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외레스타드 고등학교덴마크 행복사회의 비결을 찾아 떠난 오마이뉴스 꿈틀비행기 20호가 덴마크 현지시각으로 지난 1월 23일 금요일, 코펜하겐에 있는 외레스타드 고등학교(Ørestad Gymnasium)를 찾았다. 코펜하겐에 자리한 이 공립 고등학교는 학생 중심의 공간 설계를 통해 새로운 교육 환경을 제공해왔다.
곽우신
이 학교는 다양한 방식으로 교실의 '벽'을 없앴다. 벽면 전체를 유리창으로 만들거나 교실을 원형 구조로 설계해 벽을 없앴다. 아예 벽을 없앤 토론실과 실험실이 있었고 가벽 형태로 만들어 학생들이 자유롭게 공간을 변형할 수 있도록 한 교실도 있었다. 참가자들이 방문한 이날에도 학생들은 다가올 학교 행사를 위해 열심히 '벽 없애기'에 분투하고 있었다.
음악 발표회를 앞두고 학생들은 체육관을 공연장으로 바꾸고 있었다. 이들은 가벽을 옮겨 내부 공간을 넓혔고, 직접 무대 조명과 음향 장비를 설치했다. 학교에 남는 책상과 의자를 모아 객석까지 만들었다. 물론 그 과정이 마냥 순조롭지만은 않아 보였다. 일부 학생들은 의견을 나누다가 서로 답답한 듯 몸짓을 취하기도 했고, 복도를 오가며 소음이 시끄럽다는 이들도 있었다. 하지만 교사들은 이 모습이 일상인 양 익숙한 표정으로 이들을 스쳐 지나갔다.
이처럼 학교는 벽을 없애 학생들에게 타인과 부딪힐 기회를 주었다. 한 학생은 처음 학교에 입학했을 때 "낯설고 시끄러워서 힘들었다"라고 진솔한 고백을 들려줬다. 모든 학교 공간이 개방된 탓에 어디를 가든 다른 학생과 쉽게 마주쳤고, 대화 소리가 고스란히 전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함께 생활하며 발생하는 소음에 적응하는 법을 배웠다"라고 말했다. 이제 그는 개방된 공간에서 타인과 토론하는 것도, 강의실 유리 벽 건너 친구와 인사하는 것도 익숙해졌다. 수업에 집중하다가 복도에서 잡음이 들려도 더는 시끄럽게만 들리지 않는다. 경계를 허문다는 건 타인의 허물까지 받아들인다는 의미다. 외레스타드 학생들은 벽 너머의 소음을 포용하는 방식으로 공존을 배워가고 있었다.
내가 덴마크 학생들에게 '벽'을 느낀 이유

▲덴마크 외레스타드 고등학교덴마크 행복사회의 비결을 찾아 떠난 오마이뉴스 꿈틀비행기 20호가 덴마크 현지시각으로 지난 1월 23일 금요일, 코펜하겐에 있는 외레스타드 고등학교(Ørestad Gymnasium)를 찾았다. 코펜하겐에 자리한 이 공립 고등학교는 학생 중심의 공간 설계를 통해 새로운 교육 환경을 제공해왔다.
곽우신
학교 공간도, 교실 책상도 자신들이 원하는 대로 설계하는 학생들에게 '인생 설계' 또한 당연히 자신의 몫이었다. 학교에서 어떤 과목을 수강할지, 이곳을 졸업한 후 어떤 진로를 선택할지 여러 생각을 내놓던 덴마크 학생들을 보며 꿈틀비행기 참가자들도 자연스럽게 저마다의 질문과 고민을 꺼냈다. 그렇게 만들어진 대화의 장에서 뜨거운 주제는 'K-고등학생'이었다.
덴마크 고등학생들도 한국 고등학교의 악명(?)을 익히 들은 듯했다. "한국 학생들은 학교에서 엄청 오래 공부한 다음에 또 학원을 간다고 들었다"라는 덴마크 학생들의 말에 참가자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어 "덴마크 고등학생들도 학원에 가냐"는 질문을 던지자, 이들은 "더 배우고 싶은 것이 있다면 학원에 갈 수도 있을 것"이란 대답을 내놨다.
한국 사교육을 두고 대화를 이어갈수록 덴마크 학생들의 표정은 점점 아리송해졌다. 한국 사회에서 사실상 의무 교육에 가까운 사교육의 개념과 입시 경쟁을 설명하던 나까지 말문이 막혔다. 아, 덴마크 학생들은 한국 교육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정확히는 K-고등학생들의 빽빽한 일정과 입시 전쟁을 쉽게 상상하지 못하는 듯했다.
학생들을 민주 시민으로 키우기 위해 자율성과 책임감을 강조한 교육 시스템과 누구 하나 낙오되지 않도록 촘촘하게 짜인 복지 안전망까지. 그런 환경에서 자란 덴마크 학생들과 나 사이에 벽이 있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과연 우리 사회는 어떤 방식으로 이 벽에 균열을 낼 수 있을까. 끝내 한국 사교육을 "추가 공부 시간" 정도로 받아들인 덴마크 학생 앞에서 내 안의 고민이 꿈틀댔다.
▲덴마크 외레스타드 고등학교덴마크 행복사회의 비결을 찾아 떠난 오마이뉴스 꿈틀비행기 20호가 덴마크 현지시각으로 지난 1월 23일 금요일, 코펜하겐에 있는 외레스타드 고등학교(Ørestad Gymnasium)를 찾았다. 코펜하겐에 자리한 이 공립 고등학교는 학생 중심의 공간 설계를 통해 새로운 교육 환경을 제공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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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외레스타드 고등학교덴마크 행복사회의 비결을 찾아 떠난 오마이뉴스 꿈틀비행기 20호가 덴마크 현지시각으로 지난 1월 23일 금요일, 코펜하겐에 있는 외레스타드 고등학교(Ørestad Gymnasium)를 찾았다. 코펜하겐에 자리한 이 공립 고등학교는 학생 중심의 공간 설계를 통해 새로운 교육 환경을 제공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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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외레스타드 고등학교덴마크 행복사회의 비결을 찾아 떠난 오마이뉴스 꿈틀비행기 20호가 덴마크 현지시각으로 지난 1월 23일 금요일, 코펜하겐에 있는 외레스타드 고등학교(Ørestad Gymnasium)를 찾았다. 코펜하겐에 자리한 이 공립 고등학교는 학생 중심의 공간 설계를 통해 새로운 교육 환경을 제공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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