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프레데터 : 죽음의 땅> 스틸컷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아바타3>의 설리 가족과 달리, 야우차 종족의 가족관은 오직 힘의 논리가 지배한다. 그 점에서 전근대적이고 원시적이다. 지금 이란 침공에서 확인하는, 몰락하는 제국의 모습에서도 발견하는 점이다.
이런 태도는 야우차가 가진 고도의 문명 수준과 흥미로운 대비를 이룬다. 야우차는 약한 가족/부족 구성원은 제거한다. 경쟁에서 낙오한 자는 구해주지 않는다. 야우차 부족에게 "나약함을 용서하는 것은 나약함의 증거"가 된다. 나는 이런 장면에서 지금, 이곳의 현실에서 확인하는 힘의 논리와 불한당의 관점을 확인한다. 불한당에게 법과 윤리는 의미 없다. 오직 힘의 지배만이 중요하다.
주인공 덱은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야우차 부족에서 도태의 대상이다. 그는 체구가 종족 평균보다 기형일 정도로 작고 영화의 첫 장면이 보여주듯이 전투력도 모자란다. 한마디로 실패자(loser)이다. 덱은 자신의 가치를 부족에게 인정받기 위해 야우차 부족이 두려워하는, 우주에서 가장 위험한 행성으로 막강한 생명체인 칼리스크를 사냥하기 위해 떠난다.
<죽음의 땅>은 거기에서 덱이 겪는 위험과 싸움을 실감나게 보여준다. 그렇게 이야기를 구성하는 플롯, 서사, 캐릭터 설정, 주제 의식, 액션 구성이 모두 인상적이다. 특히 마지막 부분에서 덱이 복수를 이루고 자신의 독립성을 외치는 장면은 통괘하다. 이미지, 음향, 음악도 훌륭하다. 이미 알려진 시리즈를 뒤틀어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것이 어떻게 가능한지를 보여준다. 감독의 역량이다.
내가 특히 주목한 부분은 이런 모험을 통해 자신이 누구인지를 확인하고, 새로운 가족, 새로운 부족의 형성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야우차 족의 가치관에 따라 처음에 덱은 사냥을 포함한 모든 걸 혼자 힘으로 해결하려고 한다. 야우차 부족은 남의 도움을 받는 걸 수치로 여긴다. 이들에게 "감수성은 나약함"의 징표이다. 역시 지금, 이곳에서 많이 듣는 주장이다.
▲영화 <프레데터: 죽음의 땅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그러나 죽음의 행성에서 고난을 겪고, 거기서 만나게 되는 합성인간 티아(엘 패닝), 그리고 중요한 역할을 하는 귀엽지만 역시 출생의 비밀이 있는 생명체인 버드(티아가 붙인 이름이다)와 맺는 새로운 관계를 통해 덱은 점차 변화한다. 덱은 피로 맺어진 가족 혹은 부족이 아니라 자발적 의지와 선택으로 만들어지는 가족과 부족의 가치를 깨닫는다.
"늑대의 리더는 살육을 많이 해서가 아니라 무리를 잘 지켜줘서 리더"라는 티아의 말이 무슨 뜻인지를 덱은 깨닫게 된다. 티아는 "다른 생물체를 이해하려면 감수성이 필요하다"면서 감수성이 갖는 힘을 강조한다. 역시 자신과 다른 존재를 무조건 말살하려는 제국주의적 시각과는 반대되는 태도다. 그래서 서로 이질적 존재였던 덱, 티아, 버드가 구성하는 새로운 가족과 부족의 탄생을 보여주는 영화의 결말이 도드라진다.
결국, 우리가 SF 영화에서 발견하고 다시 생각하게 되는 것은 지금, 이곳에서 인간이 살아가는 가족과 공동체와 사회의 모습이다. 국제 관계의 모습이다. 혐오와 적대와 말살의 시각이 아니라 이해와 협력과 공존이 우리를 사람답게 살게 만든다는 진실을 다시 확인한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