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1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남북관계발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정부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북한 체제를 존중하고 흡수통일과 적대행위를 추구하지 않겠다"며 남북관계의 문을 다시 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19일 "이재명 정부의 목표는 평화공존 그 자체"라며 "평화공존을 수단으로 해서 상대를 어떻게 해보겠다는 생각은 우리 정책안에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흡수통일은 물론이고 적대적 의도 자체가 없으니 안심하고 대화에 나와 달라고 촉구한 셈이다.
그런데 바로 이 대목에서 한국과 조선의 엇갈림이 확연해진다. 이재명 정부는 '선의'를 강조하고 있지만, 김정은 정권은 '구조'를 바꿔 달라고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구조란, 조선의 주권을 인정하지 않는 한국 헌법의 영토조항과 국가보안법, 이북5도청 등을 말한다. 또 전쟁이나 "북한급변사태" 발생 시 흡수통일을 염두에 둔 한미연합사의 작전계획과 연합훈련, 그리고 한국 정부의 행정계획인 '충무계획' 등을 가리킨다.
김정은 정권이 말하는 '적대적 두 국가론'은 역대 한국 정부의 성향과 관계없이 상기한 내용들이 불변이었고 앞으로도 바뀔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판단에 기초하고 있다. 이는 거꾸로 우리가 가능한 것부터 상기한 내용을 하나둘씩 바꿔나가는 것이 대북정책의 효능감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것을 말해준다. 우리가 남북관계의 활로를 모색하기 위해서는 조선을 국가로 인정하는 과정을 밟아나가는 것 이외에는 마땅한 방법이 없는 현실이기에 그러하다.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조선을 국가로 생각하는 비율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의 '통일의식조사'에 따르면, 2023년 49.9%, 2024년 52.1%, 2025년 54.5%로 3년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2025년 조사에서 통일을 지지한다는 사람 가운데 65.4%가 조선을 국가로 인식한다고 답하기도 했다. 한국리서치의 2024년 여론조사에서도 전체 응답자의 68%가 한국과 조선은 별개의 국가라고 답하기도 했다.
조선을 국가로 인정하자는 것이 통일을 포기하자는 취지도 아니다. 서로가 주권을 존중하면서 평화공존의 질서부터 만들고, 교류 협력을 통해 '사이좋은 이웃'이 되어가며, 미래 세대가 지금보다 좋은 여건에서 평화통일을 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보자는 취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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