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8월 6일 환경운동연합 활동가들이 경기도 고양 김포대교 북단 신곡수중보 인근에서 피켓을 들고 보 개방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이희훈
그렇지만 서울시가 수행한 2019년 '신곡수중보 가동보 개방 실증용역'은 신곡수중보 철거와 개방의 어려움을 동시에 보여줬다. 30여 년 만에 신곡보의 수문을 열어 한강 수위와 생태·환경 변화를 관찰하려는 시도는 몇 가지 제약을 확인시켰다. 또한 연구 결과에 따라 수문 개방과 철거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던 절차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등장과 함께 중단됐다.
연구에서 확인한 제약들은 다음과 같다.
첫째, 한강에 설치된 40여 개 수익시설물(선착장, 수상레저시설, 카페·상가 등)은 일정 수위 유지를 전제로 운영된다. 수위가 낮아지면 경제적 피해가 발생할 수 있어, 이들은 신곡보 철거를 반대하고 있다.
둘째, 김포시와 고양시는 신곡보 철거에 따른 수위 변동이 한강 하류 농업용 취수장과 용수 공급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주장한다.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은 공학적으로 해결 가능하지만, 이는 사회적 합의를 요구하고 있다.
셋째, 환경부와 국방부는 신곡보 철거 또는 수문개방과 관련한 입장 표명을 거부하고 있다. 환경부의 하천기본계획 변경과 국방부의 군사시설 개선이 필요한 상황에서 이는 논의를 나아가지 못하게 만들고 있다.
넷째, 신곡보 철거·수문개방 논의는 서울시 등 지자체와, 레저와 농업 등의 사업자들까지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얽혀 있다. 하지만 이들 사이를 조정하고 합의를 촉진할 주체가 마땅하지 않다.
2019년 실증용역에 따르면, 수문개방이나 철거에 따른 수위와 수면적의 변화가 크지 않았다. 그럼에도 제방 안정성, 홍수 위험 등 우려는 과도한 상황이다. 신곡보 철거·상시개방 논의는 기술적 문제를 넘어, 수익시설물 영향, 농업용수 확보, 중앙부처 입장, 지방정부 간 이해관계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자연성 회복의 시대적 요구
신곡보처럼 한 번 설치된 구조물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사회적·정치적 구속을 받게 되고, 공학적·환경적 타당성이 상실되더라도 철거와 개선은 쉽지 않다. 이는 한강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4대강 사업과 같은 하천정책에서도 반복되는 현상이다. 구조물 설치에 따른 장기적 영향과 이해관계의 왜곡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정책이 얼마나 위험할 수 있는지 보여준다.
그럼에도 한강 자연성 회복은 우리 시대의 환경적·생태적·사회적 요구다. 인공 구조물 중심의 하천관리 한계가 드러난 지금, 한강을 단순한 도시 인프라가 아닌 자연과 도시가 공존하는 생태 공간으로 재정의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현실적 어려움을 충분히 고려하면서도, 장기적 관점에서 한강 본래 흐름과 생태 기능을 회복하려는 정책적 결단과 사회적 담론 마련이 필수적이다. 기술적·행정적 난제에도 불구하고, 미래 세대를 위해 지속가능한 하천관리 모델을 구축하고 자연과 도시의 균형을 회복하는 논의가 지금 시작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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