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12.01 09:42최종 업데이트 25.12.01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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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이 한강을 막개발 중이다. 이대로 둬도 되는 것일까? 서울시의 랜드마크이자, 서울 면적의 6.7%에 해당하는 중요한 공유지가 서울시장의 전유물로 전락하고 있다. 현재의 한강의 모습을 알리고, '우리가 꿈꾸는 한강'을 함께 모색하고자 한다.[기자말]
16일 오후 서울 잠실선착장 부근 한강에 전날(15일) 오후 8시 24분께 승객 82명을 태우고 접근하던 한강버스가 수심이 얕은 강바닥에 걸려 멈춰 서 있다.권우성

서울의 한강(또는 한강 서울 구간, 이하 한강)은 기수역 생태계다. 밀물과 썰물의 영향을 받아 다양한 생물이 어우러지는 곳이다. 민물과 바다를 오가는 상괭이와 실뱀장어, 참게, 운 좋으면 황복도 볼 수 있다. 김포대교 아래 신곡수중보가 물길을 막고 있지 않다면, 더 다양한 생물들을 서울 한가운데서 만날 수도 있다.

한강은 감조 하천이다. 매일 같이 한강을 관찰하면, 밀물과 썰물이 드나들며 수위가 오르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신곡수중보가 있어서, 일정 수위 아래로는 내려가지 않는다. 그래서 유람선이 안정적인 수심을 확보하고 한강에서 운항할 수 있다.

그런데 지난 9월 정식 시범 운항을 시작한 한강버스는 호기롭게도 쌍동선이라 선회하기 까다롭고, 배가 물속에 잠기는 깊이인 흘수가 프로펠러를 보호하는 덮개인 '스케그'를 포함해 1.8미터다. 이렇게 선체 하부가 깊어 수심 확보가 쉽지 않으니 강바닥에 뭔가 자꾸 걸렸고, 급기야 지난 15일 오후 8시 25분경 잠실 선착장 인근 100미터 지점에서 강바닥에 걸려 멈춰 섰다. 어두운 한강 한가운데서 승객 82명이 50분이나 기다려 9시 14분이 되어서야 겨우 구조됐다. 천만다행한 일이나 서울시와 ㈜한강버스는 네 탓 공방을 벌였다.​

지난 17일 한강버스 멈춤사고 기자회견에서 ㈜한강버스는 저수심 구간의 항로 표지등(부표)이 잘 보이지 않았다고 주장했고, 서울시는 배가 항로를 이탈했다고 반박했다. 압권은 한강버스 도입을 추진한 오세훈 서울시장이 18일 서울시의회 시정질의에서 한강 좌초 사고의 원인을 "휴먼 에러(인적 오류)"라고 단정한 대목이다.

겨우 돌아온 큰고니 방해하는 한강버스

2024년 4월 24일 저자도에 준설선이 등장하자 서울환경연합은 한강버스 사업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서울환경연합

시스템이나 항로의 문제가 아니라 실수로 항로를 이탈한 선장 탓을 한 것이다. 선장은 야간 부표가 잘 보이지 않았다고 진술했으나, 서울시 측은 태양광 배터리 충전 문제로 불빛이 약했을 수는 있어도 기능엔 문제가 없었다고 맞섰다. 이렇게 공방을 벌이면서도 서울시는 마곡~여의도 구간 등 일부 구간의 운항을 강행했다.​

㈜한강버스 관계자는 11월 7일 이후로 수심이 낮아지면서 선체가 바닥이나 이물질에 닿는 사고가 13번이나 있었다고 진술했다(2월부터 누적 15건). 국가수자원관리정보시스템에 따르면, 한강 수위(청담대교 관측소 기준)가 11월 6일부터 점점 내려가 사고 2~3일 전에는 과거 데이터 기준으로 가장 낮은 수준(0.93~0.95m)을 보였다. 그럼에도 운항을 강행하다 강바닥에 걸린 것이다.​

문제의 본질은 한강버스의 구조적 흘수(1.8m)가 한강의 자연적 수심에 비해 너무 깊다는 데 있다. 한강버스가 안전하게 다니려면 대대적인 준설을 해야 하는데, 강바닥을 파내면 생태계에 주는 충격이 너무 심각하다. 한강종합개발 때 대대적으로 준설했다가 다시 모래톱이 쌓이기 시작한 옥수동 저자도 일대는 철새들의 쉼터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엔 큰고니가 와서 2~3일 앉아 있다가 다시 이동하곤 한다.​

저자도 일대의 옛 지명은 중랑천과 한강이 만난다고 하여 두모포라고도 부르는데, 서울시가 2014년에 발표한 '2030 한강자연성회복 기본계획'의 대표 슬로건은 "두모포에 큰고니 날아오르고, 아이들 멱감는 한강"이다. 겨우 큰고니가 두모포에 돌아왔는데, 한강버스가 수없이 드나들며 평화로운 휴식을 방해하게 된 것이다. 이제 철새들의 안전한 쉼터로 사랑을 받던 저자도 일대에서 준설선이 시도 때도 없이 드나들며 강바닥을 마구 긁어내는 모습을 수시로 볼 수 있다.​

이제 어떻게 할 것인가

14일 일출 무렵 드러난 저자도. 한강 수위가 내려가 뭍이 많이 드러나 있고, 끝에 물이 닿는 곳에 새들이 앉아 있다.서울환경연합

우리나라의 강은 모래강이다. 아무리 강바닥을 파내도 몇 해 지나면 원래대로 다시 모래가 퇴적된다. 그래서 한강 곳곳엔 슬금슬금 한강의 옛 지형을 찾아가는 모습이 관찰되곤 한다. 굳이 큰 예산 들이지 않아도 적당히만 관리하면 멋진 생태적 공간이 서울 한복판에 마련되는 것이다.

그런데 한강버스가 들어와서는 여기저기 선착장을 짓고, 강바닥을 헤집고, 그것도 모자라 갈수기라 수심이 이렇게 낮아질 줄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고 하소연한다. 11월에 비가 적게 내린 것은 맞지만, 이를 예측 못 하고 '휴먼 에러'만 탓하며 운항을 강행하는 행태는 위험하다. 게다가 계절별 데이터 축적이 필요하다며 한강버스 운항을 강행하겠다고 우기는 오세훈 시장은 매우 위험하다. 이 대목에서 '휴먼 에러'의 '휴먼'이 오 시장이라면 맞는 말 같다.

이제 어떻게 할 것인가? 한강버스의 안전한 운항을 강행하기 위해, 4대강사업 때처럼, 한강종합개발 때처럼, 강바닥을 박박 긁어댈 텐가? 아니면 1700억 원이라는 값비싼 교훈을 치르고 무리한 운항을 멈출 텐가? 기로에 섰다.

한강버스 좌초 사고를 계기로 시작된 민관합동조사단의 활동 기한은 26일까지다. 그 결과에 따라, 한강에 깃든 다양한 생명들의 운명이, 호기심에 무심코 한강버스를 탄 승객들의 안전이 갈림길에 설 것이다. 부디 한강에 깃든 모든 생명들의 안녕을 빈다.
덧붙이는 글 글쓴이는 김동언 서울환경연합 정책국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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