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SNS 메시지가 하나의 일관된 구조를 갖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 X
1월 23일부터 3월 2일까지 쏟아지던 대통령의 SNS는 대외변수로 인해 잠시 소강상태에 들어갔다가, 3월 17일 이후 재개되었다. 메시지는 더욱 선명해졌다. 대통령은 사업자금이라 속여 대출받아 부동산을 구입하면 사기죄로 형사처벌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금융감독원과 국세청이 합동으로 전수조사해 형사고발하고 대출금을 회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단순히 "부동산 투기는 나쁘다"는 일반론이 아니다. 편법 대출을 활용한 투기 행태에 대해 실제 법적·행정적 비용이 뒤따를 수 있다는 점을 대통령이 직접 시장에 통보한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규제 내용 자체만이 아니라, 대통령이 이 경고를 직접 발신했다는 점이다. 그 순간 시장 참여자는 '이 문제를 정부가 실제로 끝까지 가져가려는구나'라고 받아들이게 된다.
3월 21일의 메시지는 더 노골적이었다. 대통령은 사업자 대출의 부동산 유용을 두고, 사기죄 형사처벌과 국세청 세무조사, 강제 대출 회수까지 받을 것인지, 아니면 선제적으로 자발 상환할 것인지 선택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시장에 대해 정보를 제공한 것이 아니라 행동 변경을 직접 압박했다.
더불어 국세청장도 사업자 대출을 개인 주택 취득에 전용하고 그 이자를 사업 경비로 처리하는 행위는 명백한 탈세라며 전수 검증과 엄정 대응을 예고했다. 대통령의 메시지와 과세·감독 당국의 후속 설명이 맞물리면서, 시장은 이를 일회성 발언이 아니라 실행 의지가 뒷받침된 신호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커졌다.
3월 23일과 24일의 보유세 및 부동산 범죄 단속 메시지는 기대 조정 효과를 더 넓은 범위로 확장했다. 대통령은 주요 도시의 보유세 수준을 비교한 기사를 공유하며 "저도 궁금했습니다. 선진국 주요 도시 보유세, 우리나라와 비교하면?"이라고 적었다. 정부가 곧바로 인상 방침을 공식화한 것은 아니었지만, 시장에서는 이를 강한 신호로 읽었다.
보도에 따르면 시장에서는 이를 "매물 풀라는 신호"로 해석했고, 보유세 강화가 고가 주택 중심으로 매물 증가를 유도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시됐다. 대통령의 언급이 시장의 기대수익률 계산을 건드린 것이다. 자산시장에서 기대 조정이 왜 중요한지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대통령은 부동산 범죄 특별단속 결과도 직접 공개했다. 대통령이 SNS에 링크로 소개한 문건에 따르면 약 5개월간 1493명을 단속해 640명을 송치하고 7명을 구속했다. 유형별로는 공급질서 교란, 농지 투기, 집값 띄우기 등 불법 중개가 포함되었다. 대통령은 "나라를 망치는 악질 부동산 범죄는 반드시 뿌리 뽑겠다"고 했고, 3월 24일 국무회의를 통해 "부동산 투기를 방치하면 나라가 망한다"고까지 말했다.
여기서 확인되는 것은 대통령의 SNS 메시지가 하나의 일관된 구조를 갖고 있다는 점이다. 세제 신호, 금융 신호, 집행 신호가 서로 따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대통령의 직접 메시지 안에서 하나의 패키지처럼 묶여 시장에 전달되고 있다. 시장 입장에서는 단발적 메시지보다 부동산에 미치는 정책 전반에 대한 일관된 구조를 가진 메시지가 훨씬 강하게 느껴질 것이다. 세금만 바뀔지, 대출만 조여질지, 단속만 강화될지 따로 보는 것이 아니라, 정부가 부동산 문제를 전면 과제로 다루고 있다는 종합적 신호로 읽게 되기 때문이다.
위력적인 '직접 소통', 그러나 시차가 낳을 딜레마
이쯤에서 분명히 할 점이 있다. 최근의 부동산 안정 흐름은 금융규제만으로, 혹은 세제와 공급 정책만으로 충분히 설명되지 않는다. 금리와 대출, 공급과 경기, 정책 기대 등 여러 요인이 함께 작동한 결과다. 다만 부동산이 자산시장인 이상, 기대의 변화가 단기 가격 흐름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도 빼놓을 수 없다.
그런 점에서 대통령이 정책 당국자의 메시지를 기다리지 않고 직접 시장에 들어가 신호를 보냈고, 그 직접성이 기대 조정의 속도를 높였다는 점은 이번 정부를 이전 정부와 구별하는 중요한 특징이다. 이것이 이번 안정 국면을 설명하는 핵심 요인 가운데 하나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바로 그렇기 때문에 후방 인프라가 중요하다. 대통령의 메시지가 강할수록 중요한 것은 그 한 문장이 시장에서 어떻게 해석되느냐이다. 메시지가 반복적이고 일관되게 이어지며 실제 정책과 집행으로 연결될 것이라는 믿음이 생기면, 시장은 이를 일시적 발언이 아니라 분명한 정책 방향으로 받아들인다. 그 경우 시장의 기대도 비교적 한 방향으로 모이면서 안정에 기여할 수 있다.
반대로 메시지가 단발적이거나 후속 조치가 불분명하면 시장의 해석은 갈라지고, 단기 매매와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특히 강한 메시지 뒤에 제도화와 현장 집행이 늦어지면, 말과 실행 사이의 시차가 누적돼 다음 메시지의 힘을 떨어뜨릴 수 있다. 그래서 대통령 SNS의 직접성, 속도, 파급력을 살리되 그것이 예측 가능하고 지속적인 정책 효과로 이어지도록 받쳐주는 설명과 조정, 점검의 체계가 필요하다.
'말'을 '제도'로 바꿀 컨트롤타워 시급

▲이재명 대통령이 6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후방 인프라는 거창한 조직 신설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대통령의 한 문장이 나갔을 때, 그 뒤에 어떤 정책 목표가 있고 어떤 수단이 뒤따르며 어떤 부작용은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를 즉시 설명하고 조정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자는 뜻이다. 정책실장은 대통령을 보좌하는 최고위 정책 참모로서 경제·사회 정책 전반을 총괄·조정하는 자리이므로, 최근 김용범 정책실장이 대통령 메시지의 배경과 정책 방향을 설명하는 역할을 맡고 있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다만 부동산처럼 세제·금융·공급·감독이 함께 움직여야 하는 영역에서는, 이러한 설명과 조정 기능이 정책실장 1인의 포괄적 역할 안에만 머물러서는 충분하지 않다. 이를 상시적으로 뒷받침할 전담 인력과 체계가 정책실장 책임 아래 함께 갖춰질 필요가 있다. 세제와 금융, 공급과 단속이 서로 충돌하지 않도록 조정하는 기능도 필요하다. 구체적으로는 자산경제 시대의 부동산·주식 관련 정책을 설명하고 조정할 수 있는 수석비서관급 참모 체계와, 가령 '국가자산정책위원회' 같은 대통령 직속 조정 장치를 생각해볼 수 있다.
정책실장 1인의 포괄적 역할 안에만 머물러서는 충분하지 않다. 여기서 말하는 것은 대통령의 가치와 방향 메시지를 통제하자는 뜻이 아니다. 다만 세제·금융·감독처럼 시장가격과 자금흐름에 즉시 영향을 미치는 사안은 사실관계와 집행 가능성, 부처 간 정합성을 미리 맞추자는 뜻이다. 그래야 대통령의 메시지가 정책 목표와 수단, 부작용 관리, 정책 간 일관성 위에 놓이게 된다.
강한 발신 뒤에 더 정교한 정리와 조정이 따라붙으면, 직접 소통의 힘도 오래갈 수 있다. 가치와 원칙에 관한 메시지는 비교적 즉각적으로 나올 수 있지만, 세제와 대출, 금융감독처럼 민감한 내용은 관련 부처와 수치와 사실관계, 집행 가능성을 먼저 맞추는 절차가 필요하다. 후방 인프라는 이런 사전·사후 조정을 통해 대통령 메시지가 실제 정책과 집행으로 이어지도록 만드는 장치다.
이런 후방 인프라가 필요한 이유는 한국 경제의 작동 방식 자체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한국 경제는 생산과 소비가 돌아가는 실물의 흐름만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부동산과 주식 같은 자산시장의 움직임 역시 가계의 소비와 투자, 금융기관의 대출 태도, 기업의 자금조달 환경에 큰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오늘날 정책은 생산과 투자만이 아니라 자산가격과 기대, 가계의 대차대조표와 위험선호까지 함께 움직인다. 이런 경제에서는 정책 커뮤니케이션이 부차적인 수단일 수 없다. 시장이 정책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정책 효과가 커지기도 하고 약해지기도 하기 때문이다.
대통령의 SNS는 이제 부수적 소통 수단이 아니라 시장의 기대를 움직이는 핵심 정책 신호다. 특히 부동산처럼 기대가 가격을 좌우하는 시장에서는 대통령의 직접 소통 자체가 빠른 안정에 기여하는 중요한 요인이 될 수 있다.
다만 그 힘이 일회성 충격에 그치지 않고 지속 가능한 정책 효과가 되려면, 이를 논리와 제도, 집행으로 연결하는 후방 인프라가 함께 갖춰져야 한다. 대통령의 말이 실제로 시장을 움직일 만큼 강해진 만큼, 이제는 그 힘을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정책 효과로 바꿔내는 체계를 세워야 한다. 그것이 이번 부동산 SNS 국면이 남긴 가장 중요한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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