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법 밖 노동자’들의 권리보장을 위해 이재명 정부는 국정과제를 통해 ‘일하는 사람 기본법’을 제정하고 특수고용 노동자에 대한 권리를 보장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노동자성 입증의 책임은 고용주에게
첫째, 실질은 노동자와 같으나 노동법 밖에 놓인 노동자들을 실질에 맞게 노동법 내 노동자로 재분류하기 위해서는 '노동자성 입증책임의 전환'이 필수적이다. 예컨대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시도한 AB5는 독립계약자 기준을 제시하고 입증책임을 기업과 사업주에게 부과한 혁신적인 시도다(AB5는 플랫폼 노동자와 프리랜서 등을 직원으로 인정해 법적으로 보호하는 제도로, 노동자를 독립계약자로 간주하려면 고용주가 'ABC 테스트'라는 엄격한 조건을 모두 통과해야 한다. 즉, 고용주의 지휘·통제에서 자유로워야 하며, 업무가 고용주의 통상적인 사업 범위 바깥이어야 하고, 노동자가 독자적으로 사업을 지속적으로 영위해야 한다는 조건이다).
노동법 밖 노동자의 명확한 기준이 있더라도 입증책임을 노동자가 가진다면, 이 법의 실효성은 크게 저하된다. 일반적으로 노동자들은 기업에 비해 법률 지식, 정보접근성, 소송 수행능력 등에서 현저히 불리한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22대 국회에는 근로자 개념의 확대와 노동자 추정 제도를 담은 법안이 여러 건 발의되어 있다. 이 법안들이 추진력을 가지고 조속히 입법되기를 기대한다.
둘째, 오분류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사용자의 책임 강화가 필수적이다. 미국은 국세청이 주체가 되어 고의적으로 독립계약자를 오분류해 세금 신고를 하는 경우 상당한 벌금을 부과한다. 사용자로 하여금 오분류하지 못 하도록 하는 장치다. 한편, 우리나라의 경우 사실상 노동자인 특수고용 노동자를 노동법 밖에 위치시키는 사용자에 대한 제재가, 이들이 탈법적인 행위를 하는 것에 비해 약한 편이다.
사용자들은 최저임금, 사회보험료, 각종 법정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노동법상 노동자여야 할 노동법 밖 노동자와 도급계약을 체결하고, 사업소득으로 처리하는 것이 '합리적 선택'으로 간주되는 상황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특수고용노동자의 오분류 문제와 관련해서는 '도급사업장에 대한 기획 근로 감독'(고용노동부가 특수고용노동자가 많은 도급·하청 형태의 사업장을 대상으로 집단적·계획적으로 근로감독을 실시하는 제도) 정도가 정책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하지만 이 방식은 오분류된 노동자를 노동법상 노동자로 적극적으로 인정하는 데는 한계가 명백하다. 오히려 사업주가 근로 감독 대상에서 제외되기를 기대하거나, 근로 감독 대상이 된 이후에는 무지를 주장하면서 사후적 개선을 꾀하려 할 것이다. 따라서 적극적 의미의 사용자 책임을 강화하는 정책이 반드시 필요하다.
근로조건에 대한 최소한의 법적 기준이 필요
셋째, 노동법 밖 노동자들의 노동권 보장을 위해서는 우선 임금 및 근로조건에 관한 최소한의 법적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매우 시급하다. 해외 여러 나라에서 시행된 노동법 밖 노동자들에 대한 별도의 법제도 마련은 임금 및 근로조건 등 직접적인 사항을 규율하는 방식으로 발전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임금 및 근로시간 등에 관해서는 전혀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
특히, 노동법 밖 노동자에 대한 최저임금 및 보수를 정하는 문제에 있어서 이재명 정부 국정과제에는 '도급제 최저임금 심의·지원', '특고·플랫폼·프리랜서 최저보수제 마련 및 시행'에 관한 내용이 담겨 있지만, 공약집이나 실제 이 정책을 실행해야 하는 노동부의 보고 자료에서는 어떠한 내용도 확인할 수 없다.
노동부에서는 2025년 9월에야 '도급제 근로자 최저임금 별도 적용 논의를 위한 실태조사'를 발주했다. 이를 시작으로 최저임금이 적용될 노동자의 구체적인 범위와 직종, 그리고 작업도구 등을 부담하는 노동자들의 특수한 노동 환경을 반영한, 구체적인 대안이 제시되고 관련 제도가 적극적이고 신속하게 개선되기를 기대한다.
▲조현민 한양대 경영학과 겸임교수
본인
필자 소개 : 조현민은 한양대 경영학과 겸임교수로 인사관리와 노사관계를 주로 강의합니다. 또한 공인노무사로 현장에 밀착하여 노사관계를 다룹니다. <이중노동시장과 초기업 교섭의 형성에 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이후 사회적 대화, 초기업 교섭, 작업장 유연성 등에 관해 연구하고 있으며 10여 편의 국내 외 논문을 출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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