추고 있지만, 많은 지자체는 여전히 과·팀 수준에 머물러 있다.

노동감독 일부가 지방정부로 이양되는 흐름 속에서 기존 체계로는 대응이 어렵다. 산업재해 예방, 플랫폼 노동 보호, 감정노동자 지원, 이동노동자 쉼터, 노동권익센터 운영, 상병수당과 유급병가 제도까지 모두 지방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 노동정책을 담당할 조직 없이 정책의 실효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또 하나 주목할 부분은 산업단지 노동복지다. 작업복 세탁소, 천원의 아침밥, 공동휴게시설, 통근버스, 공동 안전관리 체계는 더 이상 복지의 사소한 서비스가 아니다. 중소 영세사업장 노동자에게는 건강권과 생존권의 문제다. 특히 오염된 작업복을 가정으로 가져가야 하는 현실은 노동자의 건강뿐 아니라 가족의 안전까지 위협한다.

그렇다면 왜 이런 정책은 늘 후순위가 될까.

결국 예산 때문이다. 2026년 전국 17개 광역지자체 예산자료를 자체 분석한 결과, 세출총괄표 기능별 '노동' 항목 기준 노동예산 비율은 17개 시·도 모두 전체 예산의 1%에 미치지 못했다. 가장 높은 제주도조차 0.89% 수준이다.

다만 지자체별 예산 분류 방식이 달라 일부 사업은 고용·복지·산업 분야에 포함될 수 있다는 점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 노동정책의 중요성에 비해 아직 충분한 재정적 기반이 마련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2026년도 지자체별 노동예산
2026년도 지자체별 노동예산김희경

정책의 우선순위는 결국 예산이 말해준다. 노동예산은 단순한 복지지출이 아니다. 지역의 지속가능한 고용구조를 만들고, 산업재해를 줄이며, 청년이 떠나지 않는 도시를 만드는 투자다. 노동권익센터 운영, 감정노동자 보호, 산업재해 예방, 이동노동자 쉼터, 플랫폼 노동자 지원은 비용이 아니라 지역의 미래를 위한 기반이다.

이번 지방선거는 단순히 누가 시장이 될 것인가를 결정하는 선거가 아니다. 어떤 도시에서 일하고 살아갈 것인가를 선택하는 선거다. 이제 지방선거에서 노동은 '있으면 좋은 공약'이 아니라 가장 먼저 논의되어야 할 핵심 의제가 되어야 한다. 노동이 빠진 민생은 반쪽짜리 민생일 뿐이다.

[참고문헌]
부산노동권익센터, "2026 지방선거 노동의제", <노동연구 톺아보기> 59호(2026년 4월)
지역노동사회연구소외, "부산광역시 지방선거 노동의제", 노동정책포럼 자료집, 2026년 3월 25일
민주노총 광주 전남지역본부·한국노총 광주 전남지역본부,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에 따른 노동정책토론회 " 자료집, 2026년 4월 24일
내일의 내일, "일하는 모두를 위한 노동공약 토론회" 자료집, 2026년 4월 10일



6.3 지방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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