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이 2020년 2월 13일 오후 부산고등·지방 검찰청을 찾아 한동훈 부산고검 차장검사와 악수를 하고 있다. 윤 총장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던 한 차장검사는 대검찰청 반부패부장 시절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가족 비리 수사 등을 지휘하다 부산고검으로 인사 이동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취임 후 첫 지방검찰청을 격려 방문했다
연합뉴스
윤석열은 마치 4월 총선의 공정성을 위하여 울산 사건의 수사를 멈추라고 하는 듯한 폼을 잡았지만, 울산 사건은 이미 본격적인 선거 쟁점이 되어서 선거판마다 울산 사건 얘기가 흘러나왔다. 자유한국당은 "문 대통령이 '선거개입 몸통'", "울산 사건의 공소장을 보면 민주주의 살해 현장"이라면서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수사와 탄핵 등을 공공연히 입에 올렸다.
2020년 2월 20일 심재철 당시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1당이 되면 문 대통령을 탄핵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여기에 윤석열은 대통령 놀이를 닮은 초도순시라는 것을 하면서 '총선 관련 공정하고 엄정한 수사'를 당부하는 쇼를 하고 다녔다. 언론은 윤석열과 한동훈의 악수 장면 사진을 싣고는 제목은 "공정하고 엄정한 선거 수사"로 뽑았다.
그러면서도 윤석열은 코로나 확산지로 지목된 신천지에 대한 추미애 장관의 압수수색 지시를 거부하였다(당시 건진법사 전성배씨가 윤석열에게 압수수색 거부 관련 조언을 한 의혹이 있다는 보도가 최근에 나왔다). 국가적 환란 앞에서 상급자의 정당한 지시를 거부했던 사람이 나중에 대통령이 되었으니, 윤석열의 비극은 이때 잉태되고 준비되었던 셈이다.
당시 총선과 관련하여 꼭 기록해 두어야 할 사람이 최재형 당시 감사원장이다. 재임시 최 원장은 감사위원 인사에 있어서 원장의 제청권이 대통령 임명권과 별개, 독립적이라는 황당한 주장을 하기도 하였는데, 결국 그는 임기 중 대선에 출마한다면서 감사원장직을 사임하였다. 최 원장은 월성 1호기 감사 관련 4월 총선에 임박하여 '월성 1호기를 정부가 중단한 조치는 위법'이라는 취지로 결과를 발표하려다가 그것이 무위에 그치자 사표를 제출했다가 회수하는 소동을 벌이기도 하였다. 이런 그의 행태가 총선에 원전 관련 쟁점을 만들어 여당을 불리하게 하고자 하는 극히 정치적인 의도에서였음은 물론이다.
그러나 우리가 익히 아는 대로 2020년 제21대 총선은 윤석열과 최재형의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코로나19 대응에서 보여준 정부의 신속하고 질서있는 조치들에 대한 외국 언론 등의 찬사들이 국내로 전해 지면서 민심을 움직인 것이 가장 큰 요인이었다. 코로나 확산으로 선거 일정 연기가 논의 되었으나, 방역 지침에 따라 투표시 마스크 착용, 손 소독, 사회적 거리두기 등이 의무화되었고, 이에 따라 격리자 또는 유증상자도 투표할 수 있는 절차들이 마련되었다.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는 여전했지만, 그러한 환란 속에서도 민주주의가 예정한 절차를 안전하게 이행해 간다는 자부심은 국민들을 투표장으로 이끌어냈다. 당시 투표율이 66.2%로 1992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것은 국민들이 정부의 방역 체계와 안전을 신뢰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 결과 집권 더불어민주당이 과반수를 훌쩍 넘는 180석, 야당인 미래통합당은 개헌 저지선을 약간 넘는 103석을 차지하는 것으로 선거는 끝이 났다.
선거가 이렇게 집권당의 승리로 끝이 나면서 윤석열의 난동은 이제 질적으로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게 된다. 이전에는 윤의 수사권을 빙자한 공격에 대한 정부의 수동적인 방어와 대응의 형국이었다면, 그때부터 추미애 장관의 법무부가 윤석열과 그 패거리들의 검찰권 오남용의 죄상을 추궁하는 형국이 된 것이다. 그러나 찬스 뒤에 위기가 온다는 운동 경기의 속설처럼, 법무부가 주도한 윤석열 패거리의 죄상 추궁은 결국 2020년 말 윤석열의 화려한 뒤집기로 귀결되고 말았다.
윤석열 일당의 저항... 검찰과 언론의 결탁

▲1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입구에서 열린 종합편성채널 채널A 협박성 취재 및 검찰-언론 유착 의혹 사건 관련 추가고발 기자회견에서 김서중 민주언론시민연합 상임공동대표(왼쪽 두 번째)가 발언하고 있다. 2020.6.15
연합뉴스
윤석열 패거리들에 대한 죄상 추궁의 서막은 종편 채널A 이아무개 기자와 한동훈의 유착 의혹에 관한 MBC 보도가 열었다. 총선 후에 추미애 장관은 한 라디오 방송에 나와 한명숙 전 총리 사건 수사과정에 문제가 있었는지 진상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이에 대한 윤석열 일당의 저항은, 청와대에서 지켜보는 입장에서 단지 만만치 않은 정도가 아니라, 검찰개혁의 길이 얼마나 험난한지를 절감하게 하였다.
윤석열은 그렇지 않아도 단단한 검찰을 윤석열만을 바라보는 일렬조직으로 세웠다. 윤석열의 전횡을 견제하라고 인사를 한 대검 차장, 부장들은 일신의 보신을 위해 관망하면서 윤석열의 눈 밖에 나지 않고자 하였다. 한동수 감찰부장 등 의지가 있는 부장들의 분투가 있었지만, 윤석열 패거리들은 이들을 철저하게 고립시켰다. 물론 이러한 일들이 윤석열과 검찰 조직의 힘만으로 된 것은 아니었다. 검찰과 결탁한 언론의 힘이 절대적이었다.
가령, 2020년 4월 8일 조선일보의 <대검 간부, 윤석열에 "측근 감찰하겠다" 문자 통보> 제하의 보도는, 한동수 대검 감찰부장을 검찰 내에서 고립시킨 기사였다. 보도 자체는 검사에 대한 감찰 개시라는 공무상 비밀이 언론에 유출되었다는 치명적 문제를 갖고 있었다. 그러나 이 보도를 기점으로 대검 감찰부 소속 검사들과 대검 간부들 대부분이 윤석열쪽으로 돌아섰다. 한동수 당시 감찰부장이 쓴 <검찰의 심장부>에서라는 책에 이 전말이 생생하게 담겨 있다.
한동수 부장 등이 채널 A 사건의 검언유착을 조사하고 있어서 언론으로서는 그가 더욱 더 눈엣가시였을 것이다. 결국 채널 A 사건은 한동훈의 휴대폰을 압수하기 위하여 영장을 집행하던 정진웅 검사가 오히려 독직폭행으로 기소되고, 강요미수로 기소된 채널 A 이아무개 기자마저 무죄를 받는 어이없는 되치기를 당하는 것으로 끝나고 말았다. 허무한 결론이었다.
이렇게 법무부 등의 윤석열 패거리 비위 조사→윤석열 패거리의 반격→언론이 합세하여 윤석열을 비호하고 문재인 정부를 공격하는 패턴은 2020년 한 해 내내 반복되었고(어디 그것이 2020년 뿐이랴만), 이런 검언결탁은 2020년 12월 24일 윤석열의 징계집행정지신청 인용결정으로 그 정점을 찍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