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3.19 17:47최종 업데이트 26.03.19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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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 돌리는 장동혁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왼쪽)가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송언석 원내대표와 대화하고 있다.남소연

국민의힘이 막말과 비하로 또다시 얼룩지고 있다. 하루 사이에 '호남 비하' '지방(대구) 비하' '노인 비하' 논란이 연달아 터졌지만, 하지만 당은 이를 전혀 정리하지 못하고 있다. 당사자 사과는커녕 징계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사실상 당 지도부가 방치하며 묵인하는 모양새이다.

"전라도의 못된 버릇"에 "가슴 아프다"라는 이정현

이정현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은 19일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마음 아프다. 그리고 속상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저는 41년간 정치를 해왔고, 내가 41년 동안 사랑했던 당에서 적어도 어떤 당직을 맡아도 지역을 넘어서 그 당직을 수행할 수 있는 염치가 있는 사람"이라고 자평했다.

이 위원장은 "불모지 호남에서 1995년부터 광주시의원선거부터 시작해서 전남도지사 후보 선거까지 저는 전국정당이라고 하는 그런 명맥을 꼭 잇고 싶어서 어려운 지역에 가서 피눈물 흘리면서 많은 어려움을 당하고 겪었다"라며 "우리 당에서 내가 심부름할 수 있는 당직이 있다면 출신과 관계 없이 할 수 있는 염치가 있는 사람"이라고 반복했다.

"그런 이야기를 들었을 때 많이 마음이 아팠다.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라며 "적어도 그런 식으로 저를 비난하거나 공격할 자격이 있는지 되묻고 싶을 정도로 가슴이 아팠다"라고도 덧붙였다.

6.3 지방선거 충북지사 국민의힘 공천에서 컷오프(공천 배제) 통보를 받은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 항의 방문하고 있다.유성호

이 위원장의 발언은 김영환 충청북도지사와 주호영 국회의원의 발언에 대한 반박으로 보인다. 김영환 충북지사는 본인이 '컷오프(공천배제)' 대상이 된 데 반발해 본인의 페이스북에 "전라도의 못된 버릇과 배신자의 최후를 보게 할 것"이라고 썼다가 이를 수정했다(관련 기사 : 국힘 1호 컷오프 김영환, 이정현에 "전라도 못된 버릇" 지역 비하 https://omn.kr/2hf2k).

대구광역시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역시 '컷오프'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는 주호영 의원 역시 같은 맥락에서 지적을 받고 있다. 주 의원은 지난 17일, 자신의 SNS에 "호남 출신인 당신이 대구를 얼마나 안다고, 대구를 얼마나 만만하게 봤기에 이런 식으로 대구의 중진들을 짓밟느냐"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타향 출신 공관위원장이 지역 사정을 잘 모르면서 특정 후보를 밀고 있다는 뉘앙스의 비판이었다. 그러나 '호남 출신'임을 부탁해 언급한 것 자체가 맥락적으로 부적절하다는 질타가 나오고 있다.

대구시장 출마를 선언한 주호영 의원이 당 안팎에서 중진 의원 컷오프 가능성이 거론되자 이정현 공관위원장과 이진숙 전 방통위원장, 장동혁 대표를 싸잡아 비난헸다.조정훈

비하의 대상은 '호남'만 된 게 아니었다. 대구시장 공천 논란의 한가운데 있는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은 반대로 '대구' 지역 비하 논란에 직면했다. 그의 선거운동을 공공연하게 돕고 있는 고성국씨는 지난 16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올린 영상에서 "이미 옛날 이야기가 됐지만 '이진숙, 서울시장에 출마시켰어야 되는데' 이런 이야기를 다시 한다니까"라고 말했다. 이 전 위원장은 "감사한 말씀"이라고 화답했다.

고씨가 이 전 위원장을 지방인 '대구'시장이 아니라, '서울'시장 후보감이라고 상찬하는 맥락인데, 사실상 같은 광역자치단체장의 '급'을 나눈 셈이라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장예찬 노인 비하 논란... 당 대표가 판단할 부분이라더니 "최고위 논의 없었다"

장예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이 보수논객인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와 양승훈 <조선일보> 주필을 향해 "이 늙은이들이 제정신인가"라고 발언해 논란이 불거졌다.Youtube '여의도너머' 갈무리

과거에도 잦은 구설에 시달렸던 장예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은 '노인' 비하 논란을 자초했다. 지난 16일 유튜브 채널 '여의도너머'에 출연한 자리에서, 그는 "'이 늙은이들이 제 정신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라고 언성을 높였다.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와 양상훈 <조선일보> 주필 등 '오세훈-한동훈-이준석' 연대를 주장하는 보수 진영 일각의 직격한 것이다.

현장에서 지적이 나왔음에도, 장 부원장은 "이게 무슨 어르신 비하냐? 노인이 젊은이를 비하한 것"이라고 물러서지 않았다(관련 기사 : 장예찬, 조갑제 향해 "이 늙은이들이 제정신인가" 발언 논란 https://omn.kr/2hfa4). 이후 YTN라디오 '김준우의 뉴스 정면승부'에서 '유감'은 표했지만, '사과'는 하지 않았다. 장동혁 국민의힘 당 대표가 당직자들을 향해 언행에 주의하라고 공개적으로 경고한 지 불과 며칠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나온 발언이다(관련 기사 : '휴전 선언'한 장동혁 "선거까지 징계 정지"... 오세훈 공천 신청할까 https://omn.kr/2hc30).

당의 대처도 비판받고 있다. 해당 논란이 언론의 주목을 받자, 박성훈 당 수석대변인은 18일 기자들에게 "발언의 취지와 맥락을 떠나서, 그 발언이 노인 비하로 받아들여진다면 그 자체가 적절하지 못하고 신중하지 못한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박 대변인은 장 부원장을 향해 "당직자로서 하지 말아야 할 부적절한 말"이라며 "특히 지방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당직자의 경우에는 발언도 조금 더 신중하고 처신에 주의를 기울어야 할 필요가 있다"라고 꼬집었다. 하지만 막상 인사 조치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 부분은 당 대표께서 판단할 부분"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발언의 취지와 맥락을 아직 들여다 보지 못 했다"라며 유보적인 태도를 취한 것이다.

하지만 정작, 당 대표가 주관하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징계 논의는 전혀 없었다. 19일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관련 질문이 나오자 "별도로 그 부분이 논의되지 않았다"라고 짧게 답했다. 당 일각에서 '인적 쇄신' 대상으로 지목된 인물이 또 문제적 발언을 했음에도 아무런 개선 의지를 지도부가 보여주지 않은 것이다.

6.3 지방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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