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대통령 윤석열씨가 20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 내란 우두머리 재판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윤석열씨가 내란특검의 법리 주장을 두고 "뜬금없다", "앞뒤가 안 맞는다"며 평가절하했다. 하지만그 '뜬금없는 주장'은 법원이 지난 7월 10월 윤씨의 재구속영장을 발부하며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고 인정한 대목이었다.
윤씨는 28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35부(재판장 백대현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체포방해 등 사건에서 오랜 심복 강의구 전 대통령 부속실장을 조우했다. 강 전 실장은 12.3 비상계엄 해제 후 계엄 선포문을 만들어 대통령과 국무총리, 국방부 장관의 서명을 받았다가 폐기했다. 특검은 윤씨가 계엄의 형식적 요건을 갖추기 위해 사후 선포문 작성을 지시했고, 폐기 전 보고받았다며 허위공문서 작성 및 동행사와 공용서류손상, 대통령기록물법 위반 혐의로 7월 19일 추가기소했다.
그런데 강 전 실장은
2월 25일 검찰 조사 당시
'한덕수 전 총리가 사후 선포문이 논란이 될 수 있으니 없애자고 해서 12월 10일 대통령 보고 후 폐기했다'고 진술했다가
6월 30일 특검 조사에서는
'지난번에 잘못 진술했는데, 대통령에게 보고하지 않았다'고 말을 바꿨다. 그는 검찰에는 혼자 갔고, 특검에는 대통령 법률비서관 출신 채명성 변호사와 동행했다. 특검은 7월 9일 구속 전 피의자심문에서 이 일을 포함해 증거인멸 우려 등 구속 필요성을 주장했고, 법원은 받아들였다.
윤석열의 일장연설
윤씨는 사후 선포문 폐기 관련 혐의 자체가 법리적으로 허점이 있다고 길게 발언했다. 이 과정에서 지난 7월 영장심사도 언급했다.
"증인도 오랜 세월 수사업무에 종사하지 않았나. 증인이 만든 문서가 허위공문서라고 검찰이 (저를) 기소하지 않았다. 허위공문서 동행사가 되고, 공용문서손상죄가 되냐 안 되냐 얘기가 나오는 것 아는가. 증인도 (검찰 수사관 출신으로) 형사법을 잘 아는 사람인데, 이게 공문서가 되냐 안 되냐가 중요한 거지, 공문서가 성립되고, 공용서류 손상죄의 책임을 취하는 게 뭐가 그렇게 중요하다고 이 문제를 갖고 왈가불가 하겠나 싶은데 증인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거 갖고 증인 진술을 왜곡시켰다고 해서,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고 7월달에 구속영장 발부된 게, 공용서류 손상에 대해서 증인이 (2월 검찰 조사에서는) 나한테 보고하고 했다고 했다가 특검 조사과정에서 (보고 없이) 먼저 파쇄했다고 하는 바람에 내가 영향력을 행사해서 진술을 번복시킨 것이 증거인멸 우려에 해당한다고 해서 영장이 발부됐는데, 이게 공문서냐 허위공문서가 아니냐가 중요하지, 그게 사실이라면 공용서류손상이 인정되는 게 뭐가 그렇게 중요하다고 목숨 걸고, (대통령이) 보고받고 했냐 안 했냐 하겠나. 증인도 수사를 오래한 사람으로서 검찰(특검) 주장이 약간 뜬금없다는 생각이 들지 않나."
강 전 실장은 "그 말씀에 동의하고"라며 채 변호사 이야기도 꺼냈다. 그는 "같은 비서관급이라 친했다. (기존 변호사 일정과 안 맞아서) '혹시 그날 시간되냐. 참관해줄 수 있겠냐' 해서 갔다"며 "그때는 채 변호사가 대통령 변호인단이 되기 전이었다. 그런데 마치 대통령 변호인단이었던 것처럼, 대통령 변호인단을 이용해서 (제가) 진술을 번복하게 했다고 하면서 증거인멸, 참 내가 그렇게 얘기했는데도 그렇게까지 계속 특검에서 주장하는 걸 보고 참... 많이 어이가 없었다"고 말했다.
강 전 실장은
사후 선포문은 일종의 참고자료로 만들었을 뿐, 정식 문서가 아니지 않냐는 윤씨 질문에도 맞장구쳤다.
윤석열씨 "증인은 공무원 생활을 오래하면서, 대통령 부속실에 와서 일하면서 실수하면 안 되고 철두철미하게 모든 걸 챙겨야 된다고 해서 꼭 필요한 무슨 자료만 챙긴 게 아니라 증인이 봐서 필요하다 싶은 거 있음 다 이것저것 챙기고, 나중에 가서 필요한 건 남겨놓고 필요 없는 건 없애고. 이런 거 많이 하지 않았나. 해외 순방 갈 때도 따라가서 법상 필요한 건지, 해야 되는 건지 법적으로 따지지 않고, 뭐든지 빠뜨리지 않으려고 하고, 시간이 지나면서 정리하는 식으로 일해왔죠?"
강의구 전 실장 "그렇다. 그래서 참 이번 일에 있어서 '내가 아무런 일을 하지 않을 걸 그랬구나' 하는 후회를 지금 몇 달째 하고 있다."
내란특검의 단문반박
반면 특검은
강 전 실장이 만든 사후 선포문의 양식이 1979년 10월 26일, 1980년 5월 17일의 실제 비상계엄 선포문과 매우 유사하다며 '참고자료'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윤씨는 "저희는 일종의 연성 메시지 계엄으로서, 보안유지 해가면서, 딱 계엄 선포할 때 방송으로 국민들에게 알리기 위한, 그게 다르다"고 반박했다. 또 사후 선포문이 허위공문서라면 공용서류손상도, 대통령기록물법 위반으로도 볼 수 없다며 특검을 향해 "앞뒤가 안 맞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특검은 짧게 재반박했다. 지난 7월 법원이 윤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으로 '이미 끝난 문제'라는 취지였다.
차병곤 검사 "이미 구속심사 때나 이런 때에 다 주장했던 내용이고. 저희가 의견을 따로 정리해서 의견서로 제출하겠다."
한편 이날 오후 4시 증인신문 예정이던 김주현 전 민정수석은 개인 사정으로 출석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다음 기일인 12월 2일에는 계획대로 한덕수 전 총리와 김정환 전 대통령 수행실장 증인신문을 진행하고, 그 다음 기일인 12월 12일에 김주현 전 수석을 부르기로 했다. 같은 날 박상우 전 국토교통부 장관, 안덕근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방기선 전 국무조정실장의 증인신문도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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