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vN <언니네 산지직송>(이하 '산지직송') 시즌1 첫 에피소드서 염정아가 식혜 만드는 법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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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단 식혜 때문만은 아니다. <언니네 산지직송> 방송 특성상 출연진은 해당 지역에서 조업을 하고산지 재료를 받는다. 그녀의 당일 메뉴는 늘 산지 재료를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조합으로 가득차 있다.
멸치를 잡은 날이면 자연스럽게 멸치구이와 멸치튀김, 단호박을 따면 단호박이 들어간 고추장 찌개가 상에 오른다. 간단히 참치 비빔밥을 먹자고 하던 아침에는 "그래도 국물은 있어야 한다"며 계란국을 끓이기 위해 육수를 준비한다. 진짜 엄마 모드가 유감없이 발휘되는 순간이다.
바리바리 챙겨오는 모습도 마찬가지. 첫 촬영지, 남해 집에 들어서는 장면에서 염정아의 캐리어는 꽤나 무거워 보였다. 겨우 집안으로 옮겨 가방을 열었는데 한 켠에는 간식과 <언니네 산지직송> 식구들을 위한 아이템으로 가득차 있었다. 피곤해질 순간을 대비한 식용 포도당, 땀을 많이 흘렸을 때를 대비한 소금까지 아이템이 끊임없이 쏟아져 나왔다.
<언니네 산지직송>에서의 염정아의 '엄마 모드'는 예상치 못한 순간이 와도 크게 흔들리지 않는다.
남해에 이은 두 번째 촬영지는 영덕이었다. 원래 계획되어 있던 조업은 가자미 잡이. 새벽에 일어나 배를 타고 바다에 나간 보람도 없이 기상 상태가 좋지 않아 그대로 돌아와야 했다. 조업도 하지 못했고, 그날 사용할 재료도 구하지 못한 상황이었다. 당연히 직송비도 벌지 못했다. 여러모로 멘붕이 올 법한 순간이었다. 그리고 밥 때는 어김없이 돌아온다.
이전 촬영, 남해에서 멸치 잡이를 하고 만들어 둔 멸치 앤초비가 냉장고에서 등장했다. 제철 음식을 맛있게 먹고, 다음에 쓸 수 있는 장아찌나 잼 등의 음식으로 만들어두는 이런 흐름은 다음 회차에서도 이어진다. 쪽파를 캔 날엔 파김치를, 복숭아를 딴 날엔 복숭아 잼을 만들어둔다. 그 재료들은 다음 산지에서 어떻게든 쓰여진다. 정말 엄마가 관리하는 여느 가정의 냉장고처럼.
<언니네 산지직송>에서 염정아의 또다른 별명은 '큰손'이다. 찌개를 끓여도, 볶음을 해도, 어떤 요리를 하든 냄비는 자꾸 커진다. 처음부터 많은 양을 만들겠다고 마음먹었다기보다는, 재료를 넉넉히 넣다 보면 어느 순간 작은 냄비로는 감당이 되지 않아 더 큰 냄비로 옮겨야 하는 순간이 찾아온다.
<언니네 산지직송> 식구는 넷, 게스트가 와도 다섯이다. 다섯 식구가 먹기에는 큰 냄비가 등장하는 것은 사람이 많으니까 누구라도 먹겠지 하는 마음이 담겨서다. 화면 밖에서 함께 일하는 제작진까지 챙기는 마음. 이웃에서 나눠주신 감자를 쪄서 제작진에게 나누면 제작진이 "저희 감자 다 먹었어요"라고 말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이런 대화는 <언니네 산지직송>의 일상을 이어간다.
<언니네 산지직송>의 조업은 늘 비밀에 쌓여 있다. 당연히 어떤 일을 어떻게 해야하는지 준비할 시간은 없다.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일을 맡는데도 그녀의 일머리는 언제나 재빨리 작동한다.
게스트 차태현과 함께한 7회 고성 갯장어 편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처음에는 갯장어를 손에 쥐는 것조차 어색해 보였다. 낯선 생선을 앞에 두고 잠시 망설이는 기색도 있었다. 언제나처럼 용감하게 손을 뻗었고 그렇게 시작한 손놀림은 생각보다 빠르게 익숙해졌다. 옆에 있던 안은진과 차태현이 쉽게 손을 대지 못하는 사이, 그는 끝내 갯장어를 잡아냈다.
갯장어를 익숙한 손놀림으로 정리하는 염정아의 모습을 보던 선장님은 감탄하듯 이렇게 말했다.
"탤런트 안 해도 되겠네. 여(기) 와 고기 잡자."
산지마다 표현은 조금씩 다르지만, 사장님들의 스카우트 제의가 이어진다. <언니네 산지직송>의 작업에 함께한 게스트들은 종종 놀라며 "원래 이렇게 말 안 하고 일만 해요?"라고 말하곤 한다. 촬영이 산지의 작업에 방해가 되는 게 아니라, 실질적인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묻어난다.
함께 살아가는 삶의 태도

▲'언니네 산지직송' 시즌2 관련 이미지. 염정아의 '엄마 모드'는 누군가를 통제하는 방식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방식을 조금 더 넉넉하게 만드는 태도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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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정아의 '엄마 모드'는 누군가를 통제하는 방식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방식을 조금 더 넉넉하게 만드는 태도에 가깝다. 말보다 먼저 움직이고, 지적보다 먼저 챙기는 방식. 잔소리 없는 엄마, 진짜 언니 같은 사람이란 아마 그런 모습일 것이다.
<언니네 산지직송> 시즌2에서도 이런 모습은 이어졌다. 출연진이 일부 바뀌었을 뿐, 합은 그대로 이어졌다. 보령에서의 힘든 첫날 조업을 마치고 자고 있는 염정아를 향해 누군가 "엄마" 하고 불렀다.
JTBC 드라마 <스카이캐슬>에서 염정아의 딸 '예서'로 출연했던 김혜윤이 깜짝 게스트로 9회차에 등장했다. 혜윤아, 하다가 이내 "예서야, 공부 안 하고 뭐 하고 있니?"라며 말을 이어가는 염정아. 실제로 김혜윤의 이름은 '예서'로 저장돼 있다고 한다.
쭈꾸미 조업을 마치고 돌아온 뒤, 김혜윤은 잠시 바닥에 누워 잠이 들었다. 한창 바쁘게 움직이던 와중에도 염정아는 잠든 혜윤을 한 번 바라보다가 소리가 나지 않도록 살금살금 이불을 꺼내 조용히 덮어주었다.
이제 염정아와 '언니네' 식구들은 한국을 넘어 새로운 산지, 필리핀으로 향한다. <언니네 산지직송> 새 시즌은 필리핀 보홀, 칼라페에서 펼쳐진다('언니네 산지직송 in 칼라페', 16일 첫 방송). 박준면, 덱스, 그리고 시즌 2에서 최고 일꾼으로 꼽힌 김혜윤과 함께. 휴가를 간다고 해서 모였는데 일정표에는 '노동'과 '요리'가 빼곡하게 적혀 있었다.
여전히 조업 아이템은 비밀이다. 차에 타서 이동하는 순간까지도 무엇을 잡을지 알려지지 않은 상태, 언니네 식구들은 가이드 마크에게 이런저런 질문을 던진다. 보홀에서 유명한 것이 뭔지. 유창하던 마크의 한국어 실력이 갑자기 느려졌다. 의아해하는 멤버들과 마크를 유심히 바라보던 염정아가 말했다.
"(제작진이) 말하지 말랬나보다!"
마치 뒤에도 눈이 달린 '엄마'처럼. 첫 조업은 '알리망오(갯벌에서 서식하는 큰 게)' 잡이다.
보령에서 소라방 안에 있던 주꾸미를 찾아내던 갈고리는 이제 장화를 신은 발이 푹푹 빠지는 보홀의 갯벌에서 크랩홀 속으로 들어간다. 염정아는 언제나처럼 망설이지 않고 장화를 고쳐 신고 씩씩하게 갯벌 안으로 들어갔다. 그러나 먼저 알리망오를 건져 올린 사람은 덱스와 박준면이었다.
동생들이 "잡았다!" 하고 외치는 소리를 유심히 듣던 염정아의 얼굴에는 반가운 표정이 먼저 스쳤지만 어딘가 초조해 보였다. 여전히 크랩홀을 뒤지면서 "도움이 못 되는 게 몸이 힘든 것보다 속상하다"고 말했다.
▲'언니네 산지직송 in 칼라페' 첫 에피소드 관련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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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네 산지직송 in 칼라페> 첫 에피소드는 염정아가 알리망오를 잡았는지 알려주지 않은 채로 끝났다. 그녀의 갈고리에는 과연 알리망오가 걸려 올라왔을까. 필리핀에서 또 어떤 자연산 웃음이 터져 나올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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