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4.10 18:54최종 업데이트 26.04.10 19:20
이춘희 예비후보(좌)와 조상호 예비후보(우)뉴스피치

더불어민주당 세종시장 후보 선출을 위한 최종 결선을 앞두고, 4년 전 지방선거의 패배 기억이 소환되며 경선 판이 격화되고 있다. 조상호 예비후보는 10일 입장문을 통해 본경선에서 고준일·김수현 후보의 잇따른 이춘희 후보 지지 선언을 "예상했던 구태의연한 세 불리기"로 규정하고, 이를 "꿈이 없는 기생 정치"라며 맹비난하고 나섰다.

조 후보는 "결선의 본질은 편 가르기가 아니라 본선 경쟁력을 갖춘 후보를 가리는 데 있다"며 "약한 후보가 세 불리기로 자리를 차지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춘희 후보를 선택하면 또다시 국민의힘이 당선될 것"이라며 이른바 '필패론'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는 전날 고준일 후보에 이어 이날 오전 김수현 후보까지 이춘희 후보 캠프로 합류하자, 오후에 작심하고 내놓은 배수진의 성격이 짙다. 조 후보의 이런 '독설' 뒤에는 역설적으로 4년 전 경선 결선에서 패했던 기억에 대한 절박함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로 지난 2022년 지방선거 당시에도 두 후보는 결선에서 맞붙었으며, 당시 이춘희 후보가 승리해 본선에 진출했으나 국민의힘 최민호 후보에게 패배한 바 있다.

그는 당시를 언급하며 "당이 진 것이 아니라 민심이 내린 탄핵이자 심판이었다"며 이춘희 후보 책임론을 부각했다. 특히 이 후보를 향해 "또다시 젊은 정치인의 미래를 앗아가 자신의 발판으로 삼았다"며 "14년 전 설계자 프레임은 유효기간이 만료됐다"고 날을 세웠다.

하지만 당시 이춘희 후보 캠프 선대위원장으로서 선거를 지휘했던 조 후보가 이제 와서 '후보 책임론'만 내세우는 것은 무책임하다는 비판과 함께, 당시 분위기는 민주당에서 누가 나왔어도 어려운 선거였다는 것이 중론이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좌측부터 고준일, 이춘희, 김수현 예비후보. 이들은 최종 결선을 앞두고 정책 연대를 선언했다.이춘희 예비후보 페이스북

이에 조 후보의 이같은 반격이 지지층을 결집하는 마지막 승부수일 수도 있지만, '원팀' 정신을 훼손하는 '자충수'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책 대결이 실종된 자리에 들어선 네거티브 공방이 결선 이후 당의 결집력을 약화시킬 경우 조 후보 역시 정치적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이다. 4년 전에도 당내 결집 실패가 본선 패배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됐던 만큼, '진흙탕 싸움'의 재연은 민주당 전체의 위기로 번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춘희 후보 측은 이러한 공세에 대해 최대한 대응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이 후보는 뉴스피치와의 인터뷰에서 말을 아끼면서도 "결선 이후에는 결국 원팀이 되어 함께 선거를 치러야 하는 만큼, 기본적으로 클린 선거로 가야 한다"며 "네거티브는 있어서는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아울러 "이번 선거는 4년 전과 달리 민주당이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며 필패론을 일축했다.

결국 관건은 이춘희 후보가 조상호 후보의 '야합' 프레임을 넘어, 탈락 후보들의 '젊은 에너지'를 자신의 행정력과 어떻게 결합하느냐에 달렸다. 최근 지지 선언 과정에서 김부겸 대구시장 예비후보 지지 릴레이를 통한 가치 확장 시도나, 화려한 유세차 대신 시민의 목소리를 듣는 '확성기 없는 경청 유세' 등은 탈락 후보들이 제안한 혁신 요소를 수용한 사례로, 캠프 간 정책적 시너지를 모색하는 긍정적인 움직임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 후보는 오는 13일 고준일·김수현 후보의 젊은 감각을 수용해 혁신적 결합을 보여줄 수 있는 정책 패키지를 내놓겠다고 밝혔다. 이 정책의 구체성과 진정성이 평가의 잣대가 될 전망이다.

이번 경선은 '안정적 경륜을 통한 원팀의 확장'이냐, '과거의 실패를 끊어내는 세대교체'냐를 두고 당원들의 선택을 묻는 구도로 압축된다. 정책 연대의 진정성이 실제 표심으로 이어질지, 혹은 조 후보의 '필패론'이 지지층의 역결집을 불러일으킬지 최종 승부까지 남은 시간은 이제 딱 1주일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세종시 공동체 미디어 '뉴스피치'에도 실립니다.뉴스피치(Newspeach)는 세종시 중장년 여성들이 주축이 되어 창간한 지역 기반 공동체 미디어로, 젠더 관점의 보도를 통해 지역 사회의 다양한 의제를 조명하고 건강한 공동체 형성에 기여하는 새로운 언론을 지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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