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2.20 15:34최종 업데이트 26.02.23 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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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조연설하는 이세돌 교수이세돌 교수가 20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오마이뉴스 창간 26주년 기념 글로벌 오마이포럼 2026 'AI 권력의 시대 - 인간다움과 민주주의의 미래'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이정민


현재까지 인공지능에 이겨본 유일한 인간인 이세돌 교수(전 바둑기사, 현 울산과학기술원 특임교수)가 "인공지능 시대라지만 인간의 개성, 감정, 스토리는 여전히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알파고(구글 딥마인드가 제작한 바둑 프로그램)를 상대로 세기의 대결을 벌여 1승 4패를 한 후 2019년 바둑기사를 은퇴하고 보드게임 제작자 겸 교수가 된 그는 20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오마이뉴스 창간 26주년 기념 글로벌 포럼 'AI 권력의 시대: 인간다움과 민주주의의 미래'에 연사로 나서 "알파고 때 이미 AI가 할 일과 인간이 할 일이 나뉘어졌다"라며 "기준을 정하고, 방향을 정하는 등 마지막을 정하는 건 결국 인간"이라고 말했다.

자신의 바둑 인생으로 강연을 시작한 그는 세기의 대결이었던 알파고와의 대국을 회상하며 "대결을 앞두고 알파고의 5개월 전 기보를 보니 다른 점은 있으나 저와 대국하기에는 많이 부족해 보여 준비를 잘 하지 않았다"라며 "(그런데) 5개월 전 기보라는 게 아무 의미가 없다. 5개월 후에 알파고가 어느 정도 올라올지가 중요한 건데 과거만 보고 판단해 버린 것이다. 우리는 이런 실수를 반복하는 것 같다. 미래를 봐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기조연설하는 이세돌 교수이세돌 교수가 20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오마이뉴스 창간 26주년 기념 글로벌 오마이포럼 2026 'AI 권력의 시대 - 인간다움과 민주주의의 미래'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이정민

그는 "이제 바둑에서 사람이 AI를 이길 수 없다, 바둑만이 아니다, AI가 각 분야를 차지하고 있다"라고 현 상황을 짚은 뒤 AI를 이길 수 없지만 AI 시대를 살아가는 법으로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을 할 것을 주문했다. 그가 강조한 것은 바로 개성, 감정, 스토리다.

"지금 바둑기사들은 AI에게 배운다. 그렇다면 과거 명승부를 펼친 대국은 의미가 없는 걸까? 그 대국에는 많은 이야기들이 있다. 난 그것에 값어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AI 바둑에 개성, 감정, 스토리가 있나. AI에는 단지 기술만이 있다. 이건 바둑만이 아니다. AI가 각 분야를 점점 차지하고 있는데 그 안에 개성, 감정, 스토리는 없다. 음악, 미술, 문학에 AI가 도입되지만 그 안에 개성, 감정, 스토리는 없다."

이 교수는 얼마 전 자서전을 쓸 때 느낀 점을 말하며 "글도 AI가 쓴다는데 책을 써보니 아니더라"라며 "나만의 개성을 담아서, 감정을 담아서, 내 이야기를 써내려갔다, 이건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난 AI 찬성론자"라며 "준비만 철저히 한다면 AI 시대를 살아갈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세돌 교수는 <시사IN> 인터뷰(2025.09.12 "알파고 신의 한 수? 바둑 철학에 위배되는 수였다")에서 바둑기사를 은퇴하고 보드게임 제작자가 된 배경에 대해 "'바둑의 보급이 사실상 힘들겠구나, 소수 인원만 하겠구나' 생각해서 만든 게 '그레이트 킹덤'이라는 바둑 기반의 보드게임이다. 바둑의 정신을 담되 진입장벽을 낮췄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이 교수는 지난해 2월 울산과학기술원 기계공학과 특임교수로 임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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