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4.03 16:07최종 업데이트 26.04.03 16:07
  • 본문듣기
2일 해수부 부산 청사 인근에서 전재수 의원과 6.3 지방선거 출마 민주당 후보들이 걷고 있는 모습
2일 해수부 부산 청사 인근에서 전재수 의원과 6.3 지방선거 출마 민주당 후보들이 걷고 있는 모습임병도

지난 2일 해양수산부 부산청사 앞에서 전재수 의원의 부산시장 출마 선언이 있었습니다. 이날 청사 주변은 전 의원의 출마 선언을 지켜보기 위해 이른 시간부터 몰려든 민주당 당원들과 지지자들로 북적였습니다.

현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장면은 파란색 점퍼를 입은 6.3 지방선거 출마자들이 만들어낸 물결이었습니다. 다가오는 부산 지역 선거에 나서는 예비후보들 대부분이 현장을 찾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많은 인사들이 모여들었습니다. 이들은 앞다투어 전 의원 곁에 서서 함께 사진 찍기를 원했습니다. 전 의원과 출마자들의 모습만 보면 지방선거를 앞둔 부산 지역 민주당의 기세가 지난 선거와는 달라 보였습니다.


사실 부산 지역에서 민주당은 짧은 기간 동안 천국과 지옥을 모두 오간 뼈아픈 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난 2018년에 치러진 제7회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은 부산시장은 물론이고, 부산 기초단체장 16곳 중 13곳을 싹쓸이했습니다. 여기에 부산시의회 과반까지 차지하는 등 보수 텃밭에서 역대 최고의 압승을 거두며 기세를 올렸습니다.

하지만 영광은 길지 않았습니다. 민주당은 2022년 선거에서 부산시장을 비롯해 기초단체장 16곳 모두를 국민의힘에 내주는 등 참패의 굴욕을 맛봐야 했습니다. 당시 정치권 안팎에서는 "역시 부산은 바뀌지 않아"라는 비관적인 말까지 공공연하게 돌았습니다.

그러나 지난 대선 이후 부산의 정치 판도는 다시 한 번 크게 요동치고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 당선 이후 전국적으로 이어진 높은 지지율이 그대로 반영되면서, 전통적으로 보수 지지세가 강했던 부산 지역에서도 민주당이 국민의힘을 앞서는 이례적인 현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실제 여론조사 지표도 이를 뒷받침합니다. 지난 1일 <동아일보>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부산 지역 민주당 지지율은 41.5%로 국민의힘(33.4%)보다 높게 나타났습니다. 특히 부산시장 선거를 가정한 전재수 민주당 의원과 국민의힘 소속 박형준 현 시장의 양자 대결에서도 유의미한 결과가 나왔습니다. 전 의원이 43.7%의 지지를 얻어 27.1%에 그친 박형준 시장을 오차범위 밖 큰 격차로 따돌린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국민의힘 싫어서 기권하겠다는 분들도 적지 않다"

수정시장 앞에서 만난 부산시의원 선거에 나서는 김기탁 민주당 후보
수정시장 앞에서 만난 부산시의원 선거에 나서는 김기탁 민주당 후보임병도

이러한 여론의 변화는 실제 선거 현장을 뛰고 있는 예비후보들의 체감 온도와도 일치했습니다. 현장에서 만난 민주당 소속 김기탁 부산시의원 예비 후보는 "지역 어르신들 중 원래 보수를 지지하시던 분들이 이번에는 투표를 못 하겠다고 하시는 경우가 많다"라며 "국민의힘이 싫어서 기권하겠다는 분들도 적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김 후보는 "특히 60대 초중반 유권자들은 국민의힘이 아직 진짜 정신을 못 차렸으니 이번에 한 번 호되게 당해야 한다며, 그래서 이번에 민주당을 찍어주겠다고 하신다"면서 "현재 지역 주민들의 반응은 나쁘지 않다"라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우성빈 기장군수 후보 역시 비슷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우 후보는 현재 기장군 분위기를 묻는 질문에 "전반적인 여론의 분위기는 괜찮은 것 같다"라며 "예전에 상대 진영에 있던 분들도 많이 넘어와서 지금 우리를 도와주고 있는 상황이라, 과거 선거 때와 비교하면 물밑 민심의 온도 차이를 굉장히 많이 느낀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지지율 상승과 예비후보들이 느끼는 훈풍에도 불구하고, 부산 바닥 민심의 다른 한편에서는 거대 여당이 된 민주당을 향한 날 선 비판과 싸늘한 시선이 여전히 존재했습니다. 전반적인 분위기가 좋다고는 하나, 이날 출마 선언 현장 인근인 수정시장에서 직접 만난 한 상인은 180도 다른 입장을 보였습니다.

전 의원이 방문하고 돌아간 수정시장을 다시 찾았습니다. 전재수 의원의 모습을 지켜봤던 한 상인은 그의 출마에 대해 "우리는 아무 관심이 없다"라며 "우리는 무조건 깨끗하고 정직한 사람을 원하는데 전 의원은 그쪽이 아닌 것 같다"고 단호하게 선을 그었습니다. 특히 최근의 언론 보도 등을 언급하며 "남의 흉은 흉이고 제 흉은 흉이 아니냐"라며 전 의원을 꼬집기도 했습니다.

무엇보다 이 상인은 다수 의석을 차지한 민주당의 국회 운영 방식에 강한 불만을 토로했습니다. 그는 "우리 국민들이 계속 지켜보고 있는데, 민주당은 의석이 많다고 내 마음대로 이것도 통과, 저것도 통과시키며 일방통행을 하고 있다"면서 "아무리 못해도 서로 협상을 해서 줄 건 주고, 안 되는 건 안 된다고 받아들이는 정치를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어 "우리가 볼 때도 무조건 안 되는 것도 방망이를 치는데, 우리는 그 꼴을 못 본다"라며 "그래서 지금 돌아가는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국민의힘을 계속 지지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일방통행 민주당, 국힘 지지로 견제"... 바닥 민심 어떻게 품을까

부산시장 출마 선언을 마친 전재수 의원이 당원과 지지자, 민주당 후보들과 만나는 모습
부산시장 출마 선언을 마친 전재수 의원이 당원과 지지자, 민주당 후보들과 만나는 모습임병도

파란 점퍼가 만들어낸 기대감과 여론조사 지지율 역전 현상은 다가오는 6.3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에게 분명한 청신호입니다. 이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이 부산 민심을 뒤흔들고 있는 것도 분명한 사실입니다. 하지만 시장 상인의 말에서 알 수 있듯, 민주당에 대한 보수층의 짙은 반감과 견제 심리 또한 바닥에 단단히 깔려 있습니다.

전재수 의원과 부산 지역 민주당 후보들이 여론조사라는 숫자의 우위에 취하지 않고, 바닥 민심까지 어떻게 품고 설득해 낼 수 있을지가 이번 부산 지방선거의 최종 승패를 가를 핵심 변수가 될 것입니다.

*인용된 여론조사는 3월 28~29일 부산 거주 성인 남녀 804명을 대상으로 실시됐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포인트이며 응답률은 9.7%다. 휴대전화 가상번호를 활용한 무선 전화면접 방식으로 진행됐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독립언론 '아이엠피터뉴스'에도 실립니다.

6.3 지방선거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