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공시시스템(DART)에서 공시통합검색 중대재해 관련 공시 검색 결과
정보공개센터
그동안 중대재해 정보는 수사와 재판이 모두 끝난 후에야 공개되어, 사고 발생 시점으로부터 3~4년이 지나서야 뒤늦게 확인할 수 있었다. 이제 상장기업의 경우 전자공시시스템(DART)에서 발생 당일부터 확인이 가능하다.
DART 공시통합검색에서 '보고서명'으로 검색 구분을 선택한 뒤 중대재해를 입력하고 관련 공시항목을 모두 선택하면 최근 공시된 상장회사의 중대재해 내역과 보고서를 볼 수 있다. 고급 검색 메뉴에서 '중대재해'를 직접 입력해 검색하는 방법도 있다.
공시 내용에는 재해 발생일자 및 장소, 재해 유형, 피해 규모(사망자·부상자 수), 발생 개요, 회사의 조치사항 등이 포함된다. 관심 기업을 '관심종목'으로 등록하면 중대재해 공시가 올라올 때마다 알림을 받을 수 있어, 지속적인 모니터링도 가능하다.
공시 대상은 산업안전보건법상 중대재해(사망자 1명 이상, 3개월 이상 요양 필요 부상자 2명 이상 등)를 고용노동부에 보고한 경우와, 법인 또는 임원이 중대재해로 형사처벌을 받은 경우다. 상장사의 자회사·종속회사에서 발생한 경우도 모회사가 공시해야 한다. 다만 이 제도는 2025년 10월 20일에 시행됐기 때문에 그 이전에 발생한 재해는 확인할 수 없다.
시민들이 만들어 낸 성과, 실질적 변화는 이제부터
이러한 제도 변화는 시민사회의 끈질긴 요구가 만들어 낸 성과다.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는 2023년 중대산업재해 발생 기업 명단에 대해 정보공개청구를 했지만 비공개 결정을 받았다. 이에 행정소송을 제기해 2025년 10월 승소했고, 고용노동부는 2년 8개월 만에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중대재해가 발생한 730개 기업의 명단을 공개했다. (관련 기사 :
그동안 정부가 비공개한 문제적 기업들, 처음으로 공개합니다 https://omn.kr/2g2tg)
정보공개센터는 '일하다죽지않을직장찾기' 플랫폼을 운영하며 시민 누구나 중대재해 정보를 볼 수 있도록 자료를 공개하는 한편, 4500여 명의 서명을 모아 산업재해 정보공개 확대 및 구인구직 시 산업재해내역 공시 등 제도 개선을 요구하기도 했다.
상장사들의 산재 공시와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은 분명 큰 진전이지만 여전히 한계는 남아있다. 상장사와 그 종속회사는 전체 기업의 극소수에 불과하다. 대부분의 중소기업과 하청업체에서 발생하는 중대재해는 여전히 즉시 공개되지 않는다.
고용노동부가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매년 공표하는 '산재 다발 사업장 명단'을 살펴보면 사망만인율(노동자 1만 명당 사망자 수)이 높은 사업장 329곳 중 대다수는 '50인 미만'의 소규모 건설업체에 해당한다. 하지만 산재 다발/은폐 사업장 명단은 형이 확정된 이후 공표하기 때문에 소규모 회사들은 사고가 아무리 반복되어도 최대 6~7년까지 공개되지 않는 문제가 여전한 상황이다.
이번 산안법 개정에 따라 신설되는 안전보건 현황 공시도 추후 만들어질 시행령에 따라 의무 기업의 범위가 달라지는데, 고용노동부의 업무보고에 따르면 우선 500인 이상 기업에만 해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재해조사보고서 공개 역시 "공소 제기 이후"에 공개한다는 원칙 때문에 불기소 결정이 나면 공개되지 않을 수 있는 문제가 있다.
때문에 앞으로 소규모 기업들에 대한 중대사고 발생 공표 시기를 앞당기고, 종합적인 안전보건 공시 대상 역시 적어도 50인 이상의 사업장으로 확대해 나갈 필요가 있다. 또한 재해조사보고서는 기소 여부와 관계없이 산업현장의 안전보건을 위해 공개되는 방향으로 개선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법 개정과 지침에 따른 공시가 형식에 그치지 않고 실제 기업들의 안전관리 강화와 사고 감소로 이어질 수 있도록 공시 내용과 제도 운용의 실효성을 계속해서 모니터링 해야 할 필요가 있다.
중대재해 정보공개는 단순히 알 권리 보장에 그치지 않는다. 구직자에게는 안전한 일터를 선택할 권리를, 재직자에게는 자신의 일터를 더 안전하게 만들 근거를, 유가족에게는 진실을 알고 재발을 막을 힘을 제공한다. 2026년 본격적으로 작동하기 시작하는 한국의 중대재해 정보공개 체계가 일하다 죽지 않는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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