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4.29 05:47최종 업데이트 26.04.29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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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씨는 4월 13일 오전 박성재 전 법무부장관 내란중요임무종사 등 사건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증언을 하고 있다.서울중앙지방법원

징역 4년이 선고된 김건희 항소심에서 통일교 금품수수 혐의가 모두 유죄로 인정되면서 오는 6월 선고가 예정된 검건희의 '매관매직' 사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관심입니다. 서울고법 재판부는 28일 1심이 무죄를 선고한 통일교의 첫 선물인 샤넬 가방에 대한 청탁 혐의를 인정하며 유죄로 뒤집었습니다. 윤석열 당선 이전에 받은 금품이라도 묵시적 청탁이 있었다고 볼 여지가 상당하다는 판단에서입니다. 대통령 배우자로서 금품수수 행위에 대한 재판부의 엄중한 판단은 다른 매관매직 혐의에도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법조계의 중론입니다.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과 관련해 이날 재판의 초점은 샤넬 가방을 유죄로 인정하느냐였습니다. 1심은 통일교 측이 전성배씨를 통해 건넨 800만원 상당의 샤넬 가방이 윤석열 취임 전에 건네진 점을 들어 '대가 관계가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샤넬 가방 수수가 청탁이 인정된 나머지 두 건의 선물(샤넬 가방과 그라프 목걸이) 수수와 연결된다는 포괄일죄 잣대를 유죄의 근거로 댔습니다. 통일교가 이미 윤석열 대선 지원 대가로 구체적인 청탁을 전달한 정황이 뚜렷하다고 밝혔습니다.

항소심 재판에서 주목할 건 금품수수에 대한 폭넓은 대가성 인정과 영부인으로서의 처신과 반성없는 태도입니다. 재판부는 "대통령 배우자에게는 대통령 못지 않은 청렴성과 도덕성이 요구되는데 피고인은 알선 수재로 국민의 기대를 저버렸다"고 질타했습니다. 이런 판단 기준은 김건희의 매관매직 의혹에도 그대로 작동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김건희의 매관매직 혐의는 최재영 목사가 건넨 디올 가방,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에게서 받은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 등 귀금속, 로봇개 사업자 서성빈씨에게서 받은 바슈롱 콩스탕탱(바쉐론 콘스탄틴) 시계,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에게서 받은 금거북이, 김상민 전 부장검사에게서 받은 이우환 화백 그림 등 총 5건입니다.

현재 김건희는 특가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데, 관건은 대가성 여부입니다. 김건희는 지난달부터 진행된 재판에서 일부 금품을 수수한 사실은 인정하지만 청탁과 알선에 따른 대가 관계는 완강히 부인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나토 3종 세트'는 '당선 축하 선물'이고, 금거북이는 '과거 선물에 대한 답례품', 바슈롱 콩스탕탱 손목시계는 '시계구매 대행 의뢰', 최재영 목사로부터 받은 디올 가방은 '몰카 함정' 등으로 둘러대고 있습니다. 이우환 화백 그림은 아예 받은 적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금거북이·명품가방·고가 시계 등 매관매직 혐의 5건, 유죄 가능성 높아져

그러나 김건희의 주장이 얼마나 설득력이 있는지는 의문입니다. 함께 기소된 금품 제공자들은 특검과 재판에서 청탁 사실을 분명히 했습니다. 이들은 특검에서 "김 여사에게 청탁해야 원하는 바를 이루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해 청탁 루트로 삼았다"고 공통적으로 밝힌 것으로 전해집니다. 실제 김건희에게 했던 청탁은 그대로 실현됐습니다. 이봉관 회장의 검사 사위는 총리 비서실장에, 이배용은 국가교육위원장에 각각 임명됐고, 로봇개 특혜 의혹도 불거진 상태입니다. 김건희는 부인하지만 이 정도면 대가성 인정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게 대체적인 반응입니다.

아쉬운 건 김건희 매관매직 혐의가 알선수재에 그친 점입니다. 당초 특검은 김건희와 윤석열이 매관매직을 공모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뇌물죄를 적용하려 했으나, 윤석열의 비협조와 수사 시간 부족 등으로 포기해야 했습니다. 특검은 금품 제공자들의 구체적인 청탁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금품을 받은 김건희가 윤석열에게 이런 사실을 알렸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알선수재죄가 최대 징역 5년인데 반해 뇌물죄는 금액이 1억원을 넘으면 무기징역이나 10년이상의 징역형까지 가능합니다. 현재 김건희와 윤석열의 뇌물수수 의혹은 경찰로 이첩된 상태여서 수사 결과에 따라 뇌물 혐의가 추가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김건희 특검 수사에서 드러났듯이 김건희는 마치 자신이 대통령인 것처럼 행세하며 권한을 행사했습니다. 특히 공직을 주는 대가로 고가의 명품을 선물로 받는 건 민주주의 선진국가에서 도저히 일어날 수 없는 후진적 행태입니다. 그런데도 김건희는 재판에서 진술을 거부하거나 일체의 혐의를 부인하는 뻔뻔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김건희 매관매직 의혹 1심 재판은 5월 15일 결심공판이 열리고, 6월 26일 선고가 이뤄집니다. 이번 김건희 항소심 재판처럼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단호하고 엄정한 판결이 내려져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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