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12.08 12:00최종 업데이트 25.12.0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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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 모습연합뉴스

지난 4일 서울고등법원은 중요한 판결을 내렸다. 대검찰청 각 부서가 사용한 특수활동비의 집행내역(집행일자, 집행금액)과 지출증빙서류를 공개하라는 취지의 판결을 선고한 것이다.

<뉴스타파>와 3개 시민단체(세금도둑잡아라,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함께하는 시민행동)는 그동안 검찰 특수활동비 감시활동을 벌였고, 해당 사건은 그 일환으로 제기한 소송이었다.

검찰이 2023년 6월부터 일부 자료를 공개하고 있지만, 반부패수사부·공공수사부·형사부 등 대검찰청 각 부서가 사용한 특수활동비 자료는 끝까지 공개를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소송을 제기했고, 지난 2월 28일 선고된 1심 판결에서는 필자가 전부승소했다. 그런데 피고인 검찰총장이 항소를 하는 바람에 2심까지 진행하게 됐다.

대검이 끝까지 공개거부하고 있는 자료

대검찰청 각 부서가 사용한 특수활동비가 중요한 이유는 특수활동비 집행 흐름을 보면 알 수 있다.

검찰 특수활동비는 법무부 예산에 포함되어 있다. 법무부가 검찰총장에게 특수활동비 예산을 배정하면 검찰총장이 일선검찰청과 대검찰청 각 부서에 배분한다고 한다. 정기적으로 배분하는 돈도 있지만, 수시로 주는 돈도 있다. 윤석열이 검찰총장을 하던 시절에는 수시로 배분한 특활비가 더 많았다고 한다.

대검찰청이 소송중에 밝힌 특수활동비 집행흐름도대검찰청

지금까지 공개된 자료는 검찰총장이 배분한 내역과 일선검찰청이 사용한 내역이 다였다. 물론 그것도 많은 내용을 가리고 공개했기 때문에 검증에 한계가 있었다.

특히 대검찰청 각 부서가 사용한 특수활동비 자료는 전혀 공개되지 않고 있다. 당초에는 대검찰청이 이 자료의 존재 자체를 숨겼고, 자료가 존재한다는 것이 밝혀진 이후에도 끝까지 자료공개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강하게 공개를 거부할수록 '뭔가 문제가 있는 게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다.

한동훈·이원석 등이 사용한 특활비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023년 7월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검찰 특활비 관련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남소연

필자가 소송을 하고 있는 대상은 2017년 9월부터 2023년 7월까지 대검찰청 각 부서가 사용한 특수활동비 자료이다. 해당 기간 동안 대검찰청 각 부서장을 지낸 검사 중엔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도 있고, 이원석 전 검찰총장도 있다.

한동훈 전 대표는 2019년 7월부터 2020년 1월까지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을 지냈다. 이원석 전 검찰총장도 같은 기간 동안 대검찰청 기획조정부장을 지냈다.

그 외에도 소위 '잘 나가는 검사'들이 대검찰청의 여러 부서장을 거쳤다. 이들이 사용한 특수활동비가 이제 공개를 앞두게 된 것이다. 2심까지 필자가 전부 승소했기 때문이다.

특히 법무부 장관 시절 검찰이 사용한 업무추진비 영수증이 안 보이게 복사된 것에 대해 '휘발' 같은 용어를 사용하면서 검찰을 비호한 한동훈 전 대표가 특수활동비를 어떻게 사용했는지 궁금해 하는 국민들이 많을 것이다.

문제는 대검찰청이 대법원에 상고를 하느냐이다. 상고를 하면 공개까지 또 시간이 지연되기 때문이다.

정성호 장관, 상고포기 지휘해야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남소연

필자가 정보공개소송을 제기해서 승소한 또 다른 사건과 관련해서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이미 대검찰청에 항소를 포기하도록 지휘한 바 있다. 대검찰청이 2023년 6월 이후의 특수활동비 자료에 대해서도 정보공개를 거부하고 있었는데, 지난 8월 21일 필자가 1심에서 전부승소하자 정성호 장관이 대검찰청이 항소포기를 하도록 지휘했다. 그리고 지휘에 따라 대검찰청은 항소를 포기하고 자료를 공개하기 시작했다.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소송에 관한 법률' 제6조 제1항에 따라 대검찰청이 항소·상고를 하려면 법무부 장관의 지휘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이런 지휘는 전적으로 적법한 것이다.

따라서 이번에도 정성호 장관이 대검찰청이 상고를 포기하도록 지휘해야 한다. 검사들이 무익한 소송을 수행하느라 에너지를 낭비하는 건 국민세금 낭비와 다름없는 일이다. 지금까지 1심과 2심을 진행하는 동안 대검찰청에 소속된 여러 명의 검사들이 변론기일마다 출석했다. 법원에 제출할 서면을 작성하는데도 여러 명의 검사들이 동원됐을 것이다.

국민세금을 사용한 것을 감추는 데에 검사들이 이렇게 동원되는 걸 보는 것도 안타깝다. 정성호 장관이 하루 빨리 결단을 내려 대검찰청 각 부서가 사용한 특수활동비 자료가 공개되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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