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6일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의 대통령비서실과 국가안보실, 대통령경호처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남소연
이는 논란의 소지가 있는 발언이다. 우선 이재명 정부의 공식 입장은 '동결→감축→폐기'로 이어지는 '단계적 비핵화'이다. 그런데 위 실장의 발언은 이와는 결이 달라 오해를 낳을 소지가 있다. 더구나 "운명의 여신의 옷자락"을 잡을 수 있는 역량 축적을 강조하면서 독일 사례를 들었는데, 이 역시 부적절하다. 이 대통령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흡수통일 불추구"를 강조하고 이를 정부의 대북정책 3원칙의 하나로 공식화했는데, 위 실장의 발언은 이와 결이 다르게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용성과 전문성은 냉철한 현실 인식에 기반을 두어야 한다. 현실 인식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하지만 미국의 국방정보국(DIA)도 강조한 것처럼 "북한은 동북아시아의 미군과 동맹국을 위협하는 수단을 보유했고, 미국 본토를 위협할 수 있는 능력을 계속 강화함에 따라 수십 년 사이 가장 전략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섰다."
또 여러 가지 지표와 상황을 종합해 보면, 경제난과 외교적 고립에서도 빠르게 탈피하고 있다. 러시아는 조선(북한)의 핵 보유를 사실상 인정했고 중국은 묵인했다. 미국 조야에서도 비핵화는 '미션 임파서블'이라며 군비통제에 방점을 찍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재명 정부가 비핵화를 포기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나는 '무음' 처리하는 게 현명하다고 생각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필자의 생각이다. 하지만 위 실장이 비핵화 접근법으로 "예기치 않은 요소"와 "상황"을 거론하면서 이에 대한 대비와 역량 축적을 강조한 것은 실용적이지도 전문적이지도 않다.
더구나 정부는 북미정상회담 성사를 위해 '페이스메이커'를 자처하고 있다. 그래서 북핵 문제에 대한 단계적 접근을 주장하거나, 한미연합훈련 및 대북 제재에 있어서 유연성을 발휘해야 한다는 주장은 이념에 경도된 것도, 아마추어리즘도 아니다. 오히려 북미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실용적이고도 전문적인 주장에 가깝다.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내의 이견은 불편한 현상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현상이자 조율해야 할 대상이다. 참모 간에 조율이 어렵다면 숙의한 내용을 보고하고 대통령이 현명한 판단을 내릴 수 있게 도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정책적·전략적 이견이 감정 다툼으로 번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게 바로 외교·안보를 총괄하는 국가안보실장의 역할이다. 복합적인 위기와 다양한 도전에 직면한 한국의 역량이 안으로부터 유실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드리는 고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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