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1.19 16:07최종 업데이트 26.01.19 16:07
  • 본문듣기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 검찰기연합뉴스

지난 12일, 법무부와 행정안전부는 중대범죄수사청법과 공소청법 제정안을 오는 26일까지 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 그 후 두 법안을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검찰개혁 방안에 대한 논란과는 별개로, 정보공개에 관심이 많은 필자로서는 '법안이 나오기까지의 과정'이 궁금했다.

도대체 누가, 어떤 과정을 거쳐서 이 법안들을 만들었는지 말이다.

검찰개혁추진단이 추진한 두 개의 용역

그래서 관련된 일정과 정보들을 확인해 보았다.

우선 일정부터 정리하면 이렇다. 검찰개혁안을 만드는 역할은 국무조정실이 맡는 것으로 되어 있었다. 국무조정실에 설치된 검찰개혁추진단은 국무총리 훈령('검찰개혁추진단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규정')에 의해 만들어진 조직이다. 해당 국무총리 훈령은 2025년 10월 1일부터 발효되었다.

훈령에 의해 검찰개혁추진단장은 국무조정실장이 겸임하는 것으로 되었다. 그리고 이 훈령에 의해 자문위원회가 구성되었다. 국무조정실이 자문위원들 명단을 담은 보도자료를 배포한 시점은 2025년 10월 24일이다.

검찰개혁추진단은 발족 이후에 2개의 용역을 추진한 것으로 나온다. 이것은 필자가 국무조정실의 정보목록을 검색해서 찾아낸 것이다. 이를 보면, 2025년 10월 31일 검찰개혁추진단 내의 기획총괄국이 '검찰개혁 관련 인식조사'와 '검찰개혁 관련 정책연구용역'이라는 두 건의 계약을 의뢰한 것으로 나온다.

국무조정실 정보목록 중국무조정실

자문위원은 '들러리', 용역은?

검찰개혁추진단 자문위원인 서보학 교수와 황문규 교수, 김필성·한동수·장범식·김성진 변호사가 14일 국회 소통관에서 정부의 중수청·공소청 설치 법안에 반발하며 사퇴 의사를 밝히고 있다.남소연

그러니까 검찰개혁추진단은 검찰개혁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자문위원회의 자문을 받는 한편, 인식조사와 정책연구용역을 동시에 진행하려고 한 것으로 보인다. 검찰개혁이라는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한다면, 이런 절차를 추진한 것은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번에 나온 두 개의 법안(공수청 법안과 중수청 법안)은 자문위원회의 제대로 된 자문을 받아서 나온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자문위원단은 위원장 포함 총 16명으로 구성돼 있는데, 이 중 6명이 14일 기자회견을 열어 사퇴를 밝혔다. 사퇴한 6명의 자문위원은 이날 연 기자회견에서 "두 법안을 검토한 자문위원들은 당혹감을 넘어 뒤통수를 맞은 모욕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며 "두 법안은 자문위가 검토해 의견을 제시한 것과는 상당히 차이가 있고, 많은 내용은 검토조차 되지 않았다"라고 비판했다. 사실상 자문위원들을 '들러리' 취급했다는 이야기였다.

국무조정실 정보목록 중국무조정실

그렇다면 검찰개혁추진단이 추진한 두 건의 용역은 법안에 참고 또는 반영이 됐을까? 정보목록에서 확인한 결과 두 건의 용역 계약이 체결된 시점은 2025년 11월 27일경으로 나타난다. 한 건은 '검찰개혁 관련 인식조사' 용역이고, 다른 1건은 '검찰개혁 관련 해외사례 및 형사·사법제도 개선방안 연구'이다.

이 용역 결과들이 제출되고, 그 내용까지 참고 또는 반영해서 공소청 법안, 중수청 법안이 작성된 것일까? 그렇기에는 일정이 너무 촉박하다. 11월 27일부터 당장 용역을 수행했다고 해도, 1월 12일 법안이 입법예고된 시점까지 기간은 불과 1달 반 남짓이다.

용역은 진행중? 그런데 법안은 이미 나왔다?

좀 더 추적을 해 보니, 두 건의 용역은 아직도 진행중일 가능성이 높았다. 국무조정실이 2025년에 체결한 용역계약 현황을 국무조정실 홈페이지에서 확인해 보니, 두 건의 용역은 모두 1월 31일에 종료되는 것으로 되어 있었다.

물론 재촉을 해서 중간보고서를 받고, 그 내용을 반영 또는 참고해 법안을 만들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자문위원회도 '들러리' 세웠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 용역결과가 제대로 참고 또는 반영됐을 것이란 사실에 온전한 신뢰를 보내긴 어렵다. 이런 저런 상황을 종합하다보니, 한 가지 의문이 들었다. 만약 용역결과를 제대로 참고하거나 반영되지 않았다면, 대체 왜 용역을 진행한 걸까?

국무조정실 2025년 용역계약 추진현황국무조정실

모든 정책의 결정 과정은 최대한 투명해야 한다. 자문기구를 구성했으면 자문을 제대로 받아야 하고, 용역을 발주했으면 용역 결과도 의사결정에 참고해야 한다(반드시 용역대로 하라는 것은 아니다. 다만 세금을 들여서 용역을 했으면 참고는 해야 한다는 것이다).

입법예고된 법안에 대해 이번에 제기된 의문 중에 하나는 '도대체 누가, 어떤 과정을 거쳐서 이런 법안을 만들었느냐?'는 것이다. 그런데 필자가 정보목록 등을 통해서 확인한 것은, '도무지 모르겠다'이다.

이런 의문들에 대한 답은 국무조정실 등이 해야 할 것이다. 주권자는 이번 법안이 나온 과정에 대해 '알 권리'가 있기 때문이다.

국무총리 산하 검찰개혁추진단장 윤창렬 국무조정실장이 지난 12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진행된 공소청법안·중대범죄수사청법안 기자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검찰개혁추진단

한편 검찰개혁추진단 관계자는 "연구용역 과정에서 중간보고를 받거나 중간중간에 (연구용역팀에) 의견을 계속 구한 것으로 알고 있다. 소통하면서 공소청법안과 중수청법안을 만드는 데 참고했다"면서 "이번 입법예고가 끝이 아니고 의견을 수렴해야 하고 다른 법안 (개정 작업)도 있다 보니까, 이후에도 활용할 계획이 있다"라고 말했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취재후원

독자의견


다시 보지 않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