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중 무인기를 결합한 차세대 해전 개념도 논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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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전이 바꾼 전장, 바다도 예외 아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는 역사상 최초로 무인 수상정(USV, Unmanned Surface Vehicle)이 해전의 승패를 갈랐다. 2014년 크림반도 병합으로 해군 전력 대부분을 상실한 우크라이나는, 대당 수만 달러(약 5만 달러) 수준의 마구라(MAGURA) V5 자폭 무인정과 미사일 장착형 MAGURA V7을 투입해, 6500만 달러짜리 러시아 초계함 '세르게이 코토프'를 격침시키는 전과를 올렸다.
그 결과 우크라이나는 흑해함대 함정의 최소 3분의 1 이상을 격침·대파시켰고, 러시아 해군은 세바스토폴에 있던 주력 함정 다수를 수백 km 떨어진 노보로시스크로 이전할 수밖에 없었다. 2025년에는 Sea Baby 해상 드론이 러시아의 '그림자 함대(Shadow Fleet)' 유조선까지 공격해, 제재 회피용 원유 수송망에 직접적인 타격을 가했다.
한편 예멘 후티 반군은 2023년 11월 이후 홍해와 바브엘만데브 해협에서 100회가 넘는 미사일·드론 공격을 감행해 이 해역을 사실상의 반접근/지역 거부(A2/AD, Anti-Access/Area Denial) 구역으로 만들 이는 비국가 행위자도 드론과 미사일로 국제 해상 교통을 실질적으로 마비시킬 수 있음을 보여 준다.
'12일 전쟁': 전략적 드론 운용의 교훈
지난해 6월 이스라엘과 이란은 약 2000km를 사이에 두고 열이틀간에 걸쳐 최초의 현대적 장거리 미사일·드론 교전을 벌였다. 이란은 12일간 약 500발 이상의 탄도 미사일과 1000대가 넘는 드론을 이스라엘에 발사했고, 먼저 드론과 순항미사일로 이스라엘의 방공망을 가동·소모한 뒤 탄도 미사일로 본격 타격을 가하는 '순차적 포화 공격' 개념을 구사했다.
이 전쟁의 사후 핵심 교훈은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대량의 저가 드론과 미사일도 정교한 다층 방공망 앞에서는 단번에 전략적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
둘째, 그럼에도 대량 드론은 적의 방공 자산을 소모하고 방어자의 주의를 분산시키는 강력한 기만·소모 수단이다.
셋째, 적의 드론을 방어하기 위해서는 요격 미사일뿐 아니라 전자전, 전투기·함정, 센서 네트워크를 아우르는 다층적 접근이 필수적이다. 이 교훈은 불과 8개월 뒤 벌어진 2026년 미·이스라엘·이란 전쟁에서 다시 한번 검증된다.
대드론 기술, 진화하는 방패
드론의 위협이 커질수록 대드론 기술 경쟁도 가열되고 있다. AI 기반 센서 융합으로 실시간 탐지·분류·무력화를 수행하는 체계가 등장했고, 터키 아셀산(Aselsan)의 안티닷‑3U (Antidot‑3U)처럼 무인기에 장착해 적 드론의 통신·위성항법 신호를 방해하는 포드형 체계도 실전 배치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대드론 전에 관해서 2026년 이란전이 증명한 가장 중요한 교훈은, 고가 요격탄으로 저가 드론을 격추하는 기존 방식을 계속 유지할 수 없다는 것이다. 미군과 동맹군은 이미 수백 발의 패트리어트 미사일을 소비한 뒤, 아파치 공격헬기와 기관총, 저비용 요격 드론 등으로 이란 드론을 떨어뜨리는 비율을 늘리기 시작했으며, 동시에 고에너지 레이저와 고출력 마이크로파 같은 지향성 에너지 무기를 대드론 임무에 투입하기 위한 실전 테스트를 서두르고 있다.
미래전 양상: 자율 군집과 유무인 복합 전투
미래 드론 전쟁의 핵심은 AI 기반 자율 군집 작전(다수의 무인체계가 AI로 목표를 자율 탐지·분산·협동하며, 통신 단절 등에도 임무를 유지하는 전술 개념)이다. 미 국방부의 '레플리케이터(Replicator)' 프로그램은 5억 달러를 투입하여 수천 대의 저가 자율 드론을 배치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2025년 '원 빅 뷰티풀 빌 법(One Big Beautiful Bill Act)'을 통해 10억 달러 규모의 '드론 지배 프로그램(Drone Dominance Program)'이 승인되었다. 자율 군집은 OODA 루프(의사결정 과정)를 밀리초 단위로 압축하여, 인간 대응 속도를 초월하는 '기계적 속도'로 타격을 수행한다.
완전 자율 체계와 함께, 유무인 복합 전투(Manned-Unmanned Teaming) 또한 미래전의 중심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MUM-T는 인간 조종사를 '임무 지휘관'으로 격상시키고, AI 기반한 로열 윙맨(loyal wingman) 드론이 센서·사격수·무기 운반체로 기능하는 체계다.

▲지난 10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이 계속되는 가운데, 비공개 장소에서 진행된 우크라이나 군인 훈련 도중 스팅(Sting) FPV 요격 드론이 비행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드론 시대의 전쟁은 어디로 향하는가?
2024∼2026년의 전쟁들은 드론이 '단순 무기의 한 종류'를 넘어, 작전과 전력 운용 전체를 재설계하는 작전의 중심축이 되었음을 확실히 입증했다.
앞으로의 전장은 우크라이나와 중동에서 보았듯, 전선 전체가 수백·수천 대의 드론과 센서로 채워진 '고밀도 감시 공간'으로 굳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 전장에서는 '움직이는 모든 것'이 상시 표적이 되며, 병력과 장비의 생존 방식은 더 극단적인 분산·위장·야간·지하화로 갈 수밖에 없다. 전통적인 전선/후방 구분은 무너지고, 국토 전체가 드론·미사일 위협 아래 놓인 "지속적 전면전"의 공간이 된다.
또한 AI 기반 자율 군집(Swarm)체계가 본격적으로 도입될 것이다. 수십·수백 대의 소형 드론이 하나의 집단 지능처럼 움직이며, 일부는 미끼와 전자전, 일부는 센서, 일부는 탄두 역할을 맡는 역할 분담형 군집이 전형이 될 것이다.
이런 전장에서는 드론 시대의 전쟁은 결국 장비 경쟁이 아니라 제조력, 데이터 처리 능력, 관련 교리의 경쟁이 된다. 우크라이나 사례에서 보았듯 민간 기업 수백 곳이 연간 수백만 대 드론을 찍어낼 수 있는 산업 기반이 없으면, 어떤 나라도 전쟁을 버틸 수 없다.
또한 전장에서 모인 드론 영상·전투 로그·전자전 데이터는 AI 표적 인식과 군집 알고리즘을 키우는 학습 재료가 되고, 이 데이터를 얼마나 많이, 빨리, 잘 축적하고 활용하느냐가 자율 드론 성능 격차를 벌인다. 같은 드론을 갖고도 어느 나라가 먼저 드론·대드론전과 관련하여 편제·훈련·지휘통제 체계에 일관되게 녹여내는지, 또 교리화하는지에 따라 실전 효과는 몇 배 이상 차이날 것이다.
한국군이 이제부터 해야 할 혁신과 실천이 중요한 이유다. 드론이 바꿔놓은 전장의 끝은 아직 보이지 않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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