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기동 프렌즈> 1화. 최다니엘의 소신(?) 발언.자신이 말을 가려하지 못한다며, 예시를 든 최다니엘. 그 말을 들은 다른 출연자들이 웃음을 그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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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상황은 계속 이어졌다. 요리를 잘하는 장근석은 함께 모여서 먹는 첫 식사를 위해 문어를 주문했다. 그런데 문제는, 주문한 문어가 무려 18kg였다는 것이다.
안재현은 스티로폼 박스를 열고 문어를 마주하자마자 이건 식용이 아니라고 소리치며 달아난다. 문어 다리 하나가 사람 팔뚝만 하다. 게다가 살아있다. 문어는 꿈틀거리며 박스 밖을 나온다. 그 문어를 싱크대로 옮기려는데 문어가 경로를 이탈한다. 이때 오디오를 꽉 채우는 소리.
"야야야야야야야야야야야야야야야야~~~~"
그 장면을 보는 나도 그들과 같이 소리를 질렀다. 다행히 그들은 시장에 간 인원을 제외하고도 4명이나 됐기에 함께 문어를 싱크대에 넣고, 손질할 수 있었다. 혼자였다면 공포 장르로 이어질 수 있었던 상황이 함께여서 코미디가 되었다.
저녁 식사 때는 모두 처음에 입주했을 때보다 훨씬 편해 보였다. 최다니엘이 밥을 먹으며 '이렇게 1년을 산다면 좋을지 싫을지 선택하라'고 물었는데 대부분 '좋겠다'는 대답을 했다. 오늘이 너무 즐거워서 오늘만 같다면 살 수 있을 것 같다고.
최근 1.5가구가 늘고 있다고 한다. '따로 또 같이' 사는 새로운 형태의 라이프 스타일이다. 얽매이지 않는 느슨한 연결. <구기동 프렌즈> 관련 유튜브나 릴스의 댓글을 보면 '나도 저렇게 살고 싶다'는 반응이 많다. 나 또한 그들의 삶이 너무 좋아 보였다. 부러운 나머지 나는 저들의 삶에서 단점을 찾고 싶다.
자, 우선 먹을 때는 좋았다. 치울 때는 6인분의 설거지를 해야 한다. 아하하하.
자, 놀 때는 좋았다. 잘 때는 자는 시간과 습관이 다 달라 불편하다.
자, 한 방당 한 사람이지만, 한 사람당 한 화장실은 아니다. 내가 원한다고 화장실을 바로 갈 수 없다. 게다가 내가 사놓은 위스키가 일어나 보니 절반이 줄어 있다. 뭐지? 나만 빼고 술판이 벌어진 건가.

▲6명 식사 후 쌓인 설거지.첫날 저녁 식사 후 해야 할 설거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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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부터 배어 있어야 할 관계의 기술
난 고소해서 웃음이 났다. 그래, 처음은 다 재미있고 좋지. 이런 불만이 쌓인다고 생각해 봐. 괜찮을지. 몇 달에 한 번 MT가 좋지, 매일 MT라고 생각해 봐, 과연 좋을지. 그런데 이상한 일이다. 그들의 삶에서 좋아 보이는 걸 배울 생각은 하지 않고, 그들의 삶이 내 삶처럼 퍽퍽해지길 바라다니.
가령, 장근석은 아침에 일어나 보니 자신의 위스키가 줄어있었다며, 방에서 나온 안재현에게 하소연을 했다. 안재현이 대답했다. "나야." 그러고는 바로 사과한다. 얘기하려고 했는데 자고 있었고 오늘 하나를 더 사오겠다고. 아니, 두 병을 더 사오겠다고. 앗, 이런. 도파민 팍팍 도는 갈등이 나오는 건가 싶었는데 상황이 종료됐다.
최다니엘 또한 비록 말은 가려서 못 할지 몰라도 남들을 부지런히 살피고 솔선수범하려 노력한다. 모두 배우인데 개그맨인 장도연만 겉돌까 염려되어 옆에서 관찰하고 배려한다. 갈등 국면으로 치닫길 바랐던 내가 너무 옹졸한 것 같아 순간 머쓱해졌다.
▲1.5 가구에 대해 이야기하는 출연자들.독립성을 유지하면서 필요할 때만 외부자원과 느슨하게 연결되는 유연한 생활 단위인 1.5 가구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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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가구의 삶이라고 해서 내 삶보다 더 수월할 리는 없다. 결국 사람은 더불어 살 때 느끼는 행복이 있고, 그 행복을 잘 누리기 위해 필요한 건 솔직한 사과와 배려다. 이런 관계의 기술은 아주 어릴 적부터 이미 몸에 배었어야 하는 기본이다.
최근 유아 인성 프로그램 자료를 만드느라 유치원 교육 과정인 '누리과정'을 살펴보고 있는데, 사회관계영역의 목표들을 아직도 잘 익히지 못한 것 같아 뜨끔했다.
- 나를 알고 존중하기: 나를 알고 소중히 여긴다. / 나의 감정을 알고 상황에 맞게 표현한다.
- 더불어 생활하기: 서로 다른 감정, 생각, 행동을 존중한다.
나는 유치원 때 몸에 익혔어야 했었던 것들을 아직도 익히지 못해 TV와 책을 보며 뒤늦게 복습한다. <구기동 프렌즈>는 아직 2화밖에 방영되지 않았다. 이후 내용에서는 어떤 갈등이 이어질지 그걸 또 어떻게 잘 극복할지 기대가 크다. <남자셋 여자셋> 이후 또 다른 판타지일까, 아니면 우리 삶의 단면을 보여주는 다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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