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케시마 자료실 입구
박은영
가장 눈에 띄는 곳에는 한국어 엽서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조치원 여자 중학교 학생들이 독도는 한국 땅이라 주장하며 보내온 엽서'라 쓰여있다. 엽서 옆에는 '다케시마 문제 연구원' 좌장이라는 시모조 마사오(下條正男)씨가 해당 학교로 보냈다는 답장도 함께 전시되어 있다. A4 사이즈 2페이지 분량의 편지였고, 일본어 원본과 한국어 번역본이 함께 전시되어 있었다.
시모조씨는 해당 편지에서 "한국 측이 독도를 한국 땅이라 말하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학생들에게 "타인의 의견에 맹종하지 말고, 자신의 눈으로 보고 확인해 생각하는 습관을 몸에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자못 훈계조로 말하고 있었다. 그의 답장은 "문헌 비판에 대한 성과나 보고를 엽서나 편지로 또 보내달라"로 끝맺고 있었다.
엽서 바로 뒤 공간에는 시마네현의 일본인 학생들이 한국의 '독도 체험관'을 방문한 내용이 전시되어 있었다. 한국 측 주장을 공부할 목적의 '수학(修學)여행'인가 싶어 들여다보니, "한국이 얼마나 열심히 독도 교육을 하고 있는지" 보고, "일본 외의 해외 방문객들을 의식한 전시가 얼마나 있는지 살펴보러 갔다"라고 적혀 있다.
학생들의 감상도 첨부돼 있었는데 "근현대 자료는 적고, 고지도와 일본 정부의 지령 등에 관해 잘못된 해석을 하고 있었다", "일본보다 예산이 넉넉한 것처럼 보여 일본 정부는 한국 측의 독도 교육에 위기감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라는 의견 등이었다.
착잡한 마음으로 아이들의 감상문을 읽고 있자니, 글자밖에 없는 전시가 지루한지 아이들이 그만 나가자고 성화다. 담당 직원은 "다음에 또 오라"며 아이들에게 기념품을 건넸다. 한때 독도에 서식했던, 일본인들의 과도한 포획으로 멸종한 바다사자가 그려진 스티커, 독도까지는 시마네에서 158km라 적힌 자석, '다케시마는 시마네의 보물, 우리 영토입니다'라고 적힌 볼펜 등이었다.
▲다케시마 자료관의 이모저모
박은영
'시마네의 보물'. 과연 그럴까? 시마네 사람들은 정말 독도를 자신들의 보물 같은 존재로 생각하고 있을까? 조용하다 못해 적막하기까지 한 자료실을 뒤돌아보며, 쉽사리 해결될 것 같지 않은 한일 간의 독도 '논쟁'이, 무의미한 '분쟁', 어리석은 '전쟁'으로 이어지지 않게 되기를 기도했다.
아이들 손을 잡고 자료관을 나섰다. 아이들에게 웃으며 인사하는 직원에게, 나도 미소 지으며 한국어로 "감사합니다"라 인사했다. 그는 짐짓 놀란 얼굴을 하더니, 이내 고개를 꾸벅 숙여 인사한다. 나 역시 마주 보고 정중히 고개를 숙였다.
밖으로 나오니 비는 그치고, 하늘은 말갛게 개어있었다. 자료실 입구로 젊은 남성 하나가 들어오는 것이 보였다. 방문객인가 싶어 유심히 바라보니, 그는 주차장에 만개한 벚나무 앞에서 사진 한 장을 찍고 돌아 나섰다. 시마네의 보물, '다케시마' 자료실에 눈길 한번 주지 않은 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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