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드라마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부장 이야기>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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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도 똑같습니다. 자산보다 현금흐름이 중요합니다. 특히 김부장처럼 50대 중반인 사람에게는 더욱 그러합니다.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사람은 대략 30년 공부하고, 30년 일하고, 30년 놀다 갑니다. 그것도 아주 운이 좋아야 그렇습니다.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부장이 그랬습니다. 그래도 김부장은 운이 좋았던 겁니다.
그런데 이제는 평생 공부하라고 하고, 평생 공부해도 AI에 의해 대체될 수도 있다고 하고, 그러니 정년을 연장해서라도 일하라고 하지요. 왜 그렇습니까? 아뿔싸. 돈 때문입니다. 돈이 없으니까, 대략 30년 공부하고 30년 일해서, 30년 건강하게 오래 살면서 삶을 만끽할 시간이 없습니다.
질문은 2가지로 나뉩니다.
1. 어떻게 해야 할까요?
2. 왜 이렇게 된 것일까요?
2번은 좌파와 우파가 나뉘어 격렬히 싸우는 복잡한 문제이니 앞으로 더 긴 시간 충분히 대화해보시는 걸로 하고 오늘은 50대 <서울 자가 있는 대기업 다니는 김부장>에게 1번에 대한 작은 팁만 제시하려고 합니다.
어떻게 해야 하냐고요? 그동안 쌓은 자산 중 일부를 현금으로 바꾸시기 바랍니다.
저는 그게 유일한 정답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쌓아놓은 자산을 시장가로 평가해 보세요. 그중 앞으로 내 삶에 꼭 필요하지 않은 자산은 처분하세요. 처분한 자산을 현금흐름이 원활히 나올 곳에 투자하세요. 주식시장에는 매달 월급처럼 나오는 상장지수펀드(ETF) 상품도 있습니다. 5%의 안팎의 배당을 주면서도 김부장이 죽을 때까지 생존해 있을 유망한 배당주들도 한국에는 많습니다.
다만 그렇게 투자해서 현금이 나오면 그걸 다시 모아 또 투자하려고 하지 마세요. 그 나이에 또 투자해서 또 자산을 축적하려고 하지 마세요. 그 정도로 자신의 삶을 황폐화시키면서까지 일했다면 돈의 노예, 자산을 증식하는 기계가 되지 말고, 가진 자산으로 현금을 창출해서 남은 삶을 어떻게 하면 풍요롭게 살 수 있을까에 집중하십시오. 꼭 물질적 풍요만 풍요가 아닙니다. 남은 시간을 충만하게 쓰는 게 진짜 풍요입니다.
4. 삶의 태도를 바꿔야 시간을 벌 수 있다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부장> 드라마 속 사기 당하기 전 김부장(류승룡 분)은 서울에 집 한 채가 있었습니다. 퇴직금도 5억 원 정도 받았습니다. 그 정도 일했으면 65세부터 국민연금 200만 원 정도 나올겁니다. 운 좋게도 이만큼 모아놨다면 성공한 인생입니다. 쓸 돈은 충분합니다.
문제는 삶의 태도입니다. 쫓기듯 경쟁적으로 산 시간에 사로잡혀 남은 삶도 똑같이 돈의 노예처럼 살려고 했던 타성입니다.
회사에서 나와서 꼭 서울에 살 필요가 있나요? 달랑 서울에 집 한 채가 아닙니다. 서울의 집 한채는 큰 재산입니다. 사기를 안 당했더라도 그 집은 팔았어야 합니다. 서울에서 아래로 50킬로미터씩 내려가면 집값이 뚝뚝 떨어집니다.
삶의 태도를 달리해보세요. 지금 당신에게 더 중요한 것은 돈입니까, 시간입니까? 이제 곧 30년 안팎이면 죽습니다. 그래도 더 서울에, 아파트에, 자산에 투자해서 또 자산을 쌓는 게 중요합니까? 쌓아놓지 마세요. 그건 젊었을때 해야 할 일입니다.
이제는 김부장 쓰세요. 소비하십시오. 삶을 즐기세요. 돈으로 시간을 버세요. 돈보다 시간이 중요합니다. 그게 사회와 나, 모두를 위해 좋습니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30일 발표한 '부동산발 가계부채 누증이 소비에 미치는 영향'이란 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 이후 과도하게 쌓인 가계부채로 인해 소비가 매년 약 0.4%포인트(전년 대비)씩 줄었다고 하지요.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중이 2012년 수준에서 유지됐다면, 지난해 기준 소비는 4.9~5.4%나 더 높았을 거란 분석입니다. 지난 10년간 가계 빚이 부동산에 과도하게 묶여있지 않았다면, 국내 소비가 5% 늘었을 것이란 뜻입니다. 김낙수(극중 김부장의 이름)와 박하진(김낙수 아내, 명세빈 분)도 30년쯤 더 살다가 죽습니다.
영원히 살 것처럼 살지 마세요. 모든 인간은 다 죽는다는 사실에 집중하세요. 그래야 남은 삶을 더 잘 살 수 있습니다. 김낙수와 박하진은 잘 살았습니다. 물론 둘 다 노력도 많이 했지요. 그러나 퇴직하기 전까진 그래도 운이 많이 따랐습니다. 딱 그 시기에, 한국에서, 자신을 대학에 보낼 수 있는 부모로부터 태어난 것은 행운이었습니다. 김낙수가 박하진을 만난 것도, 박하진이 김낙수를 만난 것도 운이 좋았던 겁니다. 김부장이 자신이 이미 가진 것에, 자신이 누려온 것에 온전히 감사했더라면 퇴직 후 사기를 당했을까요?
5.인간 김낙수
▲JTBC 드라마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부장 이야기>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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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부장 타이틀보다 중요한 건 인간 김낙수입니다. 목돈보다 중요한 것은 삶의 태도입니다. 김부장이 사기로 잃은 돈 5억 원을 김 부장이 다녔던 통신회사 배당주에 투자했다면 매달 200만 원 정도의 현금을 받을 수 있었겠지요. 대기업 통신사가 망할 일은 좀체 없으니 김 부장은 평생 200만 원을 월급처럼 받았을 겁니다.
그러나 사기당한 후의 김부장처럼 세차를 하면서, 노동을 통해 200만원 씩 버는 것도 삶을 즐기는 또 다른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땀 흘려 일해서 버는 200만 원은 수십년 일해서 받은 퇴직금 5억 원만큼의 가치가 있다는 겁니다. 매달 일해서 버는 200만 원은 그렇게 큰 돈입니다.
만약 김부장이 사기를 당하지 않고, 5억원의 퇴직금은 자신이 근무했던 대기업 통신사 배당주에 투자하고, 여가시간을 활용해 세차를 해서 100만 원이라도 벌었다면, 그리고 남의 차를 세차하는 그 시간에 보람을 느꼈다면 어땠을까요?
남은 시간은 아내 박하진과 함께 여행하며 새로운 걸 경험하고, 그래도 시간이 남는다면 어딘가에서 봉사하고 누군가를 도와줬다면 어땠을까요? 돈을 벌어야, 돈을 쌓아놔야 내가 살 수 있다는 경쟁사회의 강박에서 벗어나, 남은 시간을 어떻게 쓰는 게 내 삶을 충만하게 할 것인가로 사고를 전환했다면 어땠을까요?
삶의 태도를 바꿔야 시간을 벌 수 있다는 사실을 좀 더 일찍 깨달았다면 어땠을까요? 시간이 돈보다 중요하다는 걸 조금만 일찍 깨달았다면 어땠을까요? 앞으로 30년쯤 뒤면 김낙수도, 박하진도 죽는다는 사실에 집중했다면 그의 삶은 더 충만해졌을까요?
저는 그랬을 거라 확신합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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