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내 하원의원 54명이 강경화 주미대사에게 보낸 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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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혁 대표가 미국을 방문해 만난 인사 중 첫 번째로 공개한 인물은 공화당 중진인 대럴 아이사 캘리포니아주 하원의원이다. 아이사 의원은 쿠팡 사태 이후 한 언론에 '한국이 미국 기업인 쿠팡을 차별하고 공격한다'는 기고문을 올리는 등 일방적으로 쿠팡을 옹호해 왔으며, 공화당 의원 54명 항의 서한을 주도한 인물이다.
경향신문의 보도에 의하면 대럴 아이사 의원, 영 김 하원 동아태소위원장, 에이드리언 스미스 하원의원, 빌 해거티 상원의원 등은 모두 5000달러씩(약 740만 원) 쿠팡 측의 후원을 받았다(5000달러는 미 연방법상 연간 후원할 수 있는 최대 금액). 모두가 장동혁 대표가 방미 중 만난 인사들이다.
쿠팡으로부터 정치 후원금을 받은 인사들을 만나고 돌아온 장 대표는 "미국 공화당 핵심 인사들과 실질적인 핫라인을 구축해 흔들리는 한미 동맹을 지탱할 신뢰의 토대를 만들었다", "백악관, 국무부 등 미국 정부 주요 인사들을 만나 경제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상호 협력을 지속해 나갈 소통 창구도 열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장동혁 대표가 '외교 관례'라는 이유로 어떤 미국 정부 주요 인사를 만났는지 공개하지 않았기에, 한국의 입장을 잘 설명하고 설득했는지 알 길이 없다. 미국 입장을 듣고만 왔냐거나, 불리한 내용을 '보안'으로 감춘 빈손 외교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나아가 방미 성과를 설명한 다음 날 장 대표가 만난 인사들이 중심이 되어 미국 기업을 차별하고 있다고, 강경화 주미대사에게 항의서한을 보냈다. 장 대표의 방미 성과는 하루를 넘기지 못하고 부정당한 셈이 된 것이다.
한술 더 뜨는 국회의원도 있다. 미국 공화당 하원의원 54명의 서한에 대해 우원식 국회의장이 "내정간섭"이라고 비판했다. 그러자 국민의힘 김민전 의원은 "내정간섭 하지 말라고요? 우원식 의장도 'NO USA' 미투(me too)네요. 자! 또 누가 나오는지 봅시다. 이번 지선(지방선거)은 'YES USA'와 'NO USA'의 싸움입니다"라는 글을 자신의 SNS에 올리며 우원식 국회의장을 비난했다. 내정간섭 비판을 'NO USA'로 치환하고 친미와 반미의 구도로 6.3 지방 선거를 치르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외교·안보는 국민의 생명과 국가의 미래가 걸린 중대한 사안이다. 이를 선거전략으로 끌어다 쓰는 것은 무책임을 넘어, 국익을 훼손하는 매국 행위"라고 비판한 백승아 민주당 원내대변인의 논평이 틀려 보이지 않는 이유다.
국민의힘은 진정 국민의 편인가?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비례대표)이 지난 2월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사회·문화에 관한 대정부질문에서 김민석 국무총리에게 질의하고 있다.
유성호
쿠팡의 3370만명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밝혀진 지난해 11월 30일부터 지금까지 국민의힘이 보여준 모습은 국민의 분노, 또는 정부의 조사와 처벌 의지와는 동떨어져 있었다. 개인정보 유출 용의자가 중국인 직원임을 강조하며 "이 대통령이 이 정도 사건에도 중국 정부에 정식 수사·체포·송환을 분명하게 요구하지 못한다면, 이 정권은 국민 기본권보다 중국 눈치를 먼저 보는 '친중 쎄쎄 정권'이라는 것을 자인하는 것"이라던 나경원 의원. 미국 측에서 공개서한을 내지 않도록 정부가 선제적으로 관리했어야 했다며 우리 정부를 나무란 박충권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 내정간섭 비판을 "NO USA"라고 규정한 김민전 의원...
국민의힘 의원들의 화살은 쿠팡이나 쿠팡의 입장을 압력으로 행사하는 미국 정치권을 겨누지 않았다. 오히려 국가의 존엄, 국민의 자존심을 과녁으로 삼았다. 더불어 사법주권까지 뒤흔들었다. 쿠팡 정보유출 사태에서 국민의힘은 국민의 편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든 적, 한두 번이 아니었던 이유다.
6.3 지방선거가 40일도 채 남지 않았다. 국민의힘이 알아야 할 게 있다. 개인정보를 유출 당한 3370만명 모두 우리 국민이고, 다가올 지방선거에서 한 표를 행사할 유권자라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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