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이 2020년 1월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감찰청에서 열린 2020년도 신년다짐회에 참석해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유성호
이러한 검찰 인사에 대하여 윤석열 패거리들은 매우 도발적이고 공격적인 태도를 보였다. 인사가 있기 이전 윤석열은 검찰청법 제34조 제1항의 규정(검사의 임명과 보직은 법무부장관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한다. 이 경우 법무부장관은 검찰총장의 의견을 들어 검사의 보직을 제청한다) 가운데 "검찰총장의 의견을 들어"라는 대목을 근거로 검찰 인사가 자신의 동의 하에 이뤄져야 한다고 강변했다. 또한 법무부에 대하여 '제3의 장소로 인사의 구체적 안을 가지고 오라'는 황당한 요구를 했다.
하지만 인사권자가 대통령이라는 점은 물론이고, "의견을 들어"라는 문구를 보더라도, 윤석열의 강변은 그야말로 억지였다. 그 자신이 대통령이던 시절이던 2024년 5월 13일 당시 김건희에 대한 수사를 이유로 대검 참모진 대부분이 바뀌고, 김건희 수사를 담당하던 서울중앙지검의 검사장과 휘하의 차장 4명 전원이 교체되는 인사가 있었다. 이때 검찰총장이던 이원석은 아예 인사에서 패싱되었다. 내로남불도 이런 내로남불이 없다.
인사가 있은 후에는 윤석열을 대신하여 윤석열을 추종하는 무리들의 집단적인 반발이 있었다. 가령 1월 13일 정희도 당시 대검 감찰과장은 검찰 내부망을 통하여 '법무부 장관님께'라는 제목으로 "'특정 사건 수사 담당자를 찍어내고, 검찰총장을 허수아비로 만들기 위한 인사'라는 생각이 든다"고 도발했다. 정희도 본인은 윤석열이 이원석 총장 패싱할 때 검사장으로 승진하여 대검 공판송무부장이 되었다. 그런데 그 인사는 김건희에 대한 수사 과정에서 이견을 보인 이원석 총장 참모진과 서울중앙지검의 수사팀을 해체하는 것이었는데, 왜 그때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는지, 이제는 궁금하지도 않다. 검사들의 선택적 수사, 선택적 반발은 이제 신물이 난다.
이뿐만이 아니다. 대검 반부패부 선임연구관인 양석조는 1월 18일 한 장례식장에서 신임 대검 반부패부장(양석조의 직속 상관 직책이다)으로 임명된 심재철에게 "조국이 왜 무혐의냐", "당신이 검사냐"고 고성을 지르는 일을 벌였다. 당시 상갓집에 언론사 기자들이 다수 와 있었다. 양석조는 언론 들으라고 상갓집 난동을 피운 것이다. 검찰 인사에 대한 노골적이고 상스러운 반발이다.
휘하 졸개들이 나서줘서인지 윤석열이 당시 인사에 대하여 공개적으로 언급한 적은 없던 것 같다. 그러나 수사를 통한 문재인 정부와의 전면전 태도를 더욱 더 노골화하였다. 울산 사건은 연일 언론과 정치권의 뜨거운 쟁점이었다. 그러더니만 2020년 1월 23일에는 최강욱 당시 공직기강비서관을 조국 전 장관 아들의 인턴 확인서를 허위로 발급해준 혐의로 기소했다. 조국을 구속하지 못한데 대한 화풀이로 보였다. 게다가 절차적 문제도 심각했다. 검찰 중간 간부 인사가 예정된 날 오전에 이성윤 서울중앙지방검찰청장을 완전히 패싱한 채 기소가 이뤄졌다. 더구나 이 기소 이전 최 비서관에 대한 단 한 차례의 조사도 없었다. 날치기 기소라는 당시 추 장관의 지적이 통렬했다.
4월 총선 앞둔 검찰과 자유한국당 연합 전선 구축
최강욱 기소 이후인 30일에는 울산 사건으로 백원우, 박형철, 한병도 등 문재인 정부 청와대 참모들과 송철호, 황운하 등 13명을 전격적으로 기소하였다. 그러면서 4월 총선이 앞에 있어서 수사를 중단한다고 친절하게 설명을 붙였다. 이 기소 조치는 4월 총선을 앞둔 검찰-자유한국당의 연합 전선 구축이었다. 공소장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성명을 38회나 기재한 점은 단적인 예였다. 자유한국당은 검찰의 기소를 빌미로 문재인 정부가 부정선거 집단이라고 공격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임명장을 받은 검찰총장이 대통령 이름을 공소장에 적시하고, 이 공소장을 갖고 야당이 대통령과 정부를 맹공하는 모습을 청와대에서 보고 있자니 꿈인지 현실인지 정말 황당했다.
윤석열의 난동에도 불구하고 검찰개혁을 위한 제도의 설계 및 안착 작업은 한치의 오차없이 진행되어야 했다. 2020년 2월 10일 서울정부청사에서 공수처 설립준비단 현판식 및 준비단 위촉식이 열렸다. 형사소송법 및 검찰청법 후속작업은 청와대 민정수석실과 국무총리실이 주관하고, 법무부와 행안부가 테이블에 참여하여 진행되었다.
이렇게 2020년은 전쟁같은 상황에서도 윤석열 무리를 제압하고 나아가 개혁법안의 시행 속에 검찰이 제자리를 찾을 것이라는 기대와 소망 속에서 서막이 열렸다. 그러나 2020년은 윤석열의 환호작약으로 끝났음은 우리가 다 아는 대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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