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2.05 09:59최종 업데이트 26.02.05 09:59
  • 본문듣기
한국의 공론장은 다이내믹합니다. 매체도 많고, 의제도 다양하며 논의가 이뤄지는 속도도 빠릅니다. 하지만 많은 논의가 대안 모색 없이 종결됩니다. 소셜 코리아(https://socialkorea.org)는 이런 상황을 바꿔 '대안 담론'을 주류화하고자 합니다. 구체적으로는 ▲근거에 기반한 문제 지적과 분석 ▲문제를 다루는 현 정책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을 거쳐 ▲실현 가능한 정의로운 대안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소셜 코리아는 재단법인 공공상생연대기금이 상생과 연대의 담론을 확산하고자 당대의 지성과 시민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열린 플랫폼입니다. 기사에 대한 의견 또는 기고 제안은 social.corea@gmail.com으로 보내주시기 바랍니다.[기자말]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월 2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최근 정부 인사를 둘러싼 논란이 잇따르면서 국정 운영 전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재 331개 공공기관 가운데 기관장과 임원이 공석인 곳이 적지 않은 상황인데, 이를 두고 단순한 행정 지체를 넘어 인사 원칙과 기준을 둘러싼 혼선이 반영된 결과라는 해석도 나온다. 정권 초기 인선의 속도와 방향이 향후 국정 동력과 직결되는 만큼, 특히 인사 공백이 장기화되는 배경에 대한 관심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의 지명과 낙마를 둘러싼 평가 역시 엇갈렸다. 일부에서는 비록 인사 검증의 문턱을 넘지는 못했지만, 이번 선택을 '통합과 전문성'이라는 이 대통령의 국정 철학에 따른 결정으로 해석했다.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시민단체와 야당의 문제 제기를 인용해, 후보자의 보좌진과의 관계나 부동산 관련 절차의 적절성 등을 들어 애초부터 바람직하지 않은 인선이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일부 금융기관 인사를 둘러싸고 대통령과의 인연이 거론되는 데에 대한 우려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인사는 시민의 삶과 직결

지난 1월 23일 당시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공동취재사진

인사는 늘 논쟁의 대상이 된다. 그래서 "인사가 만사다"라는 말은 오늘의 민주주의 국가에서도 여전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정부의 인사는 단순한 자리 배분을 넘어 권력의 방향과 정책 집행의 성격을 좌우하는 핵심적 요소이며, 시민의 삶과 직결된 공공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 정치가 겪은 혼란 역시 제도 자체보다는 제도를 운영하는 사람과 방식의 문제에서 출발했다는 평가가 많다. 비상계엄 선포와 그에 따른 탄핵 과정은 국가 권력의 운용 방식이 사회적 신뢰를 얼마나 빠르게 소진시킬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였다. 그 이전부터 제기되어 온 인사와 권력 운영 방식에 대한 불신이 누적된 결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이러한 문제는 특정 정권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김영삼 정부 시기의 외환위기 경험 이후에도 역대 정부는 임기 말마다 정책 성과와 인사 문제를 둘러싼 비판에 직면해 왔다. 국제적으로도 주요 국가들이 지도자의 선택과 이를 둘러싼 집단적 판단의 한계로 인해 정책 불확실성을 겪고 있다.

그럼에도 한국 정치에서 반복적으로 지적되어 온 점은 인사의 기준과 책임 구조가 충분히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다. 어떤 인사가 왜 선택되었는지, 그 선택의 결과가 어떠했는지, 그리고 그 결과에 대해 누가 어떻게 책임지는지가 분명하게 설명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최근 대통령과 각 부처 장관들이 산하 기관으로부터 공개 업무보고를 받고 있는 것은 이러한 투명성과 책임성을 강화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그렇다면 향후 정책과 사업의 성과 역시 국민에게 공개적으로 설명되고, 그 결과에 대한 책임 또한 분명히 정리되는 방향으로 제도가 운영될 필요가 있다.

이재명 정부는 인사에서도 신뢰 높여야

지난 2025년 12월 16일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참석한 보건복지부(질병관리청)·식품의약품안전처 업무보고가 진행되고 있는 모습.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이후 출범한 이재명 정부는 장·차관 인선을 대체로 마쳤지만, 331개 공공기관의 기관장과 상임감사 인사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이 과정은 단순한 인사 절차를 넘어, 이 정부가 어떤 기준과 원칙으로 국가를 운영할 것인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지표가 될 것이다.

정치는 사회적 가치를 배분하는 과정이며, 인사는 그 배분 구조를 구체화하는 방식이다. 대통령제에서 인사권은 중요한 권한인 만큼, 그 기준과 과정에 대한 설명 가능성과 예측 가능성이 특히 중요하다. 특정 성향이나 관계보다는 능력, 전문성, 공공성, 그리고 윤리성이 주요 기준으로 작동할 때 정책에 대한 사회적 신뢰도 높아질 수 있다.

이재명 정부는 스스로를 '국민주권정부', '실용정부'라고 부른다. 그렇다면 그 실용은 인사에서도 확인될 필요가 있다. 진영을 넘어 인재를 찾고, 정직성·전문성·경험·공공성을 기준으로 사람을 쓰는 것이 정책과 사업 성과의 중요한 토대가 될 것이다.

적재적소의 인사는 단지 행정의 효율성만이 아니라, 국가가 다시 성장하고 시민이 다시 국가를 신뢰하는 조건을 만드는 정치의 출발점이다.

라영재 건국대 교수, 전 국무조정실 평가관리관본인

필자 소개 : 라영재는 현재 건국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고, 한국조세재정연구원 공공기관연구센터 소장과 국무조정실 평가관리관, 국가청렴위원회 팀장을 역임했습니다. 주로 공공기관 지배구조 개선, 정부개혁과 반부패 분야를 연구하는 행정학자이고, 현재 한국행정학회 공공기관연구회 회장으로 학회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은 <소셜 코리아>(https://socialkorea.org)에도 게재됐습니다. <소셜 코리아> 연재 글과 다양한 소식을 매주 받아보시려면 뉴스레터를 신청해주세요. 구독신청 : https://socialkorea.stibee.com/subscribe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취재후원

독자의견


다시 보지 않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