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지원이종협동조합연합회 총회임신화 꿈고래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겸 발달장애지원이종협동조합연합회 회장(왼쪽에서 5번째)이 연합회 총회 후 사진을 찍고 있다
임신화
- 3년 차에 접어든 이종연합회, 문제점이나 애로사항이 있는가?
"연합회는 개별 사업을 잘 지원하는 동시에 법 개정이나 새로운 서비스 개발에 있어 교섭단체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해외의 경우 이런 종류의 연합회들에 각 협동조합의 사회적 목적을 달성하는 걸 돕기 위한 다양한 기능이 있다. 독일에는 감사 기능이 있고 이탈리아의 경우 사회적 협동조합이 지자체에 서류를 내기 전 승인을 내주기도 한다. 의료사회적협동조합들과 같은 다른 사회적 협동조합에 비해 아직 한국에서는 장애 관련된 협동조합들이 아직 굳건히 자리잡고 있다고 말하긴 어렵다.
연합회 차원에서 거대한 틀에서 어떤 법을 바꾼다기보다는 좀 더 원활하게 이들 협동조합이 지역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목소리를 내고 있다. 장애인권리보장 관련법에 의거해 주간활동, 방과후 활동 같은 새로운 서비스가 많이 생겨났는데, 여타 복지관과 같은 기관에 비해 사업하기에 조건이 열악하다. 이런 사정을 국회의원 등을 만나 전달하기도 했다. 현재 개정된 법도 한 가지 있는데, 용혜인 의원(기본소득당)에게 요청했던 내용으로 발달장애학생 방과후 활동 서비스에 없던 1:1 집중 서비스가 4월부터 생긴다."
- 앞으로 바뀌었으면 하는 법이나 정책이 있는가?
"발달장애인 활동 지원사 양성이 따로 있어야 한다. 현재 지원사들은 40시간 동안 교육받고 현장에 투입되는데 여기서 문제점은, 타 장애에 비해 발달장애인은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지 않아 섬세한 욕구 파악이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발달장애인들에게 맞는 활동지원이 제공되기 어렵다. 장애인 활동 지원은 당사자의 삶에 매우 중요한데, 판정표에 배정되는 활동지원시간 또한 매우 적다는 것도 문제다. 이에 대해 계속 이의를 제기했지만 개선되지 않고 있다.
아들 동현이의 예를 들자면 활동지원시간으로 월 120시간이 배정되는데, 학교를 졸업했기 때문에 그나마 20시간은 주간활동지원서비스에 써야 한다. 실질적으로 100시간만 일할 활동지원사를 구하기가 어려운 거다. 앞으로 발달장애인 활동지원에 대한 공청회나 토론회를 자주 열어 이러한 사태를 해결할 방안을 제안할 계획이다."
- 사회에 나가는 발달장애인의 모습이 조금씩 보이고 요즘엔 공중파 연애프로그램(몽글몽글 상담소)도 보이고 있다. 이러한 발달장애인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체감하는가?
"해당 프로그램을 제대로 본 적은 없지만, 공중파에서 이런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방송하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고 감사하다. 작년 가족여행으로 강릉에 있는 동생의 집에 갔는데, 아들이 뛰어서 아랫집에서 올라오시더라. 사과드렸더니 그분이 '자폐라고요? 그렇다면 이해가 가네요'라고 하시더라. 이전까지는 자폐를 모르는 이들도 많고, 공공장소에서 동물원 원숭이 보듯이 쳐다보는 이들도 수두룩했다.
우리끼리 우스갯소리로 총 중 가장 무서운 총이 눈총이라고 한다. 점점 동네에서 만날 수 있는 비장애인들이 자폐인을 보다 자연스럽게 대하고 눈총도 줄어들고 있다. 몇 년 전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와 같은 미디어 콘텐츠의 영향도 있지만, 무엇보다 당사자가 길거리에 많이 다니고 지역사회에서 비장애인들과의 접촉을 통해 자연스레 인식 개선이 된다고 생각한다."
계속 앞으로 나아가는 '진격의 임여사'

▲임신화 꿈고래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임신화 꿈고래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겸 화성사회적경제네트워크 대표가 2025년 화성 사회적경제 기념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임신화
- 이전에 겪었던 발달장애인에 대한 차별, 편견 중 가장 기억나는 건 무엇인가?
"어린이집, 유치원에 다닐 땐 입학 며칠 만에 '이럴 줄 몰랐다'며 거부 당하는 바람에 유아교육기관을 여러 차례 옮겨 다녔다. 울기도 울었지만 그런 일을 계기로 엄마가 단단해져야겠다고 다짐하고, 아이의 초등학교 입학 이후부턴 명확하게 권리를 주장할 수 있게 되었다. (실제로 임 이사장은 자녀들 초등학생 때 협동조합을 설립했다)"
- 10년간 바뀌었다고 느끼는 것은 무엇인가?
"10년간 개인과 꿈고래 조직 모두 성장했다고 느낀다. 과거의 '인간 임신화'는 내 아이를 생각하면 눈물만 흘리고, 불면과 우울을 겪기도 했다. 그러나 대학원(사회적 경제 경영)도 졸업하고 협동조합을 만들면서 많은 성장을 이루었다. 이전까지 조합에서 내 월급을 줄 수 있을 만큼의 운영이 되지 않았는데, 지금은 급여를 받을 수 있을 만큼의 규모가 됐다. 현재는 화성, 수원시에서 발달장애 관련 새로운 서비스를 도입할 때 꿈고래의 자문을 받으신다. 그런 점도 성장의 증거라는 생각이 든다."
- '진격의 임여사'라는 별명은 누가 붙여줬나? 진격하는 힘은 어디에서 얻는지?
"스스로 붙였다! 꿈고래에서 장애인 자녀를 가진 조합원들에게 자신과 자녀의 별명을 지으라고 하는데, 그때 만든 별명이다. 발달장애를 가진 아이들을 키우며 앞으로 나아가려면 '진격'을 할 수밖에 없다고 느꼈다. 사람들이 잘 어울린다고 하더라. 진격하는 힘이라… 여전히 퇴근 후 저녁에 아이들과 보내는 시간에서 힘을 얻는다. 딸을 목욕시켜 주는데 이렇게 살을 부대끼는 시간에서 힘을 얻는다. 아이들을 돌보는 것이 힘들지만, 힘듦을 이겨낼 수 있는 힘도 결국 아이들로부터 나온다."
요즘 돌봄의 미래와 AI 연결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하지만 돌봄의 틈새를 메우는 건 AI가 아니다. 임신화 이사장과 같이 지역에서 발달장애인을 직접 사회와 만나게 하는 사람들이 틈새를 메운다. 임 이사장은 자신의 자녀가 처한 상황에서 시작해, 다른 부모들을 도와주는 일로, 더 나아가 지역의 사회연대경제 활성화까지 일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그에게 "건강은 어떻게 돌보시냐"고 물었다. 그는 "사실 내 건강은 관리 안 하고 있다"며 올해는 꼭 건강검진을 받겠다고 말했다. 자신을 돌볼 틈 없는 그가 올해는 꼭 자신의 건강을 돌볼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