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 쫀득 쿠키
AFP 연합뉴스
최근 낯선 두 도시 서울과 두바이가 쿠키 하나로 결합하였다. 바로 두바이 쫀득 쿠키, 일명 '두쫀쿠' 열풍이다. 1년 전 밸런타인데이 선물로 두바이 초콜릿과 마시멜로 기반 쫀득 쿠키가 유행한 적이 있다. 어느 순간 이 두 가지가 결합하여 두쫀쿠가 탄생했다. 마시멜로의 쫀득함, 카다이프의 바삭함, 피스타치오의 고소함, 두바이 초콜릿의 달콤함이 합해지면서 MZ세대가 선호하는 최고의 디저트에 등극했다. 두쫀쿠와 커피는 정말 잘 어울린다. 주재료인 카다이프는 튀르키예와 아랍 지역에서 유행하는 국수 모양의 식재료 혹은 이를 활용한 디저트 이름이다.
지난해 말 시작된 두쫀쿠 열풍으로 카다이프와 피스타치오의 가격 급등과 품귀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요식업소 사이에는 '두바이'라는 접두어가 들어간 메뉴 개발 경쟁이 뜨겁다. 두바이 쫀득 찹쌀떡, 두바이 쫀득 초코볼, 두바이 쫀득 마카롱, 두바이 쫀득 젤라또, 두바이 붕어빵은 물론 두바이 쫀득 김밥까지 등장했다. 샌드위치나 피자집은 물론 횟집이나 곱창집에서도 두쫀쿠를 팔면 손님을 모을 수 있다는 말까지 생겼다. 두쫀쿠 마케팅이다. 배달앱 인기 검색어 상위권은 두쫀쿠, 두바이, 카다이프 등이 점령하였다.
물론 두바이에는 두쫀쿠가 없다. 한국 교민을 제외하고는 두쫀쿠의 존재 자체를 모른다. 두바이에서는 전혀 모르는 두바이 열풍이다. 비엔나에 없는 비엔나커피라는 이름의 달달한 커피가 1970~80년대에 서울에서 유행한 것과 유사하다.
그런데 왜 두바이일까? 사실 한국인들에게 두바이를 꽤 낯선 도시 이름이었다. 오일 파동을 통해 '두바이산 원유'라는 용어가 자주 언급되었던 1970~1980년대에도 두바이가 도시인지 지역인지, 어느 나라에 속한 땅인지를 정확하게 아는 한국인은 별로 없었다.
2006년 노무현 대통령이 이곳을 방문한 후 '두바이의 기적'을 이야기하면서 중동의 신흥 도시로 주목받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2010년 국내 기업 삼성물산이 두바이에 우뚝 선 세계 최고층 빌딩 부르즈 할리파 시공사였다는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관심을 끌기 시작하였다. 물론 지금도 두바이가 어느 나라 도시인지 모르는 사람이 적지 않다.
두바이가 중동 지역의 중심 도시 이미지를 얻은 것은 2020년 두바이 엑스포 유치였다. 중동 지역 최초였다. 코로나19 여파로 1년 연기되어 2021년에 조금 축소되어 개최되었다. 두바이는 아랍에미리트의 수도가 아니다. 수도는 아부다비다. 그런데 아부다비가 아니라 두바이가 중동의 중심 도시로 성장하고 있다. 해양 교통과 항공 교통의 요지라는 이점 덕분에 매우 활발하게 성장하는 도시다.
두바이를 상징하는 것은 오일머니로 만든 멋진 인공섬들과 최고급 호텔, 그리고 MZ세대가 선호하는 초호화 리조트들이다. 이들이 주는 럭셔리, 프리미엄 이미지가 매우 강하다. 이런 이미지가 있기에 '두바이'라는 이름이 붙은 초콜릿이나 쿠키를 소비하는 사람은 누구나 럭셔리한 일상에 동참하는 듯한 느낌을 얻는다. 그래서 두쫀쿠를 먹는 것은 쿠키를 먹는 것이 아니라 두바이라는 이미지를 소비하는 것이다. 일본에서 만들어진 나폴리탄 스파게티, 캐나다 밴쿠버에서 탄생한 캘리포니아롤처럼 한국에서 두바이 쿠키가 탄생했다. 두쫀쿠 유행이 어디까지 이어질 것인지 궁금하다.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 <커피 한잔에 담긴 문화사, 끽다점에서 카페까지>의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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