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노동자의 모습 (기사 내용과 관련 없습니다))
유성호
같은 가로청소 업무를 수행하는 지방자치단체 공무직 청소 노동자의 임금은 최씨와 정씨의 1.5배에 달합니다. 이 둘의 차이는 사회적 신분, 즉 공무직으로 지자체에 고용되었는가 아니면 민간 위탁 업체 소속인가에 따라 달라지는 겁니다. 업무의 난이도나 책임성이 아닌 고용 형태에 따라 비슷한 업무를 수행함에도 임금 차이가 1.5배 가까이 나는 현실은 분명 공정하다 보기 어렵습니다.
이들은 주말과 공휴일에도 남들처럼 맘 편히 쉬지 못합니다. 민간 위탁 업체들이 인건비를 보수적으로 운영해서, 주말과 공휴일 교대 근무를 할 수 있는 추가 인력을 쓰지 않기 때문입니다. 주말과 공휴일 근무가 일상화되면서 지인 경조사에 참여하는 것처럼 사람으로 도리를 다하는 것도 쉽지 않다는 청소 노동자들의 고충을 들으면서, 앞서 김애란의 소설 속 기옥씨가 바라던 '세상의 풍습을 따르는 평범한 삶'이 이들에게도 요원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처럼 공공부문의 민간 위탁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는 효율성을 추구하는 정부의 정책에서 비롯됐습니다. 정상적이라면 정부와 지자체가 수행해야 할 공적 업무를, 비용을 줄인다는 이유로 민간에 외주화하여 일자리의 질을 떨어뜨려 놓은 것입니다.
이들은 지자체의 로고가 새겨진 조끼를 입고 지자체의 과업 지시서에 따라 정해진 구역별로 업무를 수행하며, 환경부(현 기후환경에너지부)가 연구용역을 통해 단가를 산정한 인건비로 월급을 받습니다. 사업주인 민간 용역업체는 중간에서 관리를 담당하고 이윤을 보장받습니다.
본래 정부의 민간 위탁은 공공에 필요한 서비스 중 정부보다 민간이 더 전문성 있게 잘하는 부분에 한해 민간에 맡겨 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하여 기획된 것입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인건비와 사용자 책임을 줄이고 민간 용역업체의 배만 불려주는 꼴입니다.
2026년 3월부터는 노란봉투법이라 불리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 조정법 제2조 개정안이 시행됩니다. 근로계약과 무관하게 실질적으로 노동자에 대해 지배력을 가진 사업주를 상대로 노동조합이 임금과 근로조건에 관한 교섭을 요구할 수 있게 됩니다.
이제 민간 위탁 청소 노동자들은 자신들의 노동조건을 실질적으로 결정하는 정부와 지자체를 상대로 노동환경 개선을 요구해 볼 여지가 생겼습니다. 정부와 지자체는 형식적 고용관계를 내세우며 사용자 책임을 회피하기보다는, 노정 교섭을 통해 공공서비스 노동자들의 불공정한 노동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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