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4.09 15:05최종 업데이트 26.04.09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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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금융위원회가 재정경제부, 국토교통부, 행정안전부 등 관계부처 합동으로 '2026년도 가계부채 관리 방안'을 발표함에 따라 오는 17일부터 다주택자가 보유한 수도권·규제지역 아파트 담보대출의 만기연장이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이날 서울 강남구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다주택자 급매물 안내가 붙어있다.연합뉴스

부동산은 일반 상품시장과 다르다. 오늘의 가격은 오늘의 수요와 공급만으로 정해지지 않는다. 시장은 앞으로 보유세가 어떻게 바뀔지, 대출 규제가 얼마나 더 조여질지, 정부가 편법과 투기를 어디까지 단속할지, 공급은 어떤 속도로 이어질지를 먼저 계산하고 이를 현재 가격에 반영한다. 시장이 앞으로의 정책 변화를 미리 가격에 반영하는 이상, 정책의 내용만이 아니라 그것이 실제로 집행될 것이라는 믿음 역시 중요하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부동산 시장에서는 정책 수단 자체만큼이나 그 수단이 실제로 작동할 것이라는 신호가 얼마나 분명하게 전달되고, 그에 대한 믿음이 얼마나 빠르게 형성되느냐가 중요하다. 최근 부동산 시장의 안정 국면에서 눈에 띄는 것도 바로 이 점이다. 대통령은 정책 당국자의 해설에 맡기지 않고, 시장과 국민에게 먼저 직접 신호를 보냈다. 그리고 이러한 신호는 최근 부동산 안정 흐름에 기여한 중요한 요인으로 볼 수 있다.

이 점은 과거 정부와의 차이를 설명하는 데서도 중요하다. 과거에는 대통령이 원론적 방향을 말하고, 시장을 향한 구체적 메시지는 부총리나 국토교통부 장관 등 정책 당국자가 나서서 설명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대통령 본인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주택 사재기, 사업자 대출의 부동산 전용, 보유세, 부동산 범죄 단속까지 연이어 직접 언급해 왔다.

특히 1월 23일 이후 활발해진 대통령의 X(옛 트위터) 계정은 각종 정책을 대통령 본인이 직접 설명하는 채널로 자리 잡았다. 과거처럼 정책 당국자가 나서는 대신 대통령 스스로가 직접 나섰다. 대통령이 직접 말했고, 시장이 그 직접성을 곧바로 정책 의지로 읽었다. 이번 국면의 특징이다. 실제로 한국갤럽 3월 6일 보고서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국민 신뢰도가 51%를 기록했으며, 50%를 웃돈 것은 2013년 이후 처음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은 1월 23일 X에 "5월 9일 만기인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면제 연장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쓰며 부동산 양도세 중과 유예의 종료를 공식화했고, 이후 관련 논의가 급속히 추진됐다. 1월 31일에는 "부동산 정상화는 코스피 5000보다 훨씬 쉽고 더 중요한 일"이라고 밝히는 한편, 집값 안정을 위해 법적으로나 정치적으로 가능한 수단은 얼마든지 있지만 그동안은 정치적 유불리 때문에 최적의 강한 수단을 쓰지 못해 왔다고 말했다.

여기서 반복적으로 강조된 것은 '정부가 의지가 있다면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신호였다. 시장이 읽은 것은 세제와 관련한 문구만이 아니라, 대통령 본인이 퇴로를 줄이면서까지 부동산 가격 안정 의지를 공개적으로 걸고 나섰다는 사실이었다.

부동산 시장은 기대가 현재 가격을 움직이는 시장이다. 공급 확대는 필요하지만 실제 입주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세제 개편도 입법과 집행 사이에 시차가 있다. 대출 규제 역시 금융기관의 실행과 시장의 적응을 거쳐야 효과가 본격화된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부동산 시장에서는 정책 수단의 내용만큼이나 그 수단이 실제로 어떻게 집행될지를 보여주는 신호가 중요하다. 대통령이 보내는 메시지가 특히 주목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 메시지는 시장 참여자의 계산을 그날 바로 바꿀 수 있다. 앞으로 버티는 것이 유리한지, 지금 매물을 내놓는 것이 유리한지, 더 사는 것이 위험한지, 더 기다리는 것이 손해인지를 시장은 대통령의 말 속에서 읽는다. 이 점에서 커뮤니케이션은 보조 수단이 아니라 자산경제 시대 부동산 정책의 핵심 수단이다. 특히 자산시장에서는 현재의 조건만이 아니라 앞으로 정부가 어디까지 갈 것인가에 대한 시장의 신뢰를 형성하는 게 중요하다. 대통령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바로 그 신뢰를 형성하는 강한 정책 신호로 작동했다.

퇴로 차단한 '직접 경고'와 일관된 메시지

대통령의 SNS 메시지가 하나의 일관된 구조를 갖고 있다.이재명 대통령 X

1월 23일부터 3월 2일까지 쏟아지던 대통령의 SNS는 대외변수로 인해 잠시 소강상태에 들어갔다가, 3월 17일 이후 재개되었다. 메시지는 더욱 선명해졌다. 대통령은 사업자금이라 속여 대출받아 부동산을 구입하면 사기죄로 형사처벌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금융감독원과 국세청이 합동으로 전수조사해 형사고발하고 대출금을 회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단순히 "부동산 투기는 나쁘다"는 일반론이 아니다. 편법 대출을 활용한 투기 행태에 대해 실제 법적·행정적 비용이 뒤따를 수 있다는 점을 대통령이 직접 시장에 통보한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규제 내용 자체만이 아니라, 대통령이 이 경고를 직접 발신했다는 점이다. 그 순간 시장 참여자는 '이 문제를 정부가 실제로 끝까지 가져가려는구나'라고 받아들이게 된다.

3월 21일의 메시지는 더 노골적이었다. 대통령은 사업자 대출의 부동산 유용을 두고, 사기죄 형사처벌과 국세청 세무조사, 강제 대출 회수까지 받을 것인지, 아니면 선제적으로 자발 상환할 것인지 선택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시장에 대해 정보를 제공한 것이 아니라 행동 변경을 직접 압박했다.

더불어 국세청장도 사업자 대출을 개인 주택 취득에 전용하고 그 이자를 사업 경비로 처리하는 행위는 명백한 탈세라며 전수 검증과 엄정 대응을 예고했다. 대통령의 메시지와 과세·감독 당국의 후속 설명이 맞물리면서, 시장은 이를 일회성 발언이 아니라 실행 의지가 뒷받침된 신호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커졌다.

3월 23일과 24일의 보유세 및 부동산 범죄 단속 메시지는 기대 조정 효과를 더 넓은 범위로 확장했다. 대통령은 주요 도시의 보유세 수준을 비교한 기사를 공유하며 "저도 궁금했습니다. 선진국 주요 도시 보유세, 우리나라와 비교하면?"이라고 적었다. 정부가 곧바로 인상 방침을 공식화한 것은 아니었지만, 시장에서는 이를 강한 신호로 읽었다.

보도에 따르면 시장에서는 이를 "매물 풀라는 신호"로 해석했고, 보유세 강화가 고가 주택 중심으로 매물 증가를 유도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시됐다. 대통령의 언급이 시장의 기대수익률 계산을 건드린 것이다. 자산시장에서 기대 조정이 왜 중요한지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대통령은 부동산 범죄 특별단속 결과도 직접 공개했다. 대통령이 SNS에 링크로 소개한 문건에 따르면 약 5개월간 1493명을 단속해 640명을 송치하고 7명을 구속했다. 유형별로는 공급질서 교란, 농지 투기, 집값 띄우기 등 불법 중개가 포함되었다. 대통령은 "나라를 망치는 악질 부동산 범죄는 반드시 뿌리 뽑겠다"고 했고, 3월 24일 국무회의를 통해 "부동산 투기를 방치하면 나라가 망한다"고까지 말했다.

여기서 확인되는 것은 대통령의 SNS 메시지가 하나의 일관된 구조를 갖고 있다는 점이다. 세제 신호, 금융 신호, 집행 신호가 서로 따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대통령의 직접 메시지 안에서 하나의 패키지처럼 묶여 시장에 전달되고 있다. 시장 입장에서는 단발적 메시지보다 부동산에 미치는 정책 전반에 대한 일관된 구조를 가진 메시지가 훨씬 강하게 느껴질 것이다. 세금만 바뀔지, 대출만 조여질지, 단속만 강화될지 따로 보는 것이 아니라, 정부가 부동산 문제를 전면 과제로 다루고 있다는 종합적 신호로 읽게 되기 때문이다.

위력적인 '직접 소통', 그러나 시차가 낳을 딜레마

이쯤에서 분명히 할 점이 있다. 최근의 부동산 안정 흐름은 금융규제만으로, 혹은 세제와 공급 정책만으로 충분히 설명되지 않는다. 금리와 대출, 공급과 경기, 정책 기대 등 여러 요인이 함께 작동한 결과다. 다만 부동산이 자산시장인 이상, 기대의 변화가 단기 가격 흐름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도 빼놓을 수 없다.

그런 점에서 대통령이 정책 당국자의 메시지를 기다리지 않고 직접 시장에 들어가 신호를 보냈고, 그 직접성이 기대 조정의 속도를 높였다는 점은 이번 정부를 이전 정부와 구별하는 중요한 특징이다. 이것이 이번 안정 국면을 설명하는 핵심 요인 가운데 하나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바로 그렇기 때문에 후방 인프라가 중요하다. 대통령의 메시지가 강할수록 중요한 것은 그 한 문장이 시장에서 어떻게 해석되느냐이다. 메시지가 반복적이고 일관되게 이어지며 실제 정책과 집행으로 연결될 것이라는 믿음이 생기면, 시장은 이를 일시적 발언이 아니라 분명한 정책 방향으로 받아들인다. 그 경우 시장의 기대도 비교적 한 방향으로 모이면서 안정에 기여할 수 있다.

반대로 메시지가 단발적이거나 후속 조치가 불분명하면 시장의 해석은 갈라지고, 단기 매매와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특히 강한 메시지 뒤에 제도화와 현장 집행이 늦어지면, 말과 실행 사이의 시차가 누적돼 다음 메시지의 힘을 떨어뜨릴 수 있다. 그래서 대통령 SNS의 직접성, 속도, 파급력을 살리되 그것이 예측 가능하고 지속적인 정책 효과로 이어지도록 받쳐주는 설명과 조정, 점검의 체계가 필요하다.

'말'을 '제도'로 바꿀 컨트롤타워 시급

이재명 대통령이 6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후방 인프라는 거창한 조직 신설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대통령의 한 문장이 나갔을 때, 그 뒤에 어떤 정책 목표가 있고 어떤 수단이 뒤따르며 어떤 부작용은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를 즉시 설명하고 조정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자는 뜻이다. 정책실장은 대통령을 보좌하는 최고위 정책 참모로서 경제·사회 정책 전반을 총괄·조정하는 자리이므로, 최근 김용범 정책실장이 대통령 메시지의 배경과 정책 방향을 설명하는 역할을 맡고 있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다만 부동산처럼 세제·금융·공급·감독이 함께 움직여야 하는 영역에서는, 이러한 설명과 조정 기능이 정책실장 1인의 포괄적 역할 안에만 머물러서는 충분하지 않다. 이를 상시적으로 뒷받침할 전담 인력과 체계가 정책실장 책임 아래 함께 갖춰질 필요가 있다. 세제와 금융, 공급과 단속이 서로 충돌하지 않도록 조정하는 기능도 필요하다. 구체적으로는 자산경제 시대의 부동산·주식 관련 정책을 설명하고 조정할 수 있는 수석비서관급 참모 체계와, 가령 '국가자산정책위원회' 같은 대통령 직속 조정 장치를 생각해볼 수 있다.

​정책실장 1인의 포괄적 역할 안에만 머물러서는 충분하지 않다. 여기서 말하는 것은 대통령의 가치와 방향 메시지를 통제하자는 뜻이 아니다. 다만 세제·금융·감독처럼 시장가격과 자금흐름에 즉시 영향을 미치는 사안은 사실관계와 집행 가능성, 부처 간 정합성을 미리 맞추자는 뜻이다. 그래야 대통령의 메시지가 정책 목표와 수단, 부작용 관리, 정책 간 일관성 위에 놓이게 된다.

강한 발신 뒤에 더 정교한 정리와 조정이 따라붙으면, 직접 소통의 힘도 오래갈 수 있다. 가치와 원칙에 관한 메시지는 비교적 즉각적으로 나올 수 있지만, 세제와 대출, 금융감독처럼 민감한 내용은 관련 부처와 수치와 사실관계, 집행 가능성을 먼저 맞추는 절차가 필요하다. 후방 인프라는 이런 사전·사후 조정을 통해 대통령 메시지가 실제 정책과 집행으로 이어지도록 만드는 장치다.

이런 후방 인프라가 필요한 이유는 한국 경제의 작동 방식 자체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한국 경제는 생산과 소비가 돌아가는 실물의 흐름만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부동산과 주식 같은 자산시장의 움직임 역시 가계의 소비와 투자, 금융기관의 대출 태도, 기업의 자금조달 환경에 큰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오늘날 정책은 생산과 투자만이 아니라 자산가격과 기대, 가계의 대차대조표와 위험선호까지 함께 움직인다. 이런 경제에서는 정책 커뮤니케이션이 부차적인 수단일 수 없다. 시장이 정책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정책 효과가 커지기도 하고 약해지기도 하기 때문이다.

대통령의 SNS는 이제 부수적 소통 수단이 아니라 시장의 기대를 움직이는 핵심 정책 신호다. 특히 부동산처럼 기대가 가격을 좌우하는 시장에서는 대통령의 직접 소통 자체가 빠른 안정에 기여하는 중요한 요인이 될 수 있다.

다만 그 힘이 일회성 충격에 그치지 않고 지속 가능한 정책 효과가 되려면, 이를 논리와 제도, 집행으로 연결하는 후방 인프라가 함께 갖춰져야 한다. 대통령의 말이 실제로 시장을 움직일 만큼 강해진 만큼, 이제는 그 힘을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정책 효과로 바꿔내는 체계를 세워야 한다. 그것이 이번 부동산 SNS 국면이 남긴 가장 중요한 과제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의 전문은 피렌체의식탁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http://www.firenzedt.com/news/articleView.html?idxno=32877

필자 김용기는 연구단체 ‘생산과포용금융연구회’ 대표다. 금융과 자산경제, 생산적 금융과 부동산 정책의 관계를 꾸준히 연구해 온 정책연구자이자 <생산적 금융 – 3% 성장과 양극화 완화를 위한 금융 혁신 전략>의 저자다. 최근 아주대 교수에서 퇴직했고 공적자금관리위원과 국제금융센터 이사회 의장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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