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11.25 18:47최종 업데이트 25.11.25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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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이 한강을 막개발 중이다. 이대로 둬도 되는 것일까? 서울시의 랜드마크이자, 서울 면적의 6.7%에 해당하는 중요한 공유지가 서울시장의 전유물로 전락하고 있다. 현재의 한강의 모습을 알리고, '우리가 꿈꾸는 한강'을 함께 모색하고자 한다.[기자말]
지난 18일 서울 시청 앞에서 노동ㆍ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한강버스 운항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연합뉴스

한강버스는 지난 9월 운항을 시작했지만 첫 운항일 직후부터 방향타 고장, 화장실 역류, 전기계통 이상 등 심각한 결함을 노출하며 결항을 반복했다. 그리고 지난 15일 오후 8시 25분께 한강버스는 선착장 인근 100m 부근 바닥에 걸려 멈춰 섰고, 당시 타고 있던 승객 82명이 구조됐다. 다음날 오세훈 시장은 결국 사과했다. 그는 사과와 함께 "안전 문제를 정치 공세의 도구로 삼는 행태는 바람직하지 않다"라는 '정치 공세'를 덧붙였다.

약자들을 외면하는 오세훈의 정치

한강 한가운데 멈춰 서 있는 한강버스를 보고 있자니 2011년의 오세훈 서울시장이 떠올랐다. 당시 오 시장은 '무상급식', 다시 말해 아이들의 밥값에 대한 과도한 정치 공세를 펼치다가 자신의 서울시장 임기를 멈추게 했다. 그는 무상급식에 대해 "망국적 포퓰리즘", "(무상급식 할 돈) 절약하면 랜드마크 하나 짓는다" 등의 말을 쏟아냈다. 그러나 서울 시민들은 아이들이나 정책의 공공성보다 정치적 득실에 눈먼 시장을 단호하게 내쳤다.

오세훈 시장의 정치가 무상급식 앞에서만 멈춘 것은 아니다. 오 시장은 2007년 이명박 서울시장에 이어 한강 노들섬에 오페라하우스 건립('노들섬 문화 콤플렉스 민자사업')을 추진했다. 설계비만 354억 원, 건립비 6184억 원과 매년 600억 원 이상의 운영비가 들 것으로 예상되는 맹목적인 개발사업이었다.

당시 오 시장의 화려한 오페라하우스 건립을 막아선 것은 맹꽁이였다. 그는 환경시장을 자임하며 서울시장이 되었지만, 노들섬 맹꽁이 서식지 훼손에 관한 비판에 직면했다. 그렇게 '아이들의 밥값을 절약해서 랜드마크 하나 더 짓고 싶었던' 오 시장의 노들섬 문화 콤플렉스 사업은 (그의 눈에는) 너무나 연약하고 보잘것없어 보였던 아이들과 맹꽁이로 인해 멈춰 섰다.

오세훈이라는 정치인이 그의 눈에 연약하고 보잘것없어 보이는 존재들을 함부로 대해 왔다는 생각에 이르자, 이번에는 세종문화회관에서 사고를 당해 사망한 젊은 예술인이 기억났다. 그 예술인의 이름은 '안영재'다. 성악가 안영재씨는 지난 2023년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오페라' 무대에서 코러스로 참여하다 사고를 당했다. 그는 무대 리허설 도중 천장에서 400Kg이 넘는 철제 무대장치가 내려와 어깨를 짓눌렀고, 외상에 의한 척수 손상을 진단받아 휠체어에 의지해 치료받다 지난 10월 21일 숨졌다.

하지만 세종문화회관 측은 "정확한 사고 경위와 책임 소재 등을 밝히기 위해 소송을 진행 중"이라는 말로 사건을 회피하면서, 오랜 시간 치료비 등으로 고통받던 안영재씨가 사망에 이르기까지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고 있다. 서울시 소유의 세종문화회관은 공연장 시설물의 안전관리 책임을 방기한 채 중대재해 사고에 대한 책임을 노골적으로 회피하고 있는 셈이다. 심지어 세종문화회관의 책임자인 안호상 사장은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 가담 의혹을 받아왔다.

참고로 오세훈 서울시장은 안호상 사장을 임명했을 뿐만 아니라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실형을 살았던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서울시립교향악단 비상임이사로 위촉했다.

오세훈의 '랜드마크' 사업, 결코 뜻대로 되지 않을 것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10월 21일 서울 용산구 노들섬 잔디마당에서 열린 노들 글로벌 예술섬 착공식에 참석해 기념 촬영하고 있다. 오 시장 오른쪽은 노들 글로벌 예술섬 전체 설계를 맡은 건축 디자이너 토머스 헤더윅. 노들 글로벌 예술섬 조성사업은 서울시가 '한강르네상스 2.0: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의 하나로 추진하는 사업이다.연합뉴스

서울시는 지난 10월 21일 오전 10시 노들섬 잔디마당에서 '노들 글로벌 예술섬' 착공식을 열고 본격적인 사업의 시작을 알렸다. '노들 글로벌 예술섬 조성사업'은 서울시가 '한강르네상스 2.0 :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의 하나로 추진하는 사업이다. 물론 시민들은 잘 알고 있다. 앞서 언급했던, 오세훈 서울시장이 2011년 좌절을 경험했던 노들섬 오페라하우스 건립 사업의 시즌2가 시작된 셈이다. "이번 사업은 기존 건축물인 '노들섬 복합문화공간'은 유지하면서 주변에 산책로, 수상 정원 등을 조성해 랜드마크로 발전시키는 것이 핵심"이라고 서울시는 설명한다.

예술섬의 총사업비는 3704억 원이다. 역시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예술(인)은 보잘것없는 존재지만 랜드마크는 위대한 존재임에 분명하다. 그러나 지금부터 오세훈 서울시정의 예술을 상징하는 것은 랜드마크로서의 '노들 글로벌 예술섬'이 아니라 '세종문화회관에서 죽임을 당한 성악가 고 안영재'라는 사실을 오세훈 서울시장은 확인하게 될 것이다.

오 시장은 노들 글로벌 예술섬 착공식에서 "노들섬은 우리의 일상을 바꾸고, 서울의 도시 경쟁력을 한 단계 높이는 새로운 문화예술의 중심이 될 것"이라며 "노들섬에서 시작된 변화가 한강 전역으로 그리고 서울 전역으로 확장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과연 그럴 수 있을까. 오 시장의 말처럼 노들 글로벌 예술섬이라는 랜드마크가 한강과 서울 전역으로 예술을 확장(흐르게)할 수 있을까. 단언컨대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예술은 '아름다움'(美)에 대한 이야기다. 아름다움은 생명체에 내재하는 생동감과 관련이 있으며 존재들 사이의 관계에서 축적되고 강화된다. 생명을 긍정하는 관계는 가치를 가지며 아름다움은 우리가 그 가치에 대해 이야기하는 방식이다. 한강과 예술은 서울이라는 거대한 도시 속에서 그렇게 흘러왔고, 흐를 것이다. 서울시장이라는 거대한 권력의 방식이 아니라 보잘것없고 연약한 존재들이 다정하게 서울의 한강과 예술을 흐르게 할 것이다.

어느 힘없는 예술가의 죽음에서, 아이들과 맹꽁이의 존재에서, 생명과 공생의 가치에서 시작된 물줄기가 지금은 견고해 보이는 시멘트 덩어리 랜드마크들에 균열을 내며 아무렇지 않게 흘러갈 것이다. 비극과 희극으로 반복되고 있는 오세훈 서울시정의 한강 버스와 노들 글로벌 예술섬이 멈출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덧붙이는 글 글쓴이는 이원재 문화연대 집행위원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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