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기준 실제로 글로벌 매출 상위 250대 기업의 78%가 GRI를 채택하고 있으며, 한국에서도 2025년 공시된 225개 보고서 중 99%가 GRI를 사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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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상황은 GRI가 단순한 자발적 기준이 아니라 글로벌 공시 체계의 기반으로 기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2022년 기준 실제로 글로벌 매출 상위 250대 기업의 78%가 GRI를 채택하고 있으며, 한국에서도 2025년 공시된 225개 보고서 중 99%가 GRI를 사용하고 있다. [12] [13]
GRI의 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GSSB, Global SustainabilityStandards Board) 전 의장 캐럴 애덤스는 공시 전문 매체 코퍼레이트 디스클로저스와 인터뷰에서 "(GRI와) ISSB의 협력 가능성은 존재하지만, 두 기준의 역할 차이는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고 말하며 단일 중대성과 이중 중대성이 구조적으로 다른 철학에 기반하고 있음을 지적했다.[14]
한국 기업, 이중 보고 부담 지게 된다
이러한 글로벌 흐름 속에서 한국의 ISSB 중심 공시 체계는 구조적 문제를 낳는다. EU CSRD 적용 대상 기업은 ESRS 기준에 따른 별도 보고서를 작성해야 하며 이것은 기업의 이중 보고 부담으로 이어진다.
현대자동차,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에너지솔루션을 포함한 주요 기업과 약 500개 수출 기업이 2028년부터 이러한 부담을 직접적으로 겪게 되며 비용 증가뿐 아니라 공시 체계의 비효율을 초래한다. 반면 이미 GRI 기반 보고 경험을 가진 기업들은 ESRS 대응이 상대적으로 용이하다. 이러한 점은 GRI 중심 체계가 실무적으로도 더 효율적인 선택임을 시사한다.
이중 중대성 공시로 전환 필요성이 커지는 가운데, 실무 현장에서는 제도 설계와 관련한 현실적 과제도 함께 제기된다. 한 국내 대기업 지속가능성(ESG) 공시 담당자는 "전 세계 ESG 데이터를 취합하는 과정에서 국가별 기준과 관리 항목이 달라 정합성을 확보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며 "불성실 공시에 대한 리스크를 우려해 공개가 위축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후뿐 아니라 인권, 안전, 공급망, 오염, 자원순환, 생물다양성 등 다양한 영역의 정보는 폭넓게 공개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도 "글로벌 사업 구조를 고려한 현실적인 공시 체계 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14일 설명을 내고 "금융당국의 ESG 공시 로드맵이 투자자 중심 설계로 공시의 본질을 훼손하고 있다"며 "ESG 공시를 투자정보 아닌 사회적 책임 평가 지표로 전환해야 한다"고 밝혔다. 더불어 공시체계 확정 과정과 운용 과정에 시민사회의 의견이 반영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지속가능성(ESG) 공시, GRI 기반 이중 중대성으로 전환해야
글로벌 규제 환경에서 지속가능성 공시는 '제2의 재무제표'로 불릴 만큼 법적 의무와 강제성이 빠르게 강화하는 중이다. EU의 기업지속가능성 보고지침(CSRD)은 역외 기업까지 적용 범위를 넓히며 전 세계 기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싱가포르·일본·호주 역시 공시 의무화를 추진 중이다. 미국은 증권거래소(SEC) 기후공시 등 여전히 투자자 중심 공시(단일 중대성)를 유지하고 있지만, 캘리포니아 기후재무리스크 공시법(SB261) 등 개별 규제는 강해지는 추세다.
ISSB 중심의 단일 중대성은 투자자 정보 제공에는 적합할 수 있지만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반영하는 공시 체계로는 한계를 가진다. 동시에 글로벌 규제 환경에서는 기업에 이중 보고 부담이라는 실질적 비용을 초래한다.
반면 GRI 기반의 이중 중대성은 이러한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현실적 대안이다. ESRS와 높은 호환성은 글로벌 규제 대응을 용이하게 하고 가치사슬 전반의 영향 공시는 무엇보다 기업의 책임성과 투명성을 강화해 지속가능성(ESG) 공시의 본래 취지에 부합한다.
지속가능성(ESG) 공시는 더 이상 선택적 정보가 아니다. 기업이 사회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드러내는 공적 장치다. 한국 지속가능성 공시는 지금 갈림길에 서 있다. ISSB 중심 체계를 유지할 것인가, 아니면 GRI의 이중 중대성을 도입해 글로벌 기준과 책임성을 동시에 확보할 것인가. 속도와 범위를 고민할 때가 아니라 공시 체계의 철학을 재설계해야 할 시점이다.
글: 안치용 ESG비즈니스리뷰 발행인, 이윤진 ESG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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