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23일 당시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인사는 늘 논쟁의 대상이 된다. 그래서 "인사가 만사다"라는 말은 오늘의 민주주의 국가에서도 여전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정부의 인사는 단순한 자리 배분을 넘어 권력의 방향과 정책 집행의 성격을 좌우하는 핵심적 요소이며, 시민의 삶과 직결된 공공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 정치가 겪은 혼란 역시 제도 자체보다는 제도를 운영하는 사람과 방식의 문제에서 출발했다는 평가가 많다. 비상계엄 선포와 그에 따른 탄핵 과정은 국가 권력의 운용 방식이 사회적 신뢰를 얼마나 빠르게 소진시킬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였다. 그 이전부터 제기되어 온 인사와 권력 운영 방식에 대한 불신이 누적된 결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이러한 문제는 특정 정권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김영삼 정부 시기의 외환위기 경험 이후에도 역대 정부는 임기 말마다 정책 성과와 인사 문제를 둘러싼 비판에 직면해 왔다. 국제적으로도 주요 국가들이 지도자의 선택과 이를 둘러싼 집단적 판단의 한계로 인해 정책 불확실성을 겪고 있다.
그럼에도 한국 정치에서 반복적으로 지적되어 온 점은 인사의 기준과 책임 구조가 충분히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다. 어떤 인사가 왜 선택되었는지, 그 선택의 결과가 어떠했는지, 그리고 그 결과에 대해 누가 어떻게 책임지는지가 분명하게 설명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최근 대통령과 각 부처 장관들이 산하 기관으로부터 공개 업무보고를 받고 있는 것은 이러한 투명성과 책임성을 강화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그렇다면 향후 정책과 사업의 성과 역시 국민에게 공개적으로 설명되고, 그 결과에 대한 책임 또한 분명히 정리되는 방향으로 제도가 운영될 필요가 있다.
이재명 정부는 인사에서도 신뢰 높여야
▲지난 2025년 12월 16일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참석한 보건복지부(질병관리청)·식품의약품안전처 업무보고가 진행되고 있는 모습.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이후 출범한 이재명 정부는 장·차관 인선을 대체로 마쳤지만, 331개 공공기관의 기관장과 상임감사 인사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이 과정은 단순한 인사 절차를 넘어, 이 정부가 어떤 기준과 원칙으로 국가를 운영할 것인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지표가 될 것이다.
정치는 사회적 가치를 배분하는 과정이며, 인사는 그 배분 구조를 구체화하는 방식이다. 대통령제에서 인사권은 중요한 권한인 만큼, 그 기준과 과정에 대한 설명 가능성과 예측 가능성이 특히 중요하다. 특정 성향이나 관계보다는 능력, 전문성, 공공성, 그리고 윤리성이 주요 기준으로 작동할 때 정책에 대한 사회적 신뢰도 높아질 수 있다.
이재명 정부는 스스로를 '국민주권정부', '실용정부'라고 부른다. 그렇다면 그 실용은 인사에서도 확인될 필요가 있다. 진영을 넘어 인재를 찾고, 정직성·전문성·경험·공공성을 기준으로 사람을 쓰는 것이 정책과 사업 성과의 중요한 토대가 될 것이다.
적재적소의 인사는 단지 행정의 효율성만이 아니라, 국가가 다시 성장하고 시민이 다시 국가를 신뢰하는 조건을 만드는 정치의 출발점이다.
▲라영재 건국대 교수, 전 국무조정실 평가관리관
본인
필자 소개 : 라영재는 현재 건국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고, 한국조세재정연구원 공공기관연구센터 소장과 국무조정실 평가관리관, 국가청렴위원회 팀장을 역임했습니다. 주로 공공기관 지배구조 개선, 정부개혁과 반부패 분야를 연구하는 행정학자이고, 현재 한국행정학회 공공기관연구회 회장으로 학회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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