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024년 12월 3일 밤 긴급성명을 통해 비상계엄을 선포한 가운데 4일 새벽 계엄군이 헬기를 타고 국회에 도착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씨는 국회 탄핵소추안 가결 전인 2024년 12월 12일 담화부터 "질서유지에 필요한 소수의 병력만 투입하고, 실무장은 하지 말고, 국회의 계엄 해제 의결이 있으면 바로 병력을 철수시킬 것이라고 했다"며 경고성 계엄이자 대국민 호소용 계엄에 불과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껏 법정에 나온 군인들은 훈련받은 대로 무장했다고 증언했다. 지휘관급의 경우 '실탄 사용에 유의하라'고 지시했지만, 각자 판단했을 뿐 국방부나 계엄사령부의 지시는 없었다고 말해왔다.
여 전 사령관의 증언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제 기억에는 비무장으로 가라고 한 것이 사령관으로 지시한 거다. '절대 총 같은 거 들고 가지 마라'"라며 "나머지 뭘 가지고 한 것은 훈련하던 것처럼 자동으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위현석 변호사 "비무장은 증인의 판단인가, (국방부) 장관의 지시 내지 지침을 받아서 지시한 건가."
여인형 전 사령관 "그건 아마 제가 스스로 판단한 것 같다. 전군주요지휘관 회의 참석도 못했고, 상황 파악도 못했고, 제가 스스로 판단해서 비무장으로 가라고 지시한 것으로 기억한다."
위현석 변호사 "계엄 이후 김용현과 통화한 적 있지 않나. 그때 그런 지침, 지시를 받을 가능성이 없을까."
여인형 전 사령관 "비무장 이런 거요? 잘 모르겠다."
여 전 사령관은 변호인이 재차 "기억이 잘 안 나는가"라고 묻자 "네"라고 답하긴 했지만, 전반적인 답변은 '김 전 장관으로부터 비무장 지침을 받은 적 없다'에 가까웠다. 김 전 장관의 언급이 없었다면, 더 '윗선'인 대통령의 지시나 지침이 내려왔을 가능성도 희박함을 시사하는 증언이었다.
[거짓말③] 대통령이 불법체포 지시 안했다? "저는 지시받는 입장"
윤씨는 대통령 탄핵심판 당시 '주요 인사 체포지시' 의혹을 두고 "저도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정말 불필요한 일이고, 잘못됐다고 생각한다"며 김용현 전 장관과 여인형 전 사령관에게 책임을 돌렸다. 하지만 여 전 사령관은 수사 과정에서
'계엄 당시 김 전 장관이 전화해서 이런저런 사람 얘기를 했고, 잡으라고 했다.' '이재명 등 14명이고, (체포를 하려고 한 이유는) 국방부 장관의 지시가 있었기 때문이다. 저는 장관이 대통령으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았다고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법정 증언의 큰 틀도 유사했다. 여 전 사령관은 "당연히 장관님한테 듣지 않았겠나. 그걸 들었고"라며 "어디다가 끄적끄적 쓴 것 같고"라고 말했다. 그는 군검찰 조사에선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과 조지호 경찰청장에게 위치 추적을 요청한 것도 상세히 진술했지만, 본인도 피고인인 만큼 법정에선 말을 아꼈다. 다만 "홍장원씨가 제가 체포 얘기를 했다고 그랬다는 걸 들어서 '내가 체포란 얘기를 했나? 입에 배서 우연히 나왔나?"라고 발언하는 등 사실 자체를 부인하진 않았다.
'홍장원' 영상에 당황한 윤석열... 변호인은 "재판장님!!"
내란특검은 체포명단 관련 재주신문에서 11월 20일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 증인신문에서 '여인형 전 사령관으로부터 위치 확인 요청과 명단을 받았을 때 황당하지 않았나. 어떻게 대통령의 지시와 연결된다고 생각했는가'라고 주장하던 영상도 재생했다. 당시 홍 전 차장은 그런 윤씨에게 "피고인, 부하에게 책임을 전가시키는 건 아니죠"라고 지적했다. 이 장면이 나오자 윤갑근 변호사가 다급하게 "재판장님! 재판장님" 하며 끼어들었다. 윤씨 본인도 나섰다.
윤갑근 변호사 "재판장님! 재판장님! 지금 동영상 취지는, 대통령이 지시하지 않은 걸 여인형 사령관이 했다는 게 아니라, 대통령이 설명하려고 했던 것은 수사를 아는 사람이라면, 기본적으로 이런 상황에서 체포지시나 요구를 할 수 없다는 거지, 피고인이 지시하지 않은 것을 여인형 사령관이 했다고 반문하거나 질문하는 게 아니다. 그런데 피고인이 하지 않은 걸 증인이 했다는 취지로 신문했다고 (특검에서) 단정적으로 얘기했다."
윤석열씨 "제가 홍장원 차장한테 물어본 취지는요, 근본적으로 위치 추적이든 체포든, 내가 이거말고도 얘기를 더 했다. 계엄이 길어져서 나중에 무슨 포고령 위반 수사하는데 영장 없이 수사하는 단계가 아니고, 계엄이 시작하자마자 전격적인 체포나 위치 추적이나 통신사 자료를 확보하는 것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일인데, 이 불가능한 일을, 자기(홍장원) 입장을 물어보는 거다. 여인형이 물어보는데 니 입장에서 그렇지 않냐고 질문한 것이고, 안되는,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라는 것을 설명한 거다."
여 전 사령관은 별다른 반응 없이 그저 정면만 응시했다. 지귀연 부장판사는 "알겠다.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은) 녹취서에 남겨달라"며 증인신문을 이어갔다. 진종규 검사는 한 번 더 확인했다.
진종규 검사 "증인, 그러면 상관 지시도 없이 경찰청장한테 연락해서 위치 확인을 요청하고 홍장원에게도 요청하고 이랬던 건가."
여인형 전 사령관 "이게… 질문의 요지가 뭐죠?"
진종규 검사 "본인이 (상부) 지시 없이 이런 일을 하려고 했냐고 여쭤보는 거다."
여인형 전 사령관 "저는 지시받는 입장이라고 분명히 말씀드렸다."
방첩사는 국방부 직할 부대로, 방첩사령관에게 지시할 수 있는 '상부'는 국방부 장관, 그리고 국군통수권자인 대통령 딱 두 사람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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