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 돌봄의 공백을 채우는 것은 결국 친정 혹은 시댁 어머니의 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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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애들 방학 때죠. 하루는 친정엄마가 자기 집에서 우리 집까지 하루에 네 번도 왔다 갔다 하셨대요. 애들 셔틀 하느라고. 그러니까 뭐 애한테도 미안하고, 친정엄마한테도 할 말이 없고… 애가 초등학교 3학년 되면 방학 때 돌봄도 없어지니까 회사 다니려면 두 달짜리 방학을 버텨낼 재간이 없어요."
이처럼 현직 엄마는 전직 엄마에게 미안함을 느껴야 하는 구조다. 그리고 전직 엄마는 현직 엄마인 딸이 안쓰러워 어쩔 수 없이 돌봄을 맡는다. 이 역할을 자발적으로 선택한 사람은 거의 없다.
문제는 조부모 돌봄이 결국 체력 문제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동일 연구 결과 손자녀를 돌보는 조부모의 72%가 체력적 어려움을 호소했고 45.%는 돌보다 다치거나 병이 난 경험이 있었다. 0~1세 영아를 돌보는 할머니의 55%는 "그만두고 싶다"고 생각했다.
여성 노인은 손자녀 돌봄뿐 아니라 배우자 등 가족까지 돌보는 다중 돌봄을 더 많이 맡는다. 그러다보니, 신체적·정신적 건강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 역시 남성 노인보다 여성 노인에게서 더 크게 나타났다. 그럼에도 돌봄이 계속되는 이유는 단 하나였다.
"부모 퇴근 전까지 돌봐줄 사람이 없어서."
워킹맘의 커리어 문제는 결국 여성 노인의 건강 문제로 이어진다. 일하는 딸의 비용이 어머니의 몸으로 전가되는 구조다.
정부와 지자체는 황혼육아 문제를 수당으로 보완하려 한다. 현재 일부 지자체가 지급하는 손자녀 돌봄수당은 월 20~30만 원 수준이다. 하지만 조부모들이 생각하는 적정 수당은 월 107만 원. 실제 자녀로부터 받는 금액도 평균 77만 원에 그쳤다.
외교관 친구가 딸에게 했던 말.
"여자는 공부해봤자 소용없다."
그 말은 체념이 아니라 이 숫자들을 온몸으로 살아낸 사람의 선언이었다.
숫자가 말하는 워킹맘의 수업료
2024년 국가데이터처 임금·근로 일자리 소득 분석 결과, 여성 직장인의 중위소득은 35~39세 311만 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40대부터 200만 원대로 떨어진다. 출산과 육아로 노동시장을 떠났다가 돌아온 여성의 임금은 이전 수준으로 돌아오지 않는다.
반면 남성은 45~49세까지 479만 원으로 계속 상승한다. 45~49세 남녀 중위소득 격차는 213만 원으로 남성 479만 원, 여성 266만 원이다. 70세 이상이 되면 격차는 더 커진다. 남성 166만 원, 여성 58만 원.여성은 남성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여성의 출산 및 육아기 커리어 공백은 결국 노년여성의 빈곤으로 이어진다. 이 사실을 알기 때문에 많은 여성이 출산 자체를 포기한다. 연구기관은 경력단절에 대한 두려움이 출산율 감소의 약 40%를 설명한다고 분석했다.
한국은 1992년 OECD 가입 이후 33년 동안 단 한 번도 '성별 임금 격차 1위' 자리를 다른 나라에 내준 적이 없다. 2024년 기준 성별 임금 격차는 24%. OECD 평균 11.3%의 약 2.6배다.
워킹맘의 수업료는 개인의 임금 손실에서 끝나지 않는다. 그 비용을 사회 전체가 나눠 내고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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