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4.08 06:40최종 업데이트 26.04.08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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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보고하는 이종석 국가정보원장이종석 국가정보원장이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 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회(조작기소 국조특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기관보고를 하고 있다.남소연

'쌍방울 대북송금 조작 기소 의혹' 수사를 종합특검이 넘겨받은 가운데, 이 사건이 국가 공권력의 대표적 인권침해 사례인 '유우성 간첩조작 사건'보다 더 심각하다는 지적이 제기됩니다. 두 사건에서 국가정보원과 검찰이 멀쩡한 사람을 피의자로 만든 것도 경악할 일이지만, 쌍방울 사건은 대통령실까지 개입된 정황이 드러나서입니다. 대법원은 유우성 관련 사건에 대해 사상 처음으로 검찰의 공소권 남용을 인정한 바 있습니다. "국가권력에 의한 초대형 국정농단 사건"으로 특검이 규정한 쌍방울 사건은 '공소 취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유우성 간첩 조작사건은 탈북자 출신 서울시 공무원이던 유우성씨가 탈북자 신원정보를 북한 보위부에 넘겼다는 혐의(국가보안법 위반)로 2013년 구속기소된 사건입니다. 그러나 재판 과정에서 국정원의 협박·가혹 행위 등 인권침해와 증거조작·은폐 사실이 드러나 유씨는 결국 무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국정원은 당시 유씨의 동생을 협박해 "오빠가 간첩"이라는 허위자백을 받아냈고, 유씨의 북한 출입 자료를 허위로 만들어 법원에 증거로 제출했습니다. 당시 수사관들은 유씨에게 유리한 정황인 동생의 거짓말탐지기 조사 결과를 은폐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상황은 최근 국정조사에서 드러난 국정원의 쌍방울 사건 개입과 판박이입니다. 당시 국정원은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화영 부지사의 대북송금 의혹을 수사하던 검찰에 불리한 자료를 누락했다는 취지로 이종석 국정원장이 밝혔습니다. 쌍방울 대북송금이 김성태 전 회장의 주가조작과 해외원정 도박과 관련돼 있다는 첩보를 국정원이 확보하고도 재판에 제출되지 않은 문건들이 다수 발견됐다는 겁니다. 국정원이 검찰과 긴밀하게 소통한 정황도 확인됐습니다. 쌍방울 대북송금 조작 기소 의혹이 국정원과 검찰의 합작품이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셈입니다.

유우성 사건과 쌍방울 사건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난 검찰의 행태는 더 심각합니다. 유우성 사건에서 검찰은 국정원의 간첩 조작 행위를 방조하는 데 그치지 않고 '보복 기소'까지 자행했습니다. 유씨가 무죄가 나자 4년 전 기소유예 처분한 외국환거래법 위반 사건을 다시 꺼내 유씨를 기소했습니다. 재판부는 과거의 기소유예 처분을 번복할 사정이 없다며 공소를 기각했고 대법원은 이를 확정하면서 검찰의 공소권 남용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에서도 검찰의 공소권 남용 의혹은 점차 사실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최근 공개된 '박상용 검사 녹취록'에서도 검찰이 이재명 대통령을 엮기 위해 사건을 조작한 흔적이 확인됩니다.

대통령실 개입 정황 드러났다는 점에서 더 심각

이시원 전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이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순직해병 특검 사무실에 피의자 신분으로 세 번째 출석하고 있다. 2025-09-02이정민

쌍방울 사건이 유우성 간첩조작 사건과 근본적으로 다른 점은 대통령 윤석열의 개입 가능성입니다. 국가기관이 개입된 조작 사건이라도 유우성 사건은 국정원과 검찰 차원에 머물렀는데, 쌍방울 사건은 최고 권력기관인 대통령실이 직접 관여돼 있다는 점에서 상황이 중대합니다. 이시원 당시 공직기강비서관이 쌍방울이 돈을 건넸다는 북한 측 창구가 금융제재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정부의 유권해석을 바꾸도록 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이 기관이 금융제재 대상이 되면 이재명에게 더욱 큰 형사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로 보입니다.

공교로운 건 이 비서관이 유우성 간첩조작 사건의 수사 검사였다는 사실입니다. 이 비서관은 당시 사건의 책임을 지고 정직 1개월의 징계를 받았습니다. 국정원의 증거 조작 사실을 몰랐다는 이유로 솜방망이 처벌을 받았는데, 나중에 검찰과거사위는 검찰이 기록 위조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결론내렸습니다. 이런데도 윤석열은 검찰총장 때부터 심복이었던 그를 대통령실 내부 기강을 단속하는 자리로 영전시켰습니다. 이 비서관은 해병대 고 채수근 상병 사망사건 수사 외압에도 연루될 정도로 윤석열 비호에 앞장섰습니다. 쌍방울 사건에서 보인 그의 행동은 윤석열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보는 게 합리적입니다.

쌍방울 대북송금 수사는 윤석열의 지시에 따라 기획된 사건이라는 의심이 짙어지는 모양새입니다. 단순히 이화영 전 부지사에 대한 검찰의 '진술 회유' 의혹 차원에 그치리라 보기 어렵습니다. 대통령실이 중심이 돼 검찰과 국정원이 손을 잡고 정적인 이재명을 손보려 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사건을 이첩받은 특검이 희대의 조작 기소 사건에 대해 철저하게 진상을 규명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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