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학습곡선’ 또는 ‘스완슨 법칙’으로 태양광 생산량이 두 배가 될 때마다 가격은 20%씩 하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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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추세는 반도체의 무어의 법칙에 비견될 정도다. 2000년 W당 5달러였던 태양광 모듈 가격은 2010년 2달러, 2020년 0.2달러, 2024년에는 0.12달러까지 떨어졌다. 앞으로는 고효율 '탠덤 셀', 벽면·투명 태양광, 우주 태양광 등 다양한 차세대 기술이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태양광은 날씨와 시간에 따라 발전량이 들쭉날쭉한 '간헐성'이라는 약점이 있다. 이 때문에 주력 전원이 되기 어렵다는 반론도 여전하다. 그러나 최근 그 해법이 본격적으로 등장하고 있다.
그 핵심은 배터리 저장 시스템(BESS, Battery Energy Storage System)이다. 낮 동안 과잉 생산된 전력을 저장해 두었다가 밤이나 흐린 날에 공급하는 방식이다. 영국의 에너지 싱크탱크 엠버(Ember)에 따르면, 라스베이거스나 멕시코시티처럼 일조량이 풍부한 도시에서는 '태양광+BESS' 조합이 석탄이나 원자력보다 더 저렴하게 90% 이상의 연속 발전을 가능케 한다.
이러한 해법이 주목 받는 이유는 배터리 가격 역시 급격히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는 중국에서 나트륨 기반 배터리가 상용화 단계에 이르렀고, 이는 가격 대비 성능을 한층 더 개선할 전망이다. 향후 재생에너지 확대의 기본 단위는 '태양광+BESS' 패키지가 될 것이다.
태양광 확산의 또 다른 난제는 주민 수용성 문제였다. 재생에너지는 일정한 면적의 토지를 필요로 하고, 이에 따라 지역 주민들의 반대와 이격거리 규제가 걸림돌이 되어 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재생에너지+복지' 모델이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예컨대 여주 구양리의 공동체 태양광 사례에서는, 발전 수익을 활용해 공공마을버스 운영, 공동체 식당 운영 등 주민 복지 증진에 활용함으로써 오히려 주민의 적극적 참여와 호응을 이끌어냈다. 이러한 방식은 단순한 설득을 넘어 실질적인 이익 공유를 통한 공감대 형성을 가능케 하며, 2026년 6.3 지방선거에서 핵심 공약으로 떠오를 가능성도 크다.
왜 태양광은 국가 핵심 전략이 되어야 하는가?
이재명 정부는 출범 이후 기후에너지환경부를 중심으로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누적 설비용량 100GW 달성이라는 목표를 제시했다. 공공주차장, 공동체, 영농형, 산업단지 태양광은 물론 육상·해상 풍력 확대도 함께 추진되고 있다. 올해부터는 매년 10GW 이상, 과거의 세 배 규모로 재생에너지 설비가 전국 곳곳에 설치될 예정이다.
비판도 있다. 비용, 수익성, 중국산 의존 문제 등이 꾸준히 제기된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태양광 확장은 국가 전략 차원에서 반드시 추진되어야 할 과제다. 가장 중요한 이유는 에너지 안보다. 현재 한국은 에너지의 93.7%를 해외에 의존하고 있으며, 국제 정세가 불안정한 상황에서는 이러한 구조가 큰 리스크가 된다. 반면 재생에너지는 국내에서 직접 생산하고 관리할 수 있으며, 원자력과 달리 분산형 에너지이기 때문에 안보적으로도 훨씬 유리하다. 우리가 꿈꾸는 에너지 자립국가는 태양광을 통해서만 실현 가능하다.
온실가스 배출의 75%가 화석연료에서 나오며, 이를 대체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수단이 바로 태양광이다. 정부는 2030년까지 연간 2억 톤 이상 감축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는 현재 연간 배출량 6억 9천만 톤을 5억 톤 이하로 줄이겠다는 뜻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지난해 12월 ‘2030년 재생에너지 100GW 보급’을 목표로 제시하며, 태양광 이격거리 규제 개선을 위한 관련법을 개정하고 영농형 태양광 특별법을 제정하겠다고 발표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
하지만 현재는 연간 2천만 톤도 채 감축하지 못하고 있다. 이를 실현하려면 전력 부문에서 매년 2천만 톤 이상 감축해야 하는데, 이 시기에는 원자력은 실질적 역할을 할 수 없다. 석탄 발전의 조기 폐쇄와, 이를 대체할 재생에너지의 폭발적 확대만이 해답이다.
아직 태양광과 재생에너지는 '국가 전략기술'로 공식 지정되지 않은 상태다. 기후부는 '한국형 녹색전환(K-GX)'을 내세우며 재생에너지 확대를 공언했지만, 산업부나 일부 업계에서는 여전히 전기요금 인하나 화석연료 발전소 유지를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태양광 시대를 놓친다면, 한국은 AI 3대 강국의 꿈은 물론, 산업전환의 대세 흐름 자체에서 이탈하게 될 위험에 처한다. 2026년을 '태양광의 해'로 선언해야 할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김병권 녹색전환연구소장
본인
필자 소개 : 김병권 녹색전환연구소 소장은 2019~2022년 정의당 부설 정의정책연구소장을 맡아 정의당의 기후정책과 디지털경제 정책 설계를 책임졌습니다. (사)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부원장, 서울시 혁신센터장과 협치자문관을 지냈습니다. 학부에서는 화학을 공부했지만 석사는 경제학, 박사는 사회학을 전공했습니다. 지은 책으로는 '기후를 위한 경제학', '기후위기와 불평등에 맞선 그린뉴딜'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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