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의 일부 주에서는 직접민주주의에 따라 주민들이 야외 광장에 모여 투표하고, 법률과 재정적인 문제에 대해 결정하는 '란츠게마인데'를 연다. 란츠게마인데는 70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정치 행사로, 참석자 누구나 자유롭게 토론하고, 거수 투표로 사안을 결정한다.
연합/EPA
이런 의문이 들면 대의제가 민주주의의 원형이자 표준인 것처럼 이야기하는 것은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격이 된다. 직접민주제가 바탕이 되었을 때 대의제도 민주주주의에 충실할 수 있는 것이다. 국민이 국가의 운영에 대해 발언권과 영향력을 행사하도록 하는 것 이것이 새로운 헌법에 담아야 할 가장 중요한 원칙이다. 그러므로 국민과 국가에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이 스스로 결정하게 하고,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의회가 결정하고 그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정부가 하는 식이 되어야 한다.
국민발안, 국민소환, 국민투표, 국민공론 등 직접민주주의가 헌법과 법률에 제도화되었을 때 한국사회는 매우 혁신적이고 역동적으로 발전할 것이다. 또한 우리 사회의 많은 숙제가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기본권의 확장도 민생 복지와 사회통합도 한층 업그레이드 될 것이다. 표층에서의 변화가 아니라 심층에서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반드시 우리사회의 근본적이고 구조적인 개혁을 동반하게 될 것이다.
국민운동으로 만들어 갈 헌법
새로운 헌법은 반드시 국민운동으로 만들어져야 한다. 주권자인 국민이 주권의식을 가지고 헌법 개정에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 국민주권정부를 표방한 이재명 정부는 이와 같은 열린 개헌 마당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 정부 안이 아니라 국민 안이 만들어지도록 옆에서 도와주어야 한다. 87년처럼 국민은 배제한 채 정치권끼리 모여 야합하듯이 개헌안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
정부와 정치권에서 논의되는 개헌 내용인 대통령 중임제와 결선투표제를 보자면 이게 진정으로 우리 국민들의 삶에 절실한 문제인가 하는 의문이 든다. 왜 정치권에선 말로는 국민을 입에 달고 다니면서 국민이 주인이 되는 직접민주주의의 '직'자도 꺼내지 않는가? 우리가 양보할 수 없는 한 가지는 국민발안제(일정 수 이상의 국민이 헌법 개정안이나 법률안을 직접 제안하는 제도)이다. 국민발안제가 빠진 직접민주주의는 팥소 없는 찐빵이나 마찬가지로 국민발안제가 직접민주주의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내년 지방선거 때 단 한 가지만 개헌을 해야 한다면 국민발안제를 내세워야 한다.
국민주권정부라면 직접민주주의 제도화에 나서야 하고 적어도 직접민주제의 핵심인 국민발안제는 반드시 시행하겠다고 천명해야 한다. 그것이 진정으로 국민주권시대를 여는 것이고 국민주권정부가 성공하는 길이며 내란과는 영원히 작별하는 길이다.
[필자 소개] 노세극 : 직접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이자 시민개헌넷 운영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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