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1.06 06:42최종 업데이트 26.01.06 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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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 홍보관 현황판에 코스피, 코스닥 지수가 표시돼 있다. 2026년 병오년(丙午年) 첫 거래일인 이날 오전 코스피는 상승 출발한 직후 장중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연합뉴스

연초부터 주식시장이 뜨겁습니다. 코스피 주가지수는 2026년 1월 2일 첫 개장일부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을 대표하는 반도체기업들 주가가 크게 올랐습니다. 2025년초 17만 원이었던 SK하이닉스는 70만 원을 넘보고 있고, 5만전자라고 놀림 받던 삼성전자도 10만 원을 훌쩍 넘어섰습니다. 상승율로 따지면 SK하이닉스는 300%에 육박하고, 삼성전자도 120%가 넘습니다.

그러나 무섭습니다. 무서운 이유는 3가지입니다.

1. 가격이 너무 많이 오른 것 같아서 무섭습니다. 이렇게 많이 올랐을 때는 특히 그렇습니다. 그러나 기준이 가격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100만 원짜리면 무섭고, 1만 원짜리면 괜찮다. 그렇게 주식시장에 접근하는 건 기본이 안 되어 있는 것이지요. 현재의 주가가 높다고 무서워하면 안 됩니다. 그건 단지 몰라서 무서운 겁니다. 주가가 적정한지, 버블인지를 판단하는 기준이 없어서 그냥 무서워하는 겁니다.

보편적 기준은 2가지입니다. 하나는 주가수익비율(PER), 또 하나는 주가순자산비율(PBR)입니다.
주가수익비율은 기업의 수익성을 의미합니다. 기업이 본업으로 앞으로 얼마나 돈을 벌 것인가를 예측하는 전망치지요.

지금 당장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의 2026년 영업이익 전망치를 찾아보십시오. 뉴스에도 나와 있습니다. 증권사 모바일 앱을 통해서도 쉽게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예측한 2026년의 예측치를 가지고, 그 영업이익의 80%를 순이익으로 추정해 보세요. 삼성전자의 경우 12월 중순부터 최근까지 85조원 정도부터 133조원까지 다양한 영업이익 전망치가 나와 있습니다.

이 전망치들을 바탕으로 보수, 중립, 낙관 3가지로 분류하십시오. 그리고 영업이익의 80%를 순이익으로 잡고, 그 전체 순이익과 시가총액을 비교해 보세요. 그게 주가수익비율 PER입니다. 그 PER와 한국 주식시장에서의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주요 기업(내가 투자하고 싶은 기업)의 과거 수십 년 동안의 평균과 대비해 보시기 바랍니다. 2026년 연말, 1년 후 "미래의 PER"과 수십 년 동안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과거의 평균 PER"을 비교해 보면 역사적으로 주가가 싼 지, 비싼지를 판단할 하나의 근거를 찾을 수 있습니다.

비슷하게 주가순자산비율(PBR)도 과거의 평균과 비교해 보시거나 또는 앞으로의 상승세를 감안한다면 미국이나 일본, 대만에 비교해 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코스피가 지난해 폭발적으로 상승했다고 하지만 주가순자산비율로 보면 우리는 미국뿐만 아니라 일본, 대만에 비해서도 아직 현저히 뒤처져 있습니다. 지난해 10월 한국의 코스피지수가 4000선을 돌파했을 때, 기재부는 한국의 코스피 PBR은 1.3배, 미국은 5.6배, 일본은 2.6배, 대만은 3.1배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2. 다른 종류의 무서움도 있지요. 혹시 이 강세장에서 나만 못 벌게 될까봐 무섭기도 합니다. 이른바 포머, FOMO(Fear of Missing Out)입니다. 주가지수는 치솟고, 여기저기서 100%를 벌었네, 돈을 억 단위로 벌었네하고 있는데 나는 아직 주식 투자를 하고 있지 않다면 낭패감이 들 수도 있지요. 그런데 이렇게 많이 오른 상황에서 지금 '들어간다면', 나만 고점에 물리는 게 아닌가 싶은 두려움도 동시에 엄습합니다.

3. 들어갈까 말까하는 두려움은 본질적으로 손실에 대한 두려움이죠. 비싸게 사서 손실이 날까 봐 두려운 겁니다. 당연합니다. 주식은 대표적 위험 자산입니다. 투자에는 리스크(Risk)가 따릅니다. 위험하다고 느끼지요.

그러나 반대로 현금을 그대로 들고 있거나 은행 예금에 넣어두면 돈을 잃을 염려는 없어집니다. 그러나 손실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지 못하면 인플레이션으로 자산 가격은 점차 상승하고, 내가 쥐고 있는 현금의 값어치는 결국 크게 떨어지게 됩니다. 우리가 이미 역사적으로 경험한 만고불변의 진리입니다.

"시장에 대한 겸손"을 평생 배우는 과정

삼성전자 주가가 지난 2025년 12월 30일 장중 사상 처음으로 '12만전자'를 기록했다. SK하이닉스도 66만 원에 바짝 다가서며 역대 최고가를 새로 썼다. 삼성전자 주가가 장중 12만 원을 돌파한 것은 사상 처음이다. SK하이닉스도 장중에는 65만9천 원까지 올라 사상 최고가를 새로 썼다. 이날 서울 종로구 연합인포맥스에 설치된 모니터에 삼성전자·SK하이닉스 장중 최고가가 표시되고 있다연합뉴스

2016년, 10년 전 1000만 원을 은행 예금에 넣어놨다면 지금은 1257만 원에 불과하겠지만 코스피200에 가만히 놔두기만 했어도 3250만 원이 되어 있을 것이고, 삼성전자에 투자했다면 배당금을 재투자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5300만 원 정도가 되어 있을 겁니다. 그런데 그 1000만 원을 10년전에 테슬라에 투자했다면? 2026년 1월 4일 기준, 3억 5700만 원이 되어 있겠네요.

리스크(Risk)는 사실 '위험'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위험'과 '기회'라는 뜻을 동시에 내포하고 있습니다. 리스크의 어원은 라틴어 리지쿰(Risicum)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가장 유력합니다. 라틴어의 리지쿰은 단순히 위험하다는 뜻보다는 용기를 내어 도전한다는 능동적인 의미가 숨어 있다고 하지요. 이 라틴어 리지쿰이라는 단어가 확장되어 중세 이탈리아 상인들은 리키카레(Risicare)라는 동사로 발전시켰다고 합니다.

이탈리아어 리키카레의 뜻은 "암초 사이를 뚫고 항해하다", 즉 뱃사람들이 돈을 벌기 위해서 암초에 부딪힐지도 모르는 위험을 감수해가며 배를 띄워 항해에 나서는 것을 말하지요.

바다로 나서지 않고 뭍에만 있다면 안전합니다. 그러나 뱃사람이 땅에만 머물러 있다면 만선의 기회도 사라지지요. 시간은 멈춰 서 있지 않습니다. 우리 인생도 그렇습니다. 시간의 변화에 따라 어차피 우리의 삶에는 다양한 도전과 시련이 닥칩니다. 위험이 뒤따릅니다.

그 수많은 위험을 그냥 회피하면서만 안전하게 사는 게 정답일까요? 아니면 리스크를 적절히 관리하고 통제하면서 마치 시간의 영원한 동반자처럼 함께 춤추고 즐겨 보는 게 정답일까요?

저도 정답은 잘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시장에 따라, 시기에 따라 정답은 달라질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지금 같은 강한 상승장에서는 사람은 쉽게 흥분할 수도 있고, 모든 사람들이 흥분하면 주가에는 큰 버블이 생길 수 있다는 말도 옳습니다.

다만 부정만 하고, 행동하지 않고, 실패할 것이라고 두려워하기만 한다면 자본주의 시장에서 생존하고 번영하기는 불가능하다는 건 확실합니다.

주식 투자를 성공과 실패의 결과로만 생각하지 마세요. 전 세계 다양한 기업들을 알아가게 되고, 그 과정에서 자본주의를 배우고 동시에 자신의 탐욕이나 공포마저도 거리두기를 하며 인간과 세상을 관조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여유로움을 키워나가는 과정, 다양한 지적 작업을 통해서 "운이 좋다면" 물질적 풍요도 동시에 획득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하시는 편이 좋을 것 같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단어는 "운이 좋다면"이라는 단어입니다. 내가 주식시장에서 돈을 번 게 결국 "운"이었다는 걸 깨닫게 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면 여러분은 주식투자로 꼭 돈만 벌게 되는 건 아닐 겁니다. "시장에 대한 겸손"을 배우게 되겠지요. 평생. 저는 그렇게 평생 배우는 게 좋습니다. 자꾸 오만해지는 게 사람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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