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24일, 범종교개혁시민연대는 종교인 전광훈의 구속수사를 촉구하며 1인 시위에 나섰다.
범종교개혁시민연대
세계의 헌법이 보여주는 또 다른 선택지
이러한 문제의식은 한국만의 특수한 상황이 아니다. 다수의 민주국가들은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면서도, 민주주의와 공공질서를 침해하지 않도록 헌법적 균형을 마련해 왔다.
터키 헌법은 종교적 자유의 행사가 세속적 질서와 민주주의를 훼손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으며, 인도 헌법 역시 종교의 자유가 공공질서와 도덕, 사회개혁과 조화를 이루어야 함을 강조한다. 독일은 종교단체의 공익적 역할을 인정하는 한편, 헌법질서를 침해하는 경우에는 제한이 가능하다는 원칙을 유지하고 있다.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폴란드 등 유럽 국가들 또한 종교를 존중하되, 민주적 헌정질서의 예외로 두지 않는다는 공통된 태도를 보여준다. 이들 국가의 경험은 종교의 자유와 민주주의가 반드시 충돌할 수밖에 없는 가치가 아님을 시사한다.
▲지난 9월 3일, 가톨릭 행사를 위해 특혜성 예산 지원을 할 수 있도록 한 세계청년대회특별법을 비판하는 공청회가 열렸다.
종교투명성센터
시민 주도의 공론화가 필요한 이유
종교에 대한 헌법적 논의는 종교를 억압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국가와 납세자의 보호 속에서 성장해 온 종교에 사회적 책임을 상기시키고, 종교 공동체 내부의 구성원들을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민주적 기준을 고민하자는 제안에 가깝다.
87년 헌법이 외형적 민주화를 완성했다면, 이제 한국 사회는 실질적인 삶의 민주화라는 과제 앞에 서 있다. 종교 민주화에 대한 논의는 헌법이 그동안 미처 다루지 못했던 영역을 공론의 장으로 끌어내는 작업이며, 다른 헌법적 가치들을 온전히 지켜내기 위한 토대가 될 수 있다.
다가오는 개헌 논의는 단순한 조문 수정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우리 사회가 어떤 민주주의를 선택할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이다. 종교의 자유를 존중하면서도 민주주의와 공공성을 훼손하지 않는 헌법 질서를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지, 이제는 시민 주도의 숙의와 토론이 필요하다.
[필자 소개] 김집중 : 세무사. 종교자유정책연구원 산하 종교투명성센터 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종교인 과세, 종교단체의 재정 투명성, 종교단체에 대한 국고보조금 지원 문제를 중심으로 제도적 대안과 비판을 지속적으로 제기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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