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12.09 06:43최종 업데이트 25.12.09 0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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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1] 향후 1년 경기(국가경제) 전망한국갤럽

지난 9월 셋째 주 한국갤럽에서는 한국인들에게 향후 1년 경기가 어떨지 물어봤습니다. [표 1] 그래프를 보면 눈에 띄는 부분이 있지요? 제가 한국갤럽 그래프에 동그라미 표시를 해놨습니다.

어떤 특정 시점을 기준으로 스스로를 보수층이라고 규정하는 사람들과 스스로를 진보층이라고 정의한 사람들의 의견이 갈립니다. 언제인가요? 지난봄 5~6월이었습니다. 그때 무슨 일이 있었지요? 예. 4월 4일 윤석열씨가 탄핵되고 6월 3일 대통령 선거가 치러졌습니다.

보수층부터 살펴볼까요? 대통령 선거가 치러지고 처음 실시된 갤럽의 6월 26일 조사부터 주관적 성향 보수층의 50%는 경제가 나빠질 것이라고 응답했습니다. 그 이후 계속 치솟기만 하지요. 이 조사가 공표된 게 9월 19일인데 9월 18일까지 69%의 보수 응답자는 향후 1년 한국 경제는 나빠질 것이라고 응답합니다. 매우 부정적입니다.

반면 스스로를 진보층이라고 규정하는 응답자들은 어떤가요? 4월 4일 윤석열 탄핵 이전까지 경제가 좋아질 것이라고 응답한 진보층은 높았을 때가 23%였고 지난해 10월 24일에는 4%에 불과했습니다. 그러다가 6.3 대선 직후 경제에 대한 전망이 급격하게 우호적으로 변합니다. 7월에는 78%까지 치솟았습니다. 9월 18일에도 향후 1년 한국 경제가 나빠질 것이라고 답한 진보층은 20%에 불과합니다. 매우 긍정적입니다.

그러니까 대통령이 바뀌면 보수든 진보든, 우리의 마음도 변한다는 뜻이지요. 갑자기 세상이 캄캄해졌다가 갑자기 세상이 장밋빛이 됩니다.

미국도 비슷한 조사는 많습니다. 결과는 늘 비슷했습니다.

정파성 따라 경제 현실에 대한 인식 달라져

[표 2] 경제 문제에 대한 정당의 갈등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퀴니피액대학교

미국 코네티컷주에 있는 퀴니피액대학교에서 이런 여론조사를 많이 했고 그 결과에 대해 미국 언론에서도 많이 보도했지요. [표 2] 그래프도 2017년 초 대통령 선거 직전부터 그 후 2년여를 담고 있습니다. 2017년 초 미국 대통령은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에서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로 바뀌었지요.

경제 상황에 대한 판단이 선거 직후부터 급격하게 좋아져서 계속 고공행진을 하는 쪽은 미국 공화당원들, 정권 교체기부터 시큰둥해서 계속 50% 안팎에서 맴도는 쪽은 미국 민주당원들입니다. 공화당원들은 지금 경제가 아주 좋다고 평가하고, 민주당원들은 경제가 그저 그렇다고 답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기간 내내 그렇습니다.

지금도 바뀌지 않았습니다. 미국 민주당원들은 인플레이션 때문에 못 살겠다고 하고 공화당원들은 이에 반해 살만하다고 답합니다. 제가 지난 10여 년 동안 보고 있는 권위 있는 기관의 모든 여론조사는 "100%" 그렇게 나옵니다. 각자의 정파성에 따라 경제 현실에 대한 인식이 달라진다는 말이지요. 그 각자의 2가지 다른 인식들만 팩트라는 뜻입니다.

그럼 우리의 사고는 다음과 같은 확장된 질문들로 이어지겠지요.
1. 지금 미국 경제는 좋습니까? 나쁩니까?
2. 지금 한국 경제는 좋습니까? 나쁩니까?
3. 당신이 생각하는 경제 현실과 진짜 경제 현실은 일치합니까?
4. 인간은 세상의 진실(진짜 모습)을 알 수 있을까요?

민주당 정부만 들어서면 조중동은 갑자기 경제위기

12월 3일 자 <조선일보 > 기사 "'3차 외환위기' 조짐…재정적자 확대하며 가속페달 밟는 이재명 대통령"조선일보

여기에 또 하나의 불편한 사실이 있지요. 공교롭게도 민주당 정부만 들어서면 넘쳐나는 경제위기론입니다. 며칠 전에는 오랫동안 국민의힘 편으로 인식되어 온 <조선일보>가 "'3차 외환위기' 조짐…재정적자 확대하며 가속페달 밟는 이재명 대통령"이라는 기사를 썼더군요.

뭐 진지하게 분석하기도 민망한 단편적 사실을 자신의 논리로 꿰맞춘 <조선일보> 기자의 생각입니다. 그런데 이런 생각들은 문재인 정부 때도 많았습니다. 노무현 정부 때는 더 많았지요. 희한하게도 민주당 정부만 들어서면 이른바 조중동, 경제신문들에서는 갑자기 경제가 위기가 됩니다. 이들의 경제위기론은 너무 잦고 너무 많아서 분류하기도 뭐합니다만 늘 3가지 정도의 일정한 경향성을 보이고 있습니다.

1. 정부가 돈을 펑펑 쓴다.
2. 국가부채가 급격히 늘어난다.
3. 위기가 닥쳐 곧 베네수엘라가 될 것이다.

이 단순문법을 20~30년 정도 반복해서 써왔어요. 그럼 저는 다음과 같은 5가지 질문을 하게 됩니다.

1. 그렇다면 최근 수십 년 동안 보수당 정부에서는 전년 대비 정부 예산을 매번 줄였겠네? 그런 적이 있나?
2. 5년, 탄핵의 경우 3년이나 4년 동안의 재임 기간 국가부채가 늘지 않았던 정부는 있었는가?
3. 국가부채는 정부, 기업, 가계부채를 의미하는데 이 중 정부부채가 느는 게 좋은가, 아니면 기업이나 가계부채가 느는 게 좋은가?
4. 뭐라고 말할 수 없지? 그때마다 상황이 다르고 빚 갚는 주체의 재정상황, 현금흐름도 봐야하니까.
5. 이렇게 한 30년 정도 한국이 베네수엘라가 된다고 했으면 지금은 됐어야 하는 게 아닌가? 한국은 대체 언제 베네수엘라가 되는가?

4년쯤 전일 겁니다. 제가 KBS에 있으면서 미국 에미상 심사위원을 한 적이 있는데 그때 베네수엘라에 대한 다큐멘터리가 준결승에 올라와서 이를 유심히 본 적이 있습니다. 지금의 베네수엘라는 어떻게 변했는지 모르겠습니다만 당시 다큐멘터리에 묘사된 베네수엘라는 저녁 8시만 되어도 도심 한복판 술집이나 상점들이 문을 닫고, 길거리에서 그냥 평범한 학생이나 시민들이 납치되고, 납치된 시민들은 미국 돈 수천에서 수만 달러에 풀어주고, 그 대규모 납치범죄조직에 상당수의 경찰이 연루되어 있는 그런 나라였습니다.

그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그런 생각을 했지요. 원유 매장량 세계 1위 베네수엘라의 문제는 경제가 아니구나. 베네수엘라의 문제는 정치구나. 행정이구나. 국가의 기본 질서가 안 잡힌 나라구나. 이런 나라에 누가 투자할까? 망할 수밖에 없는 나라라는 생각 말입니다. 그게 전 세계 언론인들이 심사하는 에미상 준결승에 오른 작품이었어요.

베네수엘라가 될 거라 전망하는 보수층이라면

우리도 사실 그런 나라가 될 뻔했습니다. 국가의 기본 질서가 안 잡힌 나라, 김건희가 맘대로 해 먹을 수 있는 나라, 윤석열이 맘대로 주무를 수 있는 나라, 계엄이 성공했다면 사법부까지도 계엄 통치권자 윤석열에게 무릎 꿇을 준비가 되어 있는 나라, 50년 동안 총리를 2번이나 했던 한덕수가 계엄 정국 이후 대선에서 이번에 어쩌면 나도 대통령이 될 수 있겠네 했던 그런 나라, 그런 국가의 기본도 안 잡힌 나라로 급전직하할 뻔하다가…

그 추운 겨울날 최근 10년 동안 대통령을 2번이나 탄핵하면서도 단 한 번의 커다란 인명사고도 없이, 자기가 가지고 왔던 쓰레기는 자신의 호주머니에 집어넣고 내일의 출근 준비를 하기 위해 조용히 집으로 향했던 성실하고 평범한 대한민국 시민들 때문에 우리는 번번이 베네수엘라가 안 되었던 것이지요.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믿을 수 없어. 한국이 이번에는, 이재명 정부 들어서는, 꼭 베네수엘라가 될 거라고 전망하는 보수층이라면 코스피 주가지수에 숏을 치는 방법이 있습니다.

한국경제에 공매도를 치시기 바랍니다. 주가지수도 4000을 넘었는데 이재명 정부에서 한국 주가지수가 역사상 최고점을 찍고 있다? 말이 안 되잖아요? 세상이 미쳐 돌아가고 있는 것이지요.

당신이 보고 있는 세상이 현실이라고 믿는다면 공매도를 하십시오. 옆에서 당신처럼 민주당 정부 때만 되면 부정적이고 단편적인 정보 위주로만 나열하면서 위기를 조장하는 조중동 또는 경제신문들과 함께하면 큰 위로가 될 겁니다. 다 함께 기도하시기 바랍니다. 한국경제 망하라고. 한국이 베네수엘라 되라고.

그럼 언젠가는 당신의 공매도가 대박을 칠 지도 모르겠네요. 성투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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