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준 부산시장이 지난 3월 28일 부산진구 부전동의 한 빌딩에서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박형준 경선 캠프
박형준 부산광역시장 역시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로 확정된 이후 '독자 선대위' 기치를 내걸었다. 지난 16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와의 인터뷰에서 박 시장은 "이건 지방선거이기 때문에 중앙선대위가 전체적으로 뭐 잘해서 선거를 이끌고 가기보다는 각 지역별, 권역별 전략이 대단히 중요하다"라며 "권역별, 또는 지역별로 선대위를 제대로 구성을 해서 그 힘으로 함께 선거를 치르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사실은 공천 과정에서 (중앙당이) 득점을 하기 보다는 실점을 워낙 많이 했다"라며 "지역에서 부산말로 '쎄 빠지게' 일해도 중앙에서 실점하면 이게 잘못될 수 있잖느냐"라고 따져 묻기도 했다.
특히 박형준 시장 측에서는 장동혁 대표가 눈엣가시처럼 여기고 있는 한동훈 전 대표와의 연대 기류도 감지되고 있다. 박 시장 본인은 이에 대해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는 것을 피하고 있지만, '통합과 연대'를 강조하고 있는 건 사실이다. 부산 북구갑 단일화 문제 역시 '부산시 국회의원들'의 의견이 중요하다는 전제를 깔고 있다. 다시 말해, '장동혁 대표가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실제로 한동훈 전 대표의 출마가 기정사실화하면서 박형준 부산시장과 전재수 민주당 부산시장 예비후보 사이 지지율 격차가 좁혀지는 추세이다.
국민의힘은 스스로 이번 지방선거 주요 전장으로 서울과 부산을 꼽은 바 있다.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자리 수성 여부를 이번 선거 승패 판단의 기준으로 삼은 셈이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그 두 광역자치단체장 후보들이 일제히 장동혁 대표에게 쓴소리를 내뱉고 있다.
김진태 "답답한 상황, 쓴소리할 생각"... 유영하 "당이 요구해도 단일화 안 해"
이같은 움직임은 다른 지역에서도 나오고 있다. 김진태 강원도지사 또한 지난 15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최근에 와서는 (장동혁 대표에게) 조금 답답한 상황이 사실 좀 있다"라며 "좀 만나서 대표하고도 허심탄회하게 얘기를 하고 싶은데 만나기가 힘들고 전화도 잘 안 받고 그렇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다음 주인가, 강원도로 한번 오신다고 하는데 그때는 좀 쓴소리도 하고 그럴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이철우 경상북도지사 역시 '권역별 통합 선대위' 구성을 주장했고, 추경호 대구광역시장 예비후보가 여기에 적극 호응하고 있다. 국민의힘 텃밭에서조차 장동혁 체제의 선거 지휘에 굳이 응하지 않겠다는 뉘앙스이다.
경선 중인 추경호 예비후보와 유영하 예비후보 모두 본인이 경선에서 승리하더라도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 혹은 주호영 국회 부의장과 '단일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잘라 말하고 있다. 특히 유영하 후보는 지난 19일 기자간담회에서 "당에서 요구하더라도 저는 제 길을 그냥 걸어갈 것"이라고 못을 박았다. 후보 교통정리에 실패해 공천 난맥상을 보인 중앙당과 거리두기에 나선 것이다.
언론도 이같은 움직임을 "탈동혁 바람"(<중앙일보>), "장동혁 패싱"(<시사저널>) "식물 대표"(<디지털타임스>) 등의 표현을 써가며 풀이했다. 이처럼 각 후보의 이탈 조짐이 가속화하는 가운데, 당은 사실상 이를 전혀 통제하지 못한 채 현실을 인정하는 분위기마저 나온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20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관련 질문이 나오자 "이번 지방선거는 후보자가 중심이 되는 선거여야 한다"라며 " 광역단체장들이 구성하는 선대위가 전면에 나서서 선거 치르는 것이 바람직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차원에서 지역별 선대위를 구성하고, 지역별 선대위에서 부족한 점 있다고 하면 중앙당 차원의 지원을 이끌어갈 것"이라며 "각 지역별 광역단체장들이 무엇보다도 지역 실정을 가장 잘 알고 있는 후보들이다. 그런 후보들의 목소리에 맞춰서 중앙당 차원에서 지원해 나갈 생각"이라고 답했다.
수도권을 지역구로 둔 한 국민의힘 의원은 "장동혁 대표가 오면 표가 떨어지는 데 어떤 후보가 부르겠느냐"라며 "이쯤되면 장 대표가 나머지를 다 '왕따'시키는 것 같다"라고 토로했다. 당 기조와 노선을 두고 여기저기서 비판이 나오는 데도 지도부가 전혀 듣지 않고 있다는 답답함이 당을 감싸고 있다.
이 대통령 겨냥 '친북'·'친중' 공세 꺼내 든 장동혁
당내 고립이 현실화하고 있는 장 대표는 이재명 대통령을 겨냥해 '친북'·'친중' 공세를 꺼내들었다. 장 대표는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계단을 오르는 모습에 'FAFO'라는 문구가 새겨진 흑백사진에, 전날 이 대통령이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미국이 알려준 기밀을 누설했음을 전제한 모든 주장과 행동은 잘못"이라고 반박한 기사를 첨부했다.
이와 함께 "이재명 '미국과 헤어질 결심'. 트럼프가 묻는다. "한미동맹? or(또는) 한중동맹? 이재명이 답하고 있다. '친북 한중동맹!!'"이라는 글을 곁들였다.
'FAFO''(Fxxx Around and Find Out)는 '까불면 다친다'는 의미의 미국 속어로, 앞서 백악관은 이 사진을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체포가 벌어진 지난 1월 3일 SNS에 올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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